일상생활

오랜만에 글을 쓸 때, 손 끝에 느껴지는 감각은 연필의 흑연이 부스러지는 느낌도, 볼펜의 볼이 굴러가는 느낌도, 만년필의 촉이 사각거리는 느낌도 아니다. 무미건조한, 타닥거림 속에서 노트북 액정에 글자들을 나타내게하는 자판의, 정확히 말하면 스프링의 장력과 PCB 키보드의 감촉일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이란 퇴고의 과정 없이 술술 쓰는 생각의 정수라 생각을 하였지만, 요 근래 도통 생각이란 걸 해본적이 없으니 정수를 쏟아낼 일도 없을 뿐더러, 화면 속의 글자들을 자꾸 지워나가고 다시 쓰고 그리고 다음에 어떤 단어를 놓을지에 대해 계속 고심하는 퍼즐 맞추기에 가까우리라. 잘못된 피스 하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 모가 나가는 일들을 반복하다보면, 거기서 거기로 보이는 단어들이 왜 글을 쓸 때에는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지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보지만, 어쩌랴, 다시 다른 조각을 그 위치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을. 이런 식으로 수 백 개의 조각들을 맞추어 간신히 만들어낸 한 편의 글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다. 아마, 300 피스 퍼즐이 2000 피스 퍼즐보다 웅장함도, 아름다움도, 성취감도 덜 하리라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주어진 그림을 다시 맞추어나가는 고된 일을 하면서, 예전의 즐거웠던 기억들을 회상하기는 커녕, 기억의 편린들이 점점 증오스러워져가는 걸 겪게된다. 그런 기억들이 한 때 지식을 살찌워갔던 것이라면, 이제는 버려야할 것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수사의 규칙이라던지, 우아한 단어의 선택이라던지, 시의적절한 주제의 배치라던지, 거슬림 없는 흐름이라던지 이런 것들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것들은 불필요한 것들이 되어버리고 만다. 언어의 다채로움은 축소되고, 단순한 논리 관계에 속박되어버린, 칙칙하고, 어둡고, 그리고 성냥곽처럼 작은 실용적인 무언가를 쫒기만 하는 것이다. 단순함이여, 그것이 설령 미를, 유창함을 빼앗을지라도, 나는 그것의 드라이함에 매료되어 그것을 추구하리라. 자판 위에 놀아나는 손가락의 경쾌한 리듬을 줄이고, 최소한의 소리만으로 글을 완성하리라.

Comments

1. 사람을 평가할 때, 감정을 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도 아니다. 자신에게 엄격한지, 남에게 관대한지, 이 두 가지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에게 엄격하다면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할 기회를 잡기 쉬울 뿐만 아니라 거기서 얻어가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남에게 관대하다면 남들로부터 자신의 실수를 고쳐나갈 기회를 역으로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일 것이다. 사실 이런면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의 타입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한 그런 부류일 것이다. 대부분, 성장도 지지부진할 뿐더러, 주어진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그런 케이스가 대부분이었고, 만약에 자신의 관대함이나 엄격함의 문제를 깨닫게 될 때 쯤이면 보통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경우가 많다. 뭐, 그 강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이야기는 좀 많이 달라지겠지만, 넘어오는 걸 본 적이 없으니... 하하...


2. 흠, 그래, 나머지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엄격-엄격은 같이 일하기 피곤하지만 주변을 이끌어가는데에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고, 관대-관대의 경우도 비슷하지만 일은 아니여도 사교적 관계나 인생 동반자로썬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며, 시스템이 잘 갖춰진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3. 예전의 나는 분명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사람이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내 자신에게 너무 관대해지거나, 아님 남에게 엄격해지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서, 남들에게 상처를 받은 경험이 늘어나고, 어렸을 적에 비해 받는 상처의 크기도 커지다보니 점점 사람이 바뀌는 거라 생각을 하지만, 결국 내 밥그릇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전이라면, 순수한 목표나, 이상을 향해 갔다면, 지금은 손익 계산부터 하는 느낌이 강하다.


4. 다시 내 자신에게 엄격해지고, 학업과 대인관계 모두 신경 쓰면서 살아야할 거 같다. 제대로, 행동해야지.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11.24  (0) 2016.11.24
2016.11.21  (0) 2016.11.21
2016.10.30  (3) 2016.10.30
2016.08.01  (0) 2016.08.01
2016.07.22 인터넷의 철학 - 인용  (0) 2016.07.22
2016.06.05  (0) 2016.06.05
2016.04.20  (0) 2016.04.20

Comments

1. 아무 생각 없이 돈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작년 12월 경 아키하바라 만다라케에서 프리미엄이 잔뜩 붙은 Syrufit의 Where is my love 앨범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 사지 못한 일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걸 다시 사기 위해서 가는 건 아니고...... 음.... 음.... 시간이 부족해서 돌지 못했던 아키바의 컴퓨터 매장들과 취미용 소형 로봇 매장들, 그리고 진공관 앰프 전문 취급점들을 한 번 둘러보기 위해서라고 해야할까. 여튼, 아키바의 전 지역을 돌아봐야하니 일주일 정도 시간을 잡고, 비행기표가 제일 쌀 때를 찾아 그렇게 도쿄에 가게 되었다. 3일 후인지 4일 후에 비행기 타고 2시간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라니, 뭔가 정말 부산이나 대전 같은 데 가는 거랑 정말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


2. 욕망과 욕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현재 목표인데, 요 근래의 몇몇 경험이 이런 형태의 삶을 용인 시켜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몇 개월 전만 해도 정신과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고, 기본적인 생활도 영위하기 힘들었었는데, 뭐 병원 신세도 좀 지고, 약을 아마도 중장기적으로 복용할 일이 생기면서, 장기적인 목표나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을 추구하기 보다는,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것들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뭐 여하튼,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이전보다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예전에 비해 남아도는 시간과 공허함 같은 것들과 싸워나가야하고, 분명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더 느리게 느껴지는 대중교통 체감 시간 같은 것들이 문제라면 문제인 정도일 뿐.


3. 학문이라는 것을 점점 배우면서, 내가 도대체 무엇을 공부하는지 하나도 갈피가 잡히지 않고, 뭘 더 공부를 해야할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든다는 이야기를 대학 입학부터 주구장창 해왔지만, 이제는 진짜 목 앞에 칼이 들어와 있는 수준이다. 사회 과학 중에서도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곳이 답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데이터 마이닝이나 데이터 처리 쪽을 공부하다보면 뭔가 흥미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그렇다고 영상처리 쪽을 하자니 신호처리 같은 부분을 공부해야한다는 게 좀 많이 마음에 걸린다. 사실 컴퓨터 공학이 현대 사회의 꽃이라 할 수 있지만, 토양이 없다면 꽃은 피어나지 않을 뿐, 기저 학문이나 응용 학문들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인데, 이 부분들을 공부하면 할 수록 재미나 흥미보다는 어떻게 밥 벌어먹을 수 있는가, 내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만 생각이 난다. 슬픈 현실이다.


4. 책을 읽을 때마다 심신이원론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실, 대학교 와서 현대 사상이라는 것을 수업을 통해 제대로 배우게 되면서, 심신이원론이 얼마나 현대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 배울 기회를 얻었고, 이에 따라 심신일원론 -이는 컴퓨터 공학과 회귀론적 사고의 영향일 것이다- 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해볼 기회를 얻었지만, 아직도,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약물이나 호르몬에 의해서 사람의 행동이나 인지능력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면 내 세계관을 바꿀 이유는 없는 거 같다


5. 하지마, 머신 러닝이나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회의적이다. 사실, 많은 부분들, 특히 과학이라고 하는 것들 혹은 과학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들 모두 결과적으로 경험적인 것에서 이끌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과학은 자기 자신의 오류를 수정 하면서 발전해온 것이며, 이는 지금 관심을 받고 있는 핫한 분야들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일 것이다. 뭐 이런 건 결국 인간의 뇌도 세포간의 연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를 모사하면 인공지능이 나올 것이라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생각에 의해 반박되어질 수 있겠지만, 음... 그래, 심신 이원론... 심신 이원론.... (이러라고 있는 학문이 아닐텐데)


6. 인지과학이 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든다. 아님 수리논리학이나. 뭐 근데, 결국 내가 공부했던 것들의 대부분을 버리고, 새 출발을 해야할텐데, 정말 그게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11.21  (0) 2016.11.21
2016.10.30  (3) 2016.10.30
2016.08.18  (0) 2016.08.18
2016.07.22 인터넷의 철학 - 인용  (0) 2016.07.22
2016.06.05  (0) 2016.06.05
2016.04.20  (0) 2016.04.20
2016.04.18  (0) 2016.04.18

Comments

개인적으로 On the internet을 상당히 재미읽었는데, 작금의 상황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어 잠시 올리고자 한다. 원서 내용을 그대로 올리기에는 뭐해서, 한국어 번역판인 인터넷의 철학을 어제 구매하였는데, 번역 퀄리티가 생각보다 나빠서 좀 아쉽다.



계몽주의가 바라는 바는, 구체적인 활동에 종사하면서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소수의 블로거들이 인정받고 널리 읽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의 홍수, 헌신적 행위에 몰입한 사람들은 대체로 논평을 쓰기에는 너무 바쁘다는 사실, 그리고 계몽적인 블로그에 클릭함으로써 그것을 인정하는 일을 하도록 상정된 독자들 자신도 노련하거나 현명하지 못하다는 사실 때문에, 진지한 공적 논쟁에 대해 블로그가 기여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블로깅은 언론 및 토크쇼보다 상호작용적이며, 그래서 권력 바깥에 있는 자들이 훈수를 두는 커피하우스로의 회귀와 닮았다. 이를 하버마스는 작동 중인 민주주의라고 찬양했고, 키에르케고르는 위험 있는 행위를 대체하는 기분전환이라고 경멸했다.

- 인터넷의 철학 .p130




종교적 저술에서 키에르케고르는 신이 죄인의 구원과 참새의 추락에 똑같이 관심을 가진다는 생각, "신에게는 중요한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다"는 생각에 들어 있는 암묵적 허무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그러한 생각이 사람을 "절망의 가장자리"로 이끈다고 말한다. 웹의 매력과 위험은, 모두가 이러한 신적인 관점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인터넷 의 철학, p.131





키에르케고르에 따르면 사람들이 언론에 중독 되는 이유는 익명적 관람자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웹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심미적 영역의 인간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며, 실망, 창피나 상실로 위협받을 수 있는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 인터넷의 철학, p.135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10.30  (3) 2016.10.30
2016.08.18  (0) 2016.08.18
2016.08.01  (0) 2016.08.01
2016.06.05  (0) 2016.06.05
2016.04.20  (0) 2016.04.20
2016.04.18  (0) 2016.04.18
2016.04.17  (0) 2016.04.17

Comments

과거의 글들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와 소통을 할 때마다, 그 당시 내가 얼마나 오만하였고, 잘났었는지에 대해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는다. 하늘을 날라 다니다 사냥감이 나타나면 급속도로 하강을 하여 목표를 내려찍는 매와 같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보통 이런 수준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만 했었다. 예를 들어, 그 당시 다국적 기업의 운영에 관한 리포트를 써 낼 일이 있었을 때, 제품 다각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의 희석이나 부채를 감수하면서 해외 시장의 과도한 투자들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 수 천 페이지에 이르는 기업 투자 보고서와 신용 평가 보고서를 봤어야만 했었다. 그리고, 주어진 정보들을 조합하고, 추론을 통해 기업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기업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일련의 논리적 전개를 이끌어 냈었고, 그리고 그렇게 내가 매일 밤을 새면서 했었던 기말 리포트는 그렇게 완성 되었다. 길고 장황하고 공격적이고 날카롭게.


오늘, 아니 요 근래, 글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일들이 생기게 되면서, 과거에 썼던 글들을 다시 보게 될 때마다 이런 장황함을 어떻게 줄이면 되는가가 생각이 난다. 점점 삶을 살면서 이렇게 길고 장황한 글보다 짧고 간결한 글들을 선호하게 되고, 다양한 단어의 선택보다는 명료한 단어의 지속적인 사용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런 것들은 아마 공대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쌓이게 된 습관인 것 같다. 재사용성, 명료함, 컴공스럽지만, 싱글톤, 이런 개념들의 사용은 뜻을 명료하게 하고, 잘못된 이해를 줄여준다. 하지만, 이런 관점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점점 다양한 시점을 제시할 기회나 비교할 방법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명료함은 결국 일종의 가지치기이고, 가지치기는 다른 방향으로 나갈 가지들을 잘라내니.


아마도, 이런 명료하고 핵심만 보는 글을 쓰는 이유는 점점 순수함을 추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복잡한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분석해나가는 일은 재미있지만, 누구를 가르치거나, 상황을 이해시키는데에 있어서는 그렇게 좋은 방식이 아니다. 다양한 가치들을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일은 각각의 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부터 알아야하기 때문인데, 만약 어떤 가치를 모른다면, 결과적으로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하거나 그 가치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꽤 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일 것이다. 뭐 그래, 어드밴스드 레벨과 베이직 레벨 중 베이직 레벨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다고 해야할까.


점점 내가 내 주변을 보면서 실망하는게 커져갈수록, 아니 도대체 내가 공부하던 사람들의 주장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을 때와 달리 그 사람들의 시대를 공부하면서, 얼마나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런 말을 하고 실천해나가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배울 때마다, 이런 작은 단위로 환원하려는 성격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정말 작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큰 걸 바랄 순 없는 일이고, 복잡한 시스템이나 논리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텐데 왜 그것에 대해 논의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점점 내 자신을 잠식해 나갈 때마다 점점 이러한 경향성은 커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8.18  (0) 2016.08.18
2016.08.01  (0) 2016.08.01
2016.07.22 인터넷의 철학 - 인용  (0) 2016.07.22
2016.04.20  (0) 2016.04.20
2016.04.18  (0) 2016.04.18
2016.04.17  (0) 2016.04.17
2016.04.05  (0) 2016.04.06

Comments

생각이 없기 때문에 글을 안 쓰는 것인지, 생각을 말하는게 두려워서 글을 안쓰는 것인지 모르겠는 모호한 시기를 지나면서 배운 것은 생각이 없건, 두렵건 그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글을 안 쓰면, 정확히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생각이라는 것을 안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단어의 선택이나 표현 방식들이 한 단계씩 퇴보하게 되는데, 요즘 학교 시험 준비를 하면서 번역이라는 걸 하면 할 수록 그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시험인데, 번역을 하라니! 고등학교 시절 외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내가 배운 건 번역이었다. 단어의 선택이나, 글쓴이의 주장이나, 근거 문장이 무엇인가를 번역을 통해 확실히하고, 글쓴이가 왜 이런 단어를 선택했는가에 대해서 서로 비판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글쓴이의 주장과 문제 출제자의 주장과 그리고 번역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주장들이 서로 교차되면서 영어 지문 하나 놓고서 30분 동안 단어 번역을 잘못했냐느니, 문제자가 원 텍스트 이해를 잘못했냐느니, 왜 여기에 빈칸을 뚫어놓았는가, 5지 선다 문제 중에 중복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느니로 싸웠다는 것이다. 그 당시, 학원 선생님이 말했던 말 중 하나가 일품이었는데, "대학 들어가서 나 같이 가르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언젠가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저 선생 정말 잘 가르쳤었군. 그 때가 그립다'란 생각이 들 것이다"라는 말을 수능을 몇 주 앞둔 고3 학생들에게 하고는 수업 종강을 하신 것이었다. 사실 꽤 오랜기간 동안 그 분이 가르친 수업의 방식에 대해 생각을 할 기회가 많았었다. 재수 시절, 쉬운 수능 덕분에 문제의 텍스트를 이해해서 푸는 것보다 주제어만 보면서 타임어택을 하여 최대한 많이 푸는 것이 더 좋다는 학원 강사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고등학교 시절 유산을 내다버릴 때라던지, 외신을 읽으면서 그 분이 뭘 가르쳐왔는지에 대해 다시 느낄 때라던지라던지 뭐 영어를 읽고 쓸 일이 있을 때마다 고등학교 시절이 희미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였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교양 과목을 듣다 한 교수님께 빠져 그 분 전공 과목을 요번학기에 신청하였는데, 그 과목의 진행 방식이 텍스트 낭독을 하는 것이였다. 고등학교 시절의 그 학원에서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텍스트 읽고 번역하고, 텍스트 읽고 번역하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고, 번역이 잘못되었거나 좋지 못하면 비판을 하는 이런식의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하나의 사상을 이해하는 그런 류의 수업이었다. 하지만, 꽤 긴 기간 동안 나는 이런 류의 번역을 하지 않았었다. 많은 공대 과목은 영어를 쭉 읽고 넘어가도 별 문제가 없었고, 대부분 번역을 한다해도 쉬운 영어에서 그치고 말았다. 이런 식의 번역을 다시 한 번 하려고 보니, 내 단어 선택, 표현력, 해석 능력 모두 떨어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내 덜떨어진 뇌가 variation이란 단어를 도대체 어떻게 번역해야하는가를 놓고 그냥 바리에이션으로 쓰지 왜 변주나 변화구, 변동 이런 다양한 한자어 사이에서 저자의 의도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단어가 무엇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던지는 걸 보면 말 다한게 아닌까.


그 당시 학원 선생님의 말은 틀렸다. 뭐, 내가 이과생이고, 결국 공대에 가면 이런 류의 수업을 절대로 들을리가 없어서 그렇게 말을 하신거겠지만, 뭐 아쉽게도 나는 좀 다른 길을 택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대학을 다니면서 좀 더 많은 것을 다시 배우고, 다시 공부해야할 것 같다.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8.01  (0) 2016.08.01
2016.07.22 인터넷의 철학 - 인용  (0) 2016.07.22
2016.06.05  (0) 2016.06.05
2016.04.18  (0) 2016.04.18
2016.04.17  (0) 2016.04.17
2016.04.05  (0) 2016.04.06
2016.03.30  (0) 2016.03.30

Comments

1. 애플뮤직이 묘한 아티스트를 추천해줬다. Ludovico Einaudi 라고 뉴에이지 하시는 분인데, 음악 성향이 딱 맞아서 열심히 듣는 중이다. 월 9.99 달러를 내고 음악 추천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한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없는건 아니지만.


2. 가끔가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감이 들 때, 로버트 배로가 생각난다.



음...... 좀 더 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거시경제학, 정확히는 국가 성장에 관한 것들을 찾고 공부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지라 별로 쓸 말이 없다. 배로가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를 들었고 아마도 이 사람 덕분에 물리학 때려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긴 하지만, 여하튼, 나에게 제일 큰 충격을 줬던 것은 이 사람이 물리학하다 "최고가 될 수 없어서" 경제학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과 실제로 경제학에서 국가 성장론 관련해서는 그 누구도 쉽게 공격을 할 수 없는 이론을 내 놓고 경제학에서 정말로 최고봉이 되었다는 것이였다. 일반적으로 공부를 하다 슬럼프를 겪거나 한계에 봉착하면 그것을 타파할 생각을 해야겠지만, 어느 순간 진짜로 내 길이 아니라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이 표지판 앞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에 따라 더 성장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 나는데, 이런 표지판을 만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수 년간 반복되는 지루한 싸움을 하다보니 로버트 배로라는 이름이 계속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내가 하고 있는 학문이라는 것들 대부분이 과학과 공학 어디선가 표류하는 것(컴퓨터과학/공학)이거나, 아니면 기존 이론들을 짜집기해서 현실을 바라보는 것(정책학)이거나, 아님 돈을 벌기 위해 기존 방법론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기(경영학)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공학이란 걸 하다보면,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걸 매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영향들의 줄기들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물리학이라던지 수학이라던지는 기본적으로 만나게 되고, 언어학, 논리학 같은 것들도 자주 보게 된다. 뭐, 거기다 개발방법론이라던지, 개발 관련한 일련의 프로세스들에 대해서는 경영학을 듣다보면 자주 접하게 된다. 사실, 공정관리라던지, HR이라던지, 조직행동이라던지, 이런 것들은 결국 회사 운영이라는 거대한 그림의 조각조각들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이런 면에서 


(쓰다가 때려친 글을 공개한 것입니다 -  글쓴이, 2020.12.05)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7.22 인터넷의 철학 - 인용  (0) 2016.07.22
2016.06.05  (0) 2016.06.05
2016.04.20  (0) 2016.04.20
2016.04.17  (0) 2016.04.17
2016.04.05  (0) 2016.04.06
2016.03.30  (0) 2016.03.30
2016.2.7 과거의 영광을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0) 2016.02.07

Comments

시험 기간이란 짧은 자유 속에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수업을 잘 안 듣고 필요한 부분만 기억해두는 습관 덕분에 수업 슬라이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하고, 텍스트북의 연습 문제를 모조리 풀면서 시험 대비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이처럼 비효율적이고 재미없는 일이 어디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든다. 메모리 구조와 같은 것들을 외운다고 해서, 그걸 설계를 할 것도 아니며, 심지어 설계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의 추상화된 것을 갖고 제대로 작동되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뭐, 그래 회로이론과 같은 것을 배우고, 기본적인 플리플롭들을 이해하면 추상적으로 나타낸 메모리를 설계를 어떻게든 해 낼 수는 있겠지. 요 근래 스터디를 하면서 VHDL로 캐시 컨트롤러를 만들고 있으니 뭐 잘 배웠다라고 해야하나?


졸업 논문을 걱정해야하는 시기로 돌입하면서,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잠시 고민을 할 시간을 갖게되었다. 아니 그 전에, 나는 이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는가에 대해서 점점 큰 고민을 할 기회를 얻었다. 뭐, "대학에서 배우는게 없다, 없다, 없다...!"라고 외쳤던 시절도 존재했지만, 정말로 배우는게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타 대학에서 쓰던 슬라이드 재활용 좀 할 수 있다는 거"라던지, "타 대학에서 만들어낸 교육 프로그램 좀 임포트 해 올 수 있다는 거"라던지 뭐 솔직히 많은 걸 배우긴 했다. 한국 대학 교육 과정이라는게 사실 대부분 그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라는 거는 당연한 것일테고, 그 수준에서도 나름 모교라는데가 그나마 괜찮은 수준의 교육 과정을 제시해준다는 걸 깨달으면서, 비판을 할 기운도 사라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학교에 있는 많은 교수님들이 그런 흐름을 거스르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슬라이드를 직접 만드시고, 문제를 자체 제작하고, 다양한 과제를 내 주시는 그런 분들이 있기에 내가 학교에 그나마 발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그런 노력과는 반대로 가는 사람이 된 거 같다. 요 근래 시험 문제에 답이 명확하게 없는 걸 냈다고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 생각을 해 보면 실제로 그 과목에서 핵심은 접근방법이었지,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였다. 내 자신이 학점을 쫓고, 쉬운 문제들을 바라기 시작했으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텐데, 예전처럼 그놈의 학점이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명예롭다고 생각하는 일을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고,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하던 그런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가야하지 않나 싶다.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6.05  (0) 2016.06.05
2016.04.20  (0) 2016.04.20
2016.04.18  (0) 2016.04.18
2016.04.05  (0) 2016.04.06
2016.03.30  (0) 2016.03.30
2016.2.7 과거의 영광을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0) 2016.02.07
2016.1.3  (1) 2016.01.03

Comments

하루 동안 내 정신이 얼마나 말짱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매일 체스를 둔다. 보통, 정신 상태가 괜찮다면 3~4수에서 5~6수 정도를 앞보고, 정신 상태가 나쁘다면 상대방의 다음 수도 예측을 못하거나 잘못 세운 논리 속에서 전진하는 말들이 하나 둘씩 잡혀나가기 시작한다. 보통 하루에 2~3번씩 이런 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일들을 하는데, 그래도 2년간 꾸준히 체스를 뒀는지 lichess.org에서 1500대 중후반의 레이팅을 찍고 있다. 뭐, 그래 상위 50%이자 하위 50%인 그런 애매한 위치 속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하루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일을 하는 건 아마도 내 정신 상태가 상당히 큰 폭으로 오락가락하며, 체력이라던지 대인 관계에 관련된 일들이 있다던지, 남들이 생각치도 못한 것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내 자신은 그냥 그저 그런 상황이거나 약간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체스 같은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을 해보면 내가 한 치 앞도 못 보는 그런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빠져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체력 문제라면 잠을 자고, 외적 요인에 의한 문제라면 외적 요인을 해결하거나 아님 피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피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요 근래, 나는 체스에서 제대로 이긴 적이 없다. 대부분 상대방이 큰 실수를 하거나 나와 같이 적당히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었지, 작정하고 체스를 두는 사람과 만나면 레이팅이 낮건 높건 간에 처절하게 진형이 무너지는 꼴을 봐야만 했었다. "뭐 그래, 이런 상황이 지속 될 수도 있지 뭐. 이런 고비 한 두 번 넘어보는 것도 아니고"란 생각을 하고 적당한 시점에서 쉬어야했지만, 그렇지 못하고 계속 늪에 빠진다는 느낌 속에서 나는 뭘 어쩔 줄을 몰랐다.


뭐 이런 느낌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지쳐있는 상태에 정상적인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현실 감각이 떨어지고, 주변 변화에 반응이 느려지고, 뭐 이런 저런 것들의 자잘하지만 치명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것들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이다. 아마도, 예전에 몇몇 가지 일 덕분에 이런 익숙함이란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는데, 그 일이 끝나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 상흔이 없어질 기미를 보이지를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점점 더 상황이 나아지고 있긴하다는 징표가 곳곳에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 그래 오늘만해도 어떻게든 후배들에게 가르치려고 애쓰는 것이라던지, 뭐 그런 것들. 사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직도 이렇게 두 발을 딛고 땅을 서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음, 이런 글을 쓸 생각은 아니였지만, 뭐 그렇다. 그래 힘 내야지.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4.20  (0) 2016.04.20
2016.04.18  (0) 2016.04.18
2016.04.17  (0) 2016.04.17
2016.03.30  (0) 2016.03.30
2016.2.7 과거의 영광을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0) 2016.02.07
2016.1.3  (1) 2016.01.03
2015.11.22  (0) 2015.11.23

Comments

나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편이다. 뭐 이런 연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마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따라해서 잘 된 케이스를 잘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일텐데, 진짜로 죽이라도 됐으면 좋았을 것들이 나 덕분에 먹지도 못하는 음식물 쓰레기로 변하는 과정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라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뭐랄까, 그래 대부분 내가 쓰고 있는 것들, 내가 하고 있는 것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어두웠던 과거들로부터 나온 것들이자, 꽤 큰 댓가를 치루어서 얻은 것들 뿐이다. 뭐... 아... 그래 정확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을 할 수 없으니, 결론만 말하자면 내가 하는 것들 대부분은 남들이 써먹을 만한 것이 아니다. 수 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은 누구에게는 내공을 쌓아주는 보약과도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독과 같은 것일 뿐 솔직히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것들만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동아리 후배들이 내가 쓰고 있는 툴이나 방법론을 채택하거나, 내가 보고 있는 문서들을 보겠다고 하는 걸 볼 때마다 정말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다. 멀쩡한 IDE 냅두고 vim을 쓰겠다는 녀석 -결국 내가 설정 바꿔주고 좀 만져주니 결국 자기 스스로 설정 고치고 있지만- 이라던지, 웹 프록시 툴 알려줬더니 그걸 똑같이 만들어보겠다고 설치는 녀석이라던지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해버리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마다 두려움에 휩싸이기 일쑤이다.


남이 하는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긴한다. 별 볼일 없는 실력으로 자기 입 풀칠 하기도 힘들어서 헉헉 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 볼 여력도 없고, 사고를 치면 수습도 제대로 할 수 없는데 도대체 뭘 해주겠는가. 후배들이 하는 것들을 모두 내가 한게 아니고, 대부분 내가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이런 저런게 있으니 해볼려면 해보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들이었고, 내가 습관적으로 하는 잘못 된 행동들까지 따라하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나는 정말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교사라는 직업을 바라볼 때마다 저렇게 맥아리가 없는 상태로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였고, 연습문제를 칠판에다 풀고 있는 교수들을 보면서 도대체 우리는 뭘 배우는가에 대해 고민을 자주 했었는데, 그 사람들의 자리로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니 그 방법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알고 있는 것들은 한정적이고, 그 알고 있다는 신념조차도 내가 잘못 알고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내가 모르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는 앎 덕분에 흔들리기 일쑤이다.


오늘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터디 계획을 짜고 있다.


아, 인생이여.

'일상생활 >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4.18  (0) 2016.04.18
2016.04.17  (0) 2016.04.17
2016.04.05  (0) 2016.04.06
2016.2.7 과거의 영광을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0) 2016.02.07
2016.1.3  (1) 2016.01.03
2015.11.22  (0) 2015.11.23
2015.10.12  (1) 2015.10.1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