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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30. 21:14 - Bengi

2019년 회고

회고 할 게 있는가 싶긴한데, 뭐, 글을 열심히 썼고, 회사를 운영했고, 코드를 좀 많이 안 짰다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겠다.

1. 몇몇 블로그 글이 대박을 쳤다.

제일 많이 화자되었던, Vim 도대체 왜 쓰는가의 경우에는 3,900회 정도 읽혔고, devnews나 슬랙,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엄청나게 퍼졌었다. 사실 이 글이 왜 그렇게 많이 퍼졌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그냥 10년 정도 Vim 쓰면서 빡쳤던 것을 주저리주저리 했을 뿐인데 (...)
그 다음으로 많이 공유되었던 글은 블록체인 거 쓸만하긴 해요? 이다. kemu님이 OKKY에 공유하고 여기저기 퍼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실 현업에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글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게 왜 OKKY에 올라가서 인기를 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블록체인 까는 글이긴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글인데 왜 자바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_-;

2. 회사를 운영했다.

작년이 북핵 롤러코스터였다면, 올해는 냉전의 과학 혹은 마우스 드라이버 크로니클에 가깝지 않나 싶다. 여튼, 회사는 월초에는 개판이었다가 7~8월달부터 안정기로 들어갔다. 좀 복잡한 사연들이 엮여있지만, 지금은 사실 다양한 시도들과 지속적인 확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뭐 사실 말 하지 말라 말하지 말라 그러지만, 사실 투자 받은 사실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고, 뭐 기타 여러가지 일들이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건 내 트위터 상황만 봐도 잘 알지 않을까. 맨날 이것저것 일 하면서 일 벌리는게 기본적인 상황이고, 사실 지금 회사 운영이 잘 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거지꼴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블록체인 업계에는 겨울이 왔고, 이 겨울을 버티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기술력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니 뭐 회사가 팔리거나, 인력 풀이 각자 좋은데로 가거나, 아니면 업계에서 승리자가 되겠지.

3. 코드를 좀 많이 안 (못) 짰다

언제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 빤히 보이지 않는가?

651커밋, 일당 2커밋 정도 했고, 사실 회사가 자금 사정이 나빠졌을 때에는 코드 짜기보다는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집어오고 외주하기 바빴으니 뭐 그렇다고 싶다. 안정기에 들어간 후에나 내가 스스로 코드를 짜고 명령을 내리고, 그리고 일 다운 일을 했던거 같다. 주로 번역과 블록체인 월렛 관련 개발을 하고 있다. 월렛이 일단 비동기 환경이라는 것도 있고 너무 극단적인 시스템을 취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안정적으로 개선하고 운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짜는게 주된 일이다. 일반적으로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주로 다루지만, 요즘 다시 EOS가 프라이빗 네트워크 구축하기 쉽고, 이더리움보다 중앙 집권적이라는 이유로 다시 국내 업계에서 뜨는 중이다. 거기다 수수료 문제도 없고, 솔리디티보다는 친숙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도 있으니 SI에서 환영 안 할 리가 있겠는가.

번역 쪽은 주로 블록체인 번역 관련 작업을 필두로 대부분 기술 문서나 표준화 문서의 번역을 했었다. 현재에도 몇몇 주요 도큐멘트 분석하고 이를 한국어로 옮겨쓰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번역 관련해서는 참 할 말이 많으면서도 뭐 실명까고 하는 거니 실명 블로그에다가 써야하지 않나 싶다. :P

여튼 알차지는 않았지만 (일년의 절반을 삽질에 던졌으니) 그래도 한 건 많은 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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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14. 00:13 - Bengi

한계효용과 컴퓨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다가, 사실 컴퓨터가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잠시 글을 쓰게 되었다. 한계 효용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실제로 한계 효용이라는 것보다는 한계 효용으로인한 효용 감소에 대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여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경제학에서는 한계 효용이라는 용어가 있다. 한계 효용은 재화의 가치에 대한 부분이다. 뭐 편하게 생각한다면 위키피디아에 언급된 것처럼, 갈증을 느낄 때의 물 한 모금과 그 다음의 한 모금과, 그 다음의.... 최종적으로 갈증을 해결했을 때의 물 한 모금의 가치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즉, 재화가 어느정도 쌓이게 된다면, 재화의 가치는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가치가 증가하는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하면 되겠다.

"한계 효용을 왜 컴퓨터 공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실제로 많은 컴퓨터 공학에 대한 담론들은 7~80년 대에 형성이 되었고, 이 이후에 담론의 진보나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혹은 왜 구시대적 담론이 컴퓨터 공학에 대한 평가 잣대로 쓰이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7~80년대라고 칠 경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애플][ 컴퓨터나, 그에 준하는 PC들일 것이다. 매킨토시를 필두로 하여, IBM이나 GE 등의 거대 기업의 컴퓨터 사업 자체를 박살내 버린 정보화 혁명은 충분히 세상을 바꾸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컴퓨터 공학에 대한 철학계나 사회과학계의 비판과 경영학적 접근 혹은 방법론들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아직도 그 의견들이 주류적인 모양새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아마도, 한계 효용이라는 개념을 적확하게 설명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은 컴퓨터의 한계를 인용한 트친의 트윗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실제로 이러한 시각이나 이러한 방법론을 탈피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일반적으로, 기술 고도화가 되거나 집약화가 된 경우 그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세상을 엄청나게 바꾸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 가지 접근법을 사용하여 분석을 시도를 하려고 한다. 첫째, 기존 주장과 같은 형태로 21세기의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20세기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동일하며, 실질적으로 20세기 발전의 연장선상이므로 기존 담론과 방법론의 재적용에 무리가 없어야한다. 둘째, 21세기의 컴퓨터 기술은 20세기와 분명히 다르며, 이에 따른 변화는 4차 산업...아니아니... 그거 말고 새로운 기술 혁명 혹은 기술의 발전으로 꼽을 수 있다. 로 글을 전개해 보는 것이다.

일단 첫 의견을 시작을 하자면, 실제로 정보 혁명이라고 부르는 7~80년대의 혁명은 실제로 21세기의 컴퓨터 기술 발전을 실질적으로 예상을 하였으며, 실제로 20세기의 기술 발전이 가져온 것들의 알레고리에 불과하다는 시각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기술적 변화는 생활의 변화를 야기하고, 이 생활의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폭이 크지 않거나, 기술의 영향력이 Leap 혹은 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상기 하고, 실제로 이런 극단적 변화에 대해서 집중을 하는 경향성이 크다는 것이다.

7~80년대의 정보 혁명과 실제로 2010년도의 디바이스, ML 혁명 (일단 이렇게 명명했다)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실제로 7~80년대와 2010년도의 발전량을 직접적으로 비교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것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혹은 이것이 얼마나 문화나 사회에 충격을 주었는가를 평가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고, 이 때문에 한계 효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7~80년대의 경우 인공위성을 통한 실시간 TV 중계가 성공적으로 시행이 되었고, 미국인들은 신문이나 녹화된 테이프를 통해서 방송하는 TV 속보를 보는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안방에서 전쟁을 보게 되었다. 걸프전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미국인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동의 전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구촌이라는 단어나, 세계가 하나로 엮일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었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계산 기계의 발전이 아닌, 서로간을 연결할 수 있는 통신망의 구축이나, 이런 시스템에 기반한 공론장을 만든다는 것에 기반한다. 이러한 형태는 뉴스그룹이나 인트라넷 (이후에는 인터넷)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세계화를 가속했다는 점이다. 이제 사람들은 56Kbpps 모뎀을 이용한다면, 지구 반대편에서 친구를 만들고,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고, 체스를 둘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웃이나 남이라는 장벽을 부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는 회계에서만 쓰인 것이 아닌, 공정관리나 시스템 관리에도 쓰이기 시작하였다. 공정의 최적 효율을 찾는 방법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은 생산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새로운 혁명을 일으켰다. 전사적 데이터 통합과 이를 통한 데이터 웨어하우스 구축은 경영에 있어서 일종의 혁신과 같았다. 전사적 데이터 통합과 이를 기반한 의사 결정 체계는 기존의 회사 시스템을 효율화 시켰으며, 의사 소통이나 데이터 취합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 주었다. 인트라넷의 도입은 사내 의사 소통 및 데이터 관리의 개선을 가져왔으며, 이메일은 협업을 개선하는 도구로써 사용이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를 보라. 광통신 케이블들이 해저를 지나가면서, 세계가 더 촘촘히 엮인다고는 하지만, 기존의 생산 방법론의 변화나, 더 나은 공론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뉴스그룹이나 메일그룹이 WWW 형태의 게시판으로 옮겨갔을 뿐이며, 개인의 저널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블로그가 등장했지만, 기성 매체의 위력은 아직도 강력하다. 데이터의 수집 및 가공에 대한 방법론은 발전된 컴퓨터 성능에 힘입어 개선이 되었지만, 이는 1~2%p 정도의 개선만을 약속할 뿐이다. 전사적 정보시스템은 7~80년대처럼 도입하기 비싼 시스템은 아니고, 누구나 노트북을 한 대씩 들고 다니면서 작업을 하지만, 사람들의 대부분은 리모트나 원격 근무가 아닌 출근을 한다. 아직도 사람들은 토크빌이나 하버마스의 주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공론장은 카페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간 것 뿐이다.

한계 효용적으로 봤을 때, ML이나 최신 컴퓨터 기술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효용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이 많은 것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나, JIT 같은 헛소리들은 이미 다 작살이 난지 오래고, 사람들은 아직도 7~80년대의 질서 혹은 방향성에 의존해서 산다. 뉴스를 종이로 보는게 아니라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는 있어도, 그것이 저널리즘을 바꾸지는 않았다. 광통신이 세상을 엮었다고 하지만, 그 엮인 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신이나 팩스로도 시스템은 굴러갔으며, 그것이 좀 더 빠르게 굴러가고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 세상을 평등하게 연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 제도적, 문화적 차이는 개선이 되지 않는다. 기술은 모두에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스트리밍 사이트들을 공급하지만, 그것이 할리우드의 파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산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독립 영화들은 아직도 힘들어하고, 상업성에 쫒기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이 변화한 것은 무엇인가? 대량의 중앙 집중식 웨어하우스를 통해서 2일 배송을 하는 아마존? MBA에서 C를 받은 아이디어로 창업한 DHL은 웨어하우스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서 비행기를 통한 특급 배송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아마존은 개선인가? 아니면 재적용인가?

이에 대한 반박은 존재하는가?

2010년도를 기점으로 여러 키워드들이 떠오르고 있긴하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얼척없는 이야기를 하지만, 정보화 혁명의 연장 선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싶다. 어쨌든, ML은 효율적으로 발전하였고, 이제 7~80년대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한 형태의 영상처리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실시간으로 사람들을 구분해내고, 물건들을 분류하고, 그리고 자율 주행을 시도할만한 수준까지 갔다. 광통신망과 무선통신망의 확장은 제한된 계층들만 사용하던 시스템을 대중에게 개방을 하였고, 누구나 스마트폰 한 대로 게임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서비들을 쓰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일들은 전자화 되어가고 있다. 항공권 예약부터, 건물 임대까지 많은 것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서 이용된다. 컴퓨터가 없는 삶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며, 대부분 이런 시스템 뒤에는 ML과 거대한 데이터 웨어하우스들이 놓여있다. 사용자들의 데이터는 분석되고 분류되어, 타겟 광고에 사용되고, 추천에 사용된다. 사람들은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영화 잡지를 뒤적이지 않아도,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추천 받은 영화들을 골라서 보면 되고, 신문을 사들 필요가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니고, 네이버 뉴스란을 뒤지면 된다. 기업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물류나 공정 개선들을 겪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재고 확인이나 물류 관리는 기본적으로 하고, 로봇이나 기계의 수명 또한 예측해서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물건들은 트랙킹 번호로 추적이 되며, 생산부터 통관, 국내 배송까지 모든 것들은 전자동화 되었다.

사실 이런 주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쪽이라서 글을 더 쓰지를 못 하겠는데, 실제로 여기서 얻는 질문들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어떤 것을 의미하며, 일주일 배송이 걸리던 것이 하루 걸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는 국내외 기업에서 혁신 사례로 들고 나왔던 것 중에서 중개업이나 공정 개선을 제외한 형태의 비즈니스로 IT 관련 산업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저널리즘까지도 중개업을 하려는 미친X들의 온상인데, 사실 IT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마켓컬리와 쿠팡이 당일 배송으로 세상을 바꾸었는가? 사실 옆에 편의점이나 마트 가면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인데? 이 기술 뒤에는 사용자 추천 시스템과 물류 관리 시스템, 배송 추적 시스템, 수요 예측, 제품 QC, 대체재 찾기 등등이 있을 것이다. 이게 다 전산화 되었고, 누군가가 대규모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접근해서 ML 모델 수정하면서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의 도입으로 사람들은 에어비앤비나, 우버나, 타다나, 넷플릭스나 뭐 사실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지니는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IT 기술로 데이터 처리와 추천, 최적화에 비교 우위를 두고, 이를 이용하여 독점적 위치를 차지한다. 일종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 아마존의 1%p 공정 개선은 수 억 달러를 절약한다. 이 앞에서 5~6%p의 공정 개선 이런건 타 기업이나 경쟁사나 하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변하는 건 없다고 볼 정도로 미미한 개선이 될 뿐이다. 이 때문에 한계 효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IT가 개선 해주었던 것들은 정보 혁명이라고 불리우던 70년대, 80년대, 90년대가 지니고 있는 특색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더 나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제공하여 이를 이용하여 사용성을 개선하고, 공정을 개선하는 것. 그것이 디지털화가 갖는 장점이나 최종 목표이다.

이런 면에서 IT가 세상을 바꾼다는 소리를 하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 도대체 무엇을 바꾸는가? 무엇을 바꿔주는가? 배달의 민족이 바꾼 것은 무엇인가. 전단지에서 모바일 전단지로 바뀐 것일 뿐 실제로 바뀐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모바일 전단지는 전단지 갯수가 아니라 매출의 n%를 요구한다. 그것이 상생인것인가? 효율화인가? 아님 무엇인가?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아니다. 대부분 경영을 배우다보면 알게되는 플랫폼이나 중개자 비즈니스의 역할이고, 데이터를 통한 장사일 뿐이다. 뭐 거기서 뭐가 변하겠는가. 개선은 되겠지. 근데 그게 인류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인류 처음으로 화상통화를 하거나 그런 것에 비견할 만한 무언가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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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4. 23:05 - Bengi

뻘글이 빵하고 터질 때

1. 별로 생각 안 하고 쓰거나 감정을 담아서 쓰는 글들이 자주 빵빵 하고 터지는 듯 하다. 어제 쓴 블록체인 글도 그렇고, 한 3시간 끄적여서 나온 녀석이 여기저기 공유되고 있는 것을 보면, 도대체 왜 사람들은 그런 글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해서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별다른 글도 아니고, 기술 집약적인, 특히 시간이 꽤 걸리는 분야에 대해서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말라는 논조의 글이었고, 그 주장을 뽑아내기 위해서 몇몇 가지의 극단적인 사례를 들고 왔지만, 사실 사람들은 서두에 있는 단어를 보고 공유를하는 듯 하다.

2. vim 떄도 그렇고, 블록체인 때도 그렇고, 많은 글들은 핵심을 관통하는가에 대한 여부보다는 수사나 글을 이끌어가는 방식에 의해 인기가 결정되는 듯하다. 이러한 특징들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펄프 잡지나 각종 신변잡기를 위한 매체들을 혐오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뭐 지금은, 으르신들이 좋아하는 극우 유튜브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컨텍스트의 문제보다는 구성의 문제로 승부를 보기 때문이다.

3. 사실 인간은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특징들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편향성이나 위험 회피 등등은 대부분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내재된 문명 이전의 본능이고 이를 극복 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인간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뭐 근데, 그렇다면, 인간이 이러한 이성과 문명을 유지해야할 의무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있지는 않다.

4. 문명의 유지와 이성적 사고가 가져오는 것은 의료 혁명이나 산업 혁명과 같은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하기 위한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일종의 행위이자, 기대 수명을 늘리는 일이니 그것이 적합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것은 단순한 본연적인 본능에서 오는 것이 아닌, 이성이라는 본능을 초월하고 억누를 수 있는 좀 더 고귀한 무언가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인데, 그것을 본능을 통해 유도되는 종의 보존이나 득세를와 연결 시키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이다.

5. 뭐 그래서 극우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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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4. 02:54 - Bengi

블록체인 거 쓸만하긴 해요?

1. 그냥 평범하게 두서를 작성하려다 말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로 하였다. 아뇨. 그냥 쓸데 없고요. 특정 분야에서 아주 효과적일 뿐입니다.

2. 블록체인 한다고 하면 으레 듣는 소리 중 하나가, 블록체인 기술이 성장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70년대식 발언과 도대체 그거 쓸 데도 없는걸 왜 하는 약팔이짓 하냐는 질문일 것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블록체인 관련, 특히 이더리움 관련 일을 때려칠 생각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전자의 반응에는 "아 네 그러세요"로 후자의 반응도 "아 네 그렇군요"라고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뭐 생각하기는 자유롭고 실제 지금의 트랜드와 기술 관련된 부분들은 아예 블록체인 초창기와는 완벽하게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더리움 메인넷에 1200원 정도만 투자해서 스마트컨트랙트를 하나 배포하고, 그걸 거래소에 상장시키거나 ICO라는 이름을 대량의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나갔다. 블록체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게 된 이유도 아마 이 시기에 너무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8토막 정도 난 자신의 총 자산을 바라보면서 알고 보니 암호화폐가 상폐 직전의 주식 쪼가리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몸으로 겪으니 다들 그런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공부를 계속 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된다면, 둘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암호화폐 투자를 미친듯이 하고 있거나, 아니면 절대로 암호화폐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블록체인만 하고 있거나.

3. 나는 후자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보유 암호화폐 총 자산은 10만원도 넘어가지 않고, 그 10만원도 이더리움이나 개발 할 때 필요한 수준의 암호화폐 뿐이다. 손을 거쳐간 암호화폐는 많지만 (트론, 퀀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등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걸 만져봤으니) 손을 거쳐서 남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하나 뿐이다. 토큰 이코노미나 여러 암호화폐의 난입 없는 용도와 목적이 분명한 암호화폐들의 생존과 소수의 메인넷만이 살아남아 시스템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인터체인이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많이 나오는 것 뿐이 블록체인 기술이 살아남는 답이라고 생각한다.

4. 많은 한국 기업들이 메인넷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메인넷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고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그 외는 대부분의 기술들을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에서 가져오거나 개선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PoS를 선구적으로 시도한 EOS나 QTUM 등은 좀 지켜볼만하지만, 실제로 시스템이나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세 가지에 종속되게 된다. 1. 이더리움의 EVM과 얼마나 잘 호환되는가. 2. 이더리움처럼 얼마나 생태계가 풍부한가 (e.g. 개발자의 수,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수) 3. 거래소에 잘 상장되고 있는가 가 그것인데, 실제로 이 3가지 기준을 다 지키는 암호화폐는 극소수이다.

QTUM은 생태계 구축에 실패했고, EOS는 자체 VM으로 실질적으로 개발 관련해서 도움을 받을 데가 너무 적다. Tron의 경우 수수료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지만, 그 장점을 상쇄하는 Java 기반의 클라이언트를 생각해보면 별로라는 걸 알 수 있고, 지갑 조차 제대로 작동 안 하는 ADA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IOTA 등등... 거의 영구히 ERC-20 토큰으로만 남아있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을 생각한다면, 사실 블록체인 서비스 중에서 믿을 만한 것은 탑 10코인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결론만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은 비트코인의 포크이거나 이더리움의 아류작들 뿐이다.

5. 이런 상황에서 왜 이더리움에 대한 집착이나, 이더리움에 의한 블록체인 체제 개편이 되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오는 것이다. 몇 주 전에 이더리움 관련 발표를 했을 때, "왜 이더리움을 포크한 프로젝트가 그렇게 많느냐?"라는 질문이 나왔었는데, "실제로 이는 메인넷 개발에 있어서 스마트컨트랙트 실행 환경이 이더리움 VM이 실질적인 표준이 되어버렸고, 이더리움 기반 생태계가 실질적인 표준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그리고 검증 받은 신입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하였었다. 실제로 Quorum이나 클레이튼/루니버스 모두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메타디움이나 몇몇 메인넷 개발사들도 이더리움 포크나 이더리움 구현체의 확장 정도에서 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인넷을 처음부터 개발하고 알고리즘을 새로 개발할 여력 자체가 없는 것도 있지만, 개발 관련하여서 안전한 길을 택하려는 경우가 많다. 클레이튼과 루니버스가 대표적인 예인데, 이더리움을 포크하면서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이득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Web3js의 포크 등의 기존 라이브러리의 재활용이나 JSON-RPC 관련 표준의 확장 정도로 손을 대고 끝을 내면서 기존 로우 레벨 서비스와의 호환성을 높이는 등의 일들이 그런 것인데, 이더리움 생태계가 확장 될 수록 반사 이익을 많이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 개발이나 런칭 관련해서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6. 암호학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자체 개발한 암호 알고리즘을 쓰면 100% 뚫린다"라는 것인데, 블록체인 기술에서 5할 이상인 암호학 관련한 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야기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secp256k1 타원곡선을 사용하여 암호화를 하고, keccak256을 이용하여 해싱하는 것은 일반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라면 다들 당연하게 여기는 부분일 것이다. (secp256r1 쓰는 리플 이런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사용하는 암호화나 기법들은 일반적으로 다들 알 만한 기술들이고, 이미 대부분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적용이 되어있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신경을 꺼도 되는 레이어나 배우기 힘든 부분들에 포진되어있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7. 블록체인이 프로그래머에게 그렇게 와닿지 않는 기술이 돼 버린 부분도 이것의 연장선상이다. 블록체인은 사실 4차 산업혁명 같은 단어로 인식되기 일쑤인데, 실증도 덜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도 까다로운 무언가가로 인식되어지고, 거기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기술들의 조합이기 때문일 것이다. 완벽한 "탈"중앙화는 무엇이며, 그것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는 단어들의 연속인건 사실이다. 탈중앙화 이런 단어를 갖다 버린다고 하더라도, 비신뢰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DoH나 GPG/PGP나 뭐 다양한 도감청 이슈나 프라이버시 이슈를 위한 암호학을 이용한 솔루션들을 생각해보면 별로 공감할 건덕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뭐 프로그래머 중에서 GPG/PGP 키 걸어 놓고 특수한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쓰고, 메일서버는 따로 구축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손으로 세어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DoH 같은 경우 그냥 DNS들과 웹 브라우저 제작사들이나 신경 써야할 일이고 (뭐?) 실제로 프로그래머가 dig 같은 명령어만 써도 뭐 준수한게 아닌가 싶다. (뭐??) 좀 대 놓고 말하면, 보안하는 사람들(해커는 아니다)과 프로그래머들이 사이가 안 좋은 이유가 대부분 이것인데, 까놓고 말해서 자유, 개방성, 프라이버시를 이야기하지만 거기 아래에 있는 기술에 대한 이해는 서로 아예 다르며, 기술에 대한 이해나 접근 방식이 아예 다르기 때문이 것이다. 정확히는 구현체를 구현하는 입장이나, 구현체가 뚫리지 않도록 하는 경우나, 그것을 갖다 쓰는 경우나, 그것을 공격하여 무력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네 그룹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게 실제로는 완벽하게 4개로 나뉘어지는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뭐 웹 개발하면서 Let's Encrypt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XSS에 대한 직접 구현을 해야할 것이고 (뭐 따로 라이브러리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HTTPS Strip 같은 공격을 감행하는 툴을 직접 짜서 돌리는 경우는 꽤 있지만, XSS는 OWASP에서 XSS 유즈 케이스 가져와서 쭉 넣고 "아 XX 요즘 기성 프레임워크는 말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둘 다 봤다) 뭐 여튼,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코어 기술을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추상화 덕택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것들은 많은 개발자들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끄도록 하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로우레벨을 알아야해요!"라는 떡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다. 사실, Keccak256이랑 Blake256 중 왜 Keccak256이 왜 SHA3으로 채택되었는지에 대해서 알 필요는 없다. 그것이 정말로 크리티컬한데 쓰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해시 콜리전이 일어나면 안되는 상황 (e.g. 포렌식 할 경우 md5/sha1 둘 다 써서 각각 해시값을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잠시만 sha1이라고? 그렇다.) 이 있다던지, 아니면 같은 값을 넣었는데 패딩이나 인코딩 문제로 다른 값이 출력되는 경우가 절대로 없어야하는 경우라던지, 뭐 아님 왜 Salt 같은걸 쳐야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인지(e.g. 레인보우 테이블), 왜 몇몇 해쉬 알고리즘은 비밀번호 보관에 적절하지 않은지에 대한 부분들은 그 때 가서 배워도 될 부분이고, 그리고 사실 대부분 암호 라이브러리들이 알아서 다 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프로그래머들에게는 "프로그래머가 수학 잘 해야한다는 소리"의 연장선상이자, "로우레벨이 얼마나 중요한데" 시리즈는 사실 자신의 지적 오만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8. 좀 너무 날 것의 말을 해 버렸는데, 사실 하고 싶은 말들이 그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비판적인 경우에 대해서 제일 짜증 났던 부분 중 하나는 여기 적용되는 기술이 실제로, (자조적으로 말하지만) 비대칭키로 싸인을 한 데이터 덩어리들을 해시드 링크드 리스트로 만들어서 토렌트로 공유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고, 매번 욕 먹는 부분들의 대부분은 이미 논의가 되었거나 논의가 되고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블록체인이 약 파는 기술이에요?"라는 질문에 대답이 언제나 맥 빠진 소리의 "아 네 그러죠 하하" 인 것은 이 이유 때문이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많은 주제들은, 분산처리, 비신뢰 환경에서 신뢰 담보, 게임이론, P2P 네트워킹, 분산 데이터 저장, 타원 곡선 암호, 샤딩, 합의 알고리즘, 블록 팩킹 알고리즘 등등이고, 통신 관련된 부분은 위스퍼나 libp2p에서 열심히 구르고 있고, 분산 스토리지는 IPFS나 온톨로지 같은 애들, 분산처리는 gWASM 쓴다고 난리치는 golem 같은데에서 열심히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다. 그 누구도 500기가나 2테라 바이트 정도 되는 블록체인 전체 트랜젝션 데이터를 받아 놓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고, Light Node들의 구성을 통해서 안정적인 거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로우레벨에서 안 되서 개선을 하려고 삽질하는 경우들이 많고, 대부분 학부에서 제일 지루했던 수업들에서 다루는 주제들을 열심히 다루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신경을 쓸 일이 없는 로우레벨의 일들이 대부분이고, 문제 해결 방식도 대부분 결국 수학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증명 과정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도 관심을 별로 못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블록체인이 무엇을 해결하느냐, 실생활에 쓸 수 있는 라이브러리가 있느냐, 이걸 어떻게 써야하느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9. 저번에도 말 했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지식을 무기화하거나 비즈니스화하는 경우가 제일 문제이다. 이더리움 포크 뜨고 뭐 기술력있는 것처럼 자랑을 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사실 라이브러리 만들고 더 안정적인 서비스들을 만들어야할 시점에 그걸로 ICO 땡기고 있지를 않나, 오딧팅을 돈 받아먹고 하지를 않나 (근데 우리도 그렇긴하다 ㅎㅎ; 보안 감사가 되게 하는게 없어 보이긴하지 ㅠㅠ), 라이브러리 파편화를 가속화시키지를 않나, 거지 같은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거래소, 메인넷 개발팀, 지갑 개발팀, 홍보/마케팅팀, 그리고 마켓 메이킹이라고 하는 자전거래하는 사람들 등등 별의별 군상들의 집합이기도 하다. 토크나이제이션, ERC-721, ERC-1155, 탈중앙화 게임 플랫폼, 커스터디, DeFi 등등 말도 안되는 단어들이 난무하면서 정작 하는 건 하나도 없는 경우들을 한 두 번 본 것도 아니다. 매번 뭐 만들었다고 하는데, 저 라이브러리 떼오고, 이 라이브러리 떼와서 키메라 만든 다음에 기술력 있다고 하면 뭐 어쩌라는 것인가. 사실 이런 분위기가 블록체인 업계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이해를 하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는건 사실이다.

10. 좀 이야기를 틀어서, 블록체인이 암호학에 도움이 되는가? 라고 한다면 분명히 아닐 것이다. 암호학은 원래 가던 길이 따로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고, 타원 곡선 암호가 블록체인 덕분에 반짝 뜬 건 있지만, 실제로 검증된 몇 곡선을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연구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 경향이 크다. BLS가 예외적이긴 하지만, 이 경우 이더리움의 스케일링 관련해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서 해결을 위해 도입이 되고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고, 이더리움 재단에서 지원과 연구를 한다지만, 실제로는 뭐 자기들이 쓸 부분만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고, 대놓고 말해서 이 쪽 전문가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암호학이 만만한 분야도 아니고, 결국 수학자들이 나와야할 부분인데, 결국 할 수 있는건 역시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을 그 사람들의 계좌로 쏴 주는 것 밖에 없지 않나 싶다. 뭐 여튼, 블록체인 기술들이 다른 학문이나 타 기술들의 성숙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커뮤니티도 슬슬 한계를 느끼는 것인지 외부에 있는 라이브러리들 갖다 쓰는 것도 일반화가 되었고, 브릿지나 레이어2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블록체인 밖의 데이터에 대한 논의들도 충분히 되어가고 있다. OpenSSL 1.1 쓰면 정합성 깨져서 OpenSSL 1.0을 무조건 깔아 써야하는 비트코인 같은 걸 보면 아직도 복장이 터지지만, 조금식 조금씩 개선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결국 zmq나 leveldb나 뭐 여튼 이것저것 기워서 비트코인 클라이언트가 만들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각종 외부 라이브러리 컨트리뷰션도 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것도 희망적이라고 하면 할 수 있다. 결국 외부, 아님 다른 커뮤니티와 소통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이 성장하냐 하지 않느냐가 결정 될 것은 거의 자명한 일이다.

11. 다시 원 주제로 돌아가자면, 제일 쉽고 빠르게 프로그래머들이 블록체인을 쓰게 하는 방법은 IPFS와 Ethers.js와 INFURA를 섞어서, 블록체인에 블로그 글 쓸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면 되지 않냐는 것이다. (스팀잇이나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서비스들이 있긴하다) "블로그 글을 쓰려면, 스토리지 사용 비용을 내셔야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통해 블로그 글에 대한 위변조 여부를 검증 가능합니다." 정도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이다. 사실 Github Pages를 그렇게 불편한데도 열심히들 쓰는 거 보면, 그리고 Git이라는 일종의 Hash 기반의 블록체인과 비슷한 형태로 자료 저장을 하는 (사실 그렇다. 여러분은 알게 모르게 블록체인을 쓰는 것이다) 버전 관리 시스템을 꾸역꾸역 좋다고 쓰는 걸 보면 블록체인도 충분히 마조히즘을 느끼면서 쓸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요즘 관심 기술은 DAT Protocol, libp2p, orbit db 같은 분산 스토리지 기술들이고, 그 다음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역시 Auth 관련한 부분들이다. DID나 FIDO 같은 것들인데, 이 부분들에 대해서 좀 깊은 이야기를 써야하지 않나 싶은 것이다. 뭐 DID는 지금 개나소나 하고 있는 것도 있고...

더 사족을 붙이자면, 이 글을 퇴고하기 귀찮아서 1.5번 읽고 갖다 버린 글이라는 것이다. 다시 읽어도 횡설수설이긴 한데, 요즘 글을 남이 읽으라고 쓰는게 아니라 자기 만족을 하려고 쓰는 거라서 더더욱 그렇게 되고 있다. 아 그래서 로우레벨을 알아야하느냐고? 아니 그렇진 않다. 그러나, 로우레벨을 알아야만하는 분야들도 좀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 뭐 그렇기에 아무도 이해를 못 하는 기술이 탄생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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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탈린 2019.11.05 09:46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블록체인 생태계를 보면 아직도 한탕해서 돈벌고 빠지자란 마인드가 정말 강합니다.
    별 내세울거 없는 기술인데도 엄청나게 포장해서 당장 이거 안배우면 다가올 미래에
    대응 할 수 없단 식으로 고가의 강의료를 내고 듣게 합니다.
    컨퍼런스나 세미나도 대부분이 유료 입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호구하나 물어서 등쳐먹자 이런 느낌입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bengi.kr BlogIcon Bengi 2020.03.20 15:46 신고

      절대로 블록체인 업계 지금 당장 오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자체는 흥미로운 기술이나, 대부분 응용기술에서 돈이 벌리는 구조이고, 응용기술은 대부분 로우레벨과는 관계가 없는 비즈니스나 기존 기술 응용에 가깝거든요. 주 스킬이 아니라 서브 스킬 정도로 배우시는 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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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4. 20:52 - Bengi

블로그의 전체적인 기조를 바꿨습니다.

알폰소 무하

 

1. (구) 프라치노 스킨에서 심플 스킨으로 스킨을 변경하였습니다. 이유는 라이센스 위반의 소지, 프라치노 스킨의 유지 보수의 힘듬, 그리고 신규 스킨으로 블로그를 좀 바꾸고 싶었기 떄문이라고 하면 될까요? 일단, 다양한 스킨들을 테스트 해 봤지만, 일단 심플 스킨이 제일 나은거 같아서 선택을 하였습니다. 요즘 스킨들은 대부분이 포스트에 이미지를 넣을 것을 가정하고 만들어져 있어서, 블로그를 낙서장처럼 글만 쓰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스킨이 별로 없었습니다. 심지어 심플 스킨도 모든 글에 사진을 올린다는 가정을 하고 만들어진 걸로 보이는데, 이 부분은 천천히 코드를 수정하면서 해결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2. 블로그의 과거 글들이 해금됩니다. 해금이라고 하니 좀 리듬게임 덕후 같아 보이네요. 앞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2010년도에 블로그 데이터가 꼬인 대형 사고가 있었던 이후로 미디엄으로 옮겨갔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후에 하도 불편해서, 다시 티스토리로 돌아왔지만요.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글들을 비공개처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BenjaminBlog.net 이라고할 수 있는 옛 블로그와 Bengi.kr이라고 하는 신 블로그의 글 통합과 데이터 이전이 좀 문제가 많았었는데, 현재 XML로 백업된 데이터를 다 찾아서 끼워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영원히 남아야한다는 주의라서, 일단 중고등학교에 썼던 글들부터 싹 다 공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

 

3. 티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운영될 의지가 있어 보입니다. 테터툴즈의 한계로 PHP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스킨 수정과 반응형 사이트를 입맛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아직도 매력적입니다. 카카오는 브런치라는 대체재가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운영을 할 생각인가 봅니다. 텍스크큐브 닷컴이라던지, 미투데이라던지, 다양한 서비스들이 신규 서비스 런칭 이후 유지보수가 안 되다 망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2-3년간 지켜본 결과 계속 쓸만한다는 판단을 내려 지속적으로 쓸 예정입니다.

4. BenjaminBlog.net 도메인을 살렸습니다. 뭐 여기저기 팔렸다가 다시 원 주인 (?)으로 돌아가는 거지만, 지속성을 위해서 새로운 구 블로그를 테터툴즈 혹은 그에 준하는 서비스로 파고, 거기서 여기로 리다이렉트 되도록 셋팅을 할 예정입니다. 뭐 복잡한 절차이지만, 일단은 이렇게 하는게 제일 마음에 놓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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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14. 23:06 - Bengi

경영학 허투로 배운건 아니더라

경영학을 좀 많이 무시를 하고, 별로 안 좋아하는 내색을 많이 냈었는데, 경영학 학사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은 상당히 지대넓얕이기도하고, 정량화된 계량경영이라는 것을 배울 때에는 고학년이 되거나, 아님 기술경영이나 회계학, 오퍼레이션관리 등을 진로로 잡을 때에나 가능한 것이지 일반적인 학부생 입장에서는 재무회계 B+ 정도 받으면 교수에게 넙죽 절을 하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건 둘째치고, 사실 회사의 운영에 있어서 경영이라는 것은 애매한데, 대부분 지표나 지수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있는가하면, 게량화 될 수 없는 대부분 인적 리소스나, 조직 구조, 마케팅, 혹은 브랜딩 등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면에서 계량화된 무언가보다는 가치 평가를 하기 힘든 것들과 싸움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을 대처하게 되는 방식은 역시 기존에 배웠던 모델들이나 방법론, 케이스 스터디를 했었던 것들을 통해서 방향을 잡고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뭐, 아니, 사실 암흑 속을 걷는 것 같지만, 어쨌든 시행착오를 통해 방향성을 잡고, 시장 조사와 소비자 테스트를 꾸준히 하면서 실제 시장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 그것을 다시 제품에 피드백으로 넣거나 새로운 제품으로 갈아타는 것 등... 사실 근 2년간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회고하면서, 경영대에서 배웠던 과목들 슬라이드를 다시 돌려보고 있는데, 그 때 배웠던 것들이 정말 허투로 배운 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 당시에는 비판도 하고, 의미도 없고, 암묵적인 지식 혹은 당연하게 공유하고 있는 지식을 다시 정리하는 것의 무의미함을 설토했지만, 그 때에도 계속 상기를 시켰던, 대부분의 경영적 실패는 동일한 방식으로 실패를 겪고, 대부분 회고 가능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정말 많이 와 닿는다는 것이다.

 

근데, 그래서, 개발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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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1. 04:10 - Bengi

그래서 무엇을 원했니

나를 매혹시킬, 나를 움직이게할, 나를 고통으로부터 해방 시킬 무언가를 갈망하며 찾기를 어언 수 년 동안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를 만족시키는 것은 무엇이 있었느냐?라고 되 묻는다면, 나에게는 그렇게 남아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 티끌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하는게 좀 더 정확하겠지


많은 사람을 만났고, 실망하였고, 절망하였고, 상처를 주었다.

정말 많은 일들을 했었고, 실패하였고, 포기하였고, 그리고 모든 걸 망쳤었다.


지금은 좀 다를지 모른다. 독특한 사람들의 조합이라던지, 특수한 시장 상황이라던지, 안정적인 인력배치라던지... 하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 갈 지 모르겠다. 단계적으로 나라는 존재가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시점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봤자 의미가 있나 싶다.


패배주의적인 면모라고 비웃었던, 안정된 직장, 안정된 일, 안정된 관계, 그리고 루틴화된 일상이 그렇게 그리우다는 사실만 봐도 이미, 끝날 만큼 끝났다는 느낌이다. 창업 보육원에서의 삶, 나의 목표, 각종 대외적인 활동, 학교, 멘토링 등등... 빛 바랜 추억들만이 내 주변을 맴돌 뿐, 더 이상 앞으로 나갈 무언가가 보이지가 않는다.


어떤 이는 안식을 취하라 한다. 하지만, 잠시만의 안식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할 원동력인가? 빙하에 갇힌 증기선을 생각하라. 지금 당장 증기 터빈을 잠시 안 돌린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빙하에 갇혔다는, 그 문제가 해결 되지도 않을 것 아닌가. 안식은 잠시 동안의 도피처는 될 지 모르겠지만,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광야를 떠돌며, 물 한 모금을 찾아 정처 없이 걷는 것 뿐이 나에게 남아있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래, 광야 속에서 그늘 한 켠에서 쉬기는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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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8. 19:38 - Bengi

좋은 글이란

좋은 글을 정의하는 방법은 그렇게 명료하지 않다. 하지만, 나쁜 글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하는 것은 그보다 쉽지 않지 않나 싶다. 결국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나쁜 글들을 쓰면서, 이러한 글들이 왜 나쁜 것인지를 배우면서 점점 필력을 기르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특히 한국인이라면- 속성으로 글 쓰기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뭐, 그런 김에 끄적끄적 글을 적게 된다.


사실 좋은 글은 명료한 글이다. 명료하고, 뒷받침 문장이 있고, 적절한 근거가 있으며, 의견에는 근거가 존재해야한다. 또한, 주제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있어야하며, 주제와 관련되지 않은 내용이나 주제와 다른 꼭지를 다룰 때에는 분명하게 그 부분을 명시해야한다. 글은 하나의 완성된 콘텍스트로써 존재해야하며... 으아악


많은 인터넷 매체에서의 글은 그렇게 좋은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 "XX를 알아보자.fact"라던지, "이것이 진실이다"라는 식으로 시작하는 대부분들의 글들에서 대부분 취하는 방식은 다량의 사진이나, 통계 자료의 짜깁기에 가까운 것들이 많으며, 이 조차도 레퍼런스가 없거나 교차 검증을 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글들은 맥락성이 거세된 채로, 단순한 미디어와 텍스트의 나열로 "어떤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만 어필하는 형태로 글이 쓰여지게 된다. 그렇기에, 반어적으로 제목에서 Fact와 진실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글은 단순한 사실들의 배치로써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글은 글으로만 사람을 설득해야한다. 글 이외의 어떤 이미지를 넣게 된다면, 그것은 그래프이거나, 묘사하려는 대상 그 자체를 넣어야한다. 통계 자료가 오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넘어가고, 사진에 대해서 일단 집중을 해보자. 사진은 특정 시간대와 특정 공간을 인위적으로 잘라낸 것이다. 그것을 보는 당사자는 두 가지 형태로 이 사진이 갖고 있는 콘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다. 사진을 찍어낸 사람의 의도와 사진을 배치한 사람의 의도이다. 이는 상당히 복잡한 해석을 요구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을 배치할 것을 의도해서 찍기도하지만 그 배치에 대한 완벽한 권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치라는 과정에서 사진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결국 사진은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서 재해석 되며, 선택적으로 취사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의도했던 특정 시간대와 특정 공간의 갈무리에서, 글쓴이가 특정 시간대와 특정 공간의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 사진을 통한 어떤 의견을 이끌어내는 글은 대부분 이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선택적인 의견 선택과 짧은 뒷받침 문장, 그리고 많은 다량의 사진을 통해 사건을 자신의 주장에 따라 해석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나는 글에 어떤 이미지를 담고 이를 컨택스트로 만드는 걸 싫어한다.


명료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사진을 배제하고, 그래프를 넣을 경우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이나 자료 출처를 분명히 가져오고, 선택적인 의견 선태를 하지 않고, 그리고 앞서 말한 글쓰기의 기본들을 지키는게 답일 것이다. 즉, 좋은 글은 뭐 별거 없다. 글로만 승부하는 정제된 정수 정도 아닐까. 뭐 이런 이야기는 예전에도 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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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3. 12:13 - Bengi

청와대 국민청원과 KISS

1. 소프트웨어 개발론부터 경영까지 "Keep it short and simple"이라는 개념은 중요하다. 간단하고, 짧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 만큼 유지보수를 쉽게 할 수 있게하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기도하고, 뭔가를 설계할 때에도 설계 변경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며, 구현시 자잘한 예외 사항들을 덜 마딱드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사실 현대 민주정, 삼권분립 체계라고 하는 시스템은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시스템이다. 국민에게 주권이 존재한다는 명시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만, (특히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은 실질적으로 완벽한 견제 체제를 구축할 수 없음을 꽤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라는 형태의 권력은 형성되어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권은 제한적인 형태를 띌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행정 시스템과 관료주의, 절차주의에서 오는 경향이 큰데, 일반 시민이 국가가 하는 일에 대한 감사와 평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법적 쟁점을 해결 하기 위해서는 헌법 재판소까지 일을 끌고 가야하거나, 아니면 각 부처들에게 각각 행정 소송을 걸어야한다거나, 아니면 여론전이라는 정말 기나긴 싸움을 해야한다거나 대부분 제한적인 방식으로 국민은 시스템을 뜯어 고칠 수 있다.


아, 뭐 입법권을 지닌 국회의원을 제대로만 선출한다면야 제대로 된 입법을 하고, 뭐 정당 수준에서 어떻게든 많은 것들을 해결하겠지...? 9년 동안은 못 그랬지만 말이다. 실제로, 국회의원의 임기가 4년이라는 것과,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는 것들은 잘못된 판단이나 투표한 사람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응징을 그렇게 빠르게 시행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촛불로 광화문 광장을 물들이고, 헌법 재판소가 결정타를 찍었던 그 과정이 짧게 보면 2년, 세부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길게 4년이 걸렸다는 것과, 이러한 교체 과정은 그렇게 효율적이지 못했다. 거기에다가, 국민은 그 긴 시간동안 행정부에 대한 응징과 동시에 입법부, 사법부와 지속적인 싸움을 벌여야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실제로 엄청나게 긴 싸움이다. 민주정에서 정부를 상대해야한다는 것은.


3. 청와대 청원이 상당히 핫하다. 뭐 앙상블스타즈 한국판에 대한 청원을 내지를 않나, 게임 팀장을 내려달라는 청원이 나오지를 않나,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이 올라오는데, 사실 청와대 청원이 갖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상기시킬 수 있는 일이다. 삼권분립이라는 말을 써가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의미가 없다거나, 아니면, 의료용 대마 합법화나,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같은 것들을 청원하는 것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하거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철회에 대한 청원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 짓는 경우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청와대 공식 답변이 나오건 말건 일단 이슈화만 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의 언급한 청원(당연히 앙스타는 안했지)에 다 참여했다는 것을 안다면 좀 경악스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4. 실제로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행정부 수반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행정부에만 있고... 뭐.... 그런게 ......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명박근혜 떄 뭔짓을 했는지 알기만 해도 말이 안나오겠지만, 실제로 대통령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직간접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권한들을 갖고 있다. 입법부의 경우에는 대통령 권한으로 헌법 개정안을 발안 할 수 있으며, 법률안 제출권도 있으며,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인 재의권 (법안에 대한 재의결 요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제일 잘 알려진 것은, 대통령 특사일 것이다. 경제 사범이나 각종 경범죄자들이 매년 혹은 선거철마다 대량 사면 되는 이유도 이것 덕분이다. 사법부의 경우에는 대법원장 임명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으며, 대법원장은 대통령 및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즉, 사법부의 기조를 결정할 권한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면에서 청와대 청원은 상당히 재미있는 제도이다. 청와대에서 단순히 답변을 주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각 부처별 시그널을 주는 행위이기도하고, 정부 전체의 입장을 이야기하기도하며, 청와대만의 입장을 이야기 하기도하는 이중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청와대에 올라온 모든 청원이 다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어그로를 끌고, 대통령이 갖고 있는 특권이나 행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행정 명령, 세칙 등을 잘만 이용한다면, 실제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될 수 있다는 것도 상기를 시켰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들은 복잡한 절차를 걸쳐서 이러한 시스템적 부조리를 해결할 힘이 없다는 것과, 이전에는 시민단체나 각종 정치적 이해집단의 힘을 빌려야했던 것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서 좀 더 간결한 형태로 해결이 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아야 싶다.


5. 청와대 청원은 언젠가는 폐지가 되어야할 제도이긴 하다. 청원의 종류나 청원의 범위를 본다면, 행정부가 건드리면 안 될 부분까지 청원이 올라오고 있으며, 청와대 청원의 규칙에 따라서 일정 수의 인원이 서명만한다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대답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강구해 내야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슈화는 되겠고,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절차나 과정을 무시한 채 단순히 다수가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하여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코너에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묻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KISS를 생각해본다면, 민주정이라는 대의 원칙 아래, 직접적으로 민주정 시스템에 참여하도록 사람들을 유도하고, 결과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 아마도 다양한 시행착오들이 오갈 것이며, 서명이라는게 다수의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행위라는 걸 생각한다면, 청와대 청원이 갖고 있는 그 무게에 대해서 사람들이 깨달을 수록 서명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할 것이고, 결국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민주정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정치고, 국민의 참여로 유지되는 정치 체계이다. 거기서, 참여 창구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에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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