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 10점
스티브 크룩 지음, 이미령 옮김/인사이트

 

최고의 책이다. 독서 모임에서 "인스파이어드, 개정판" 에 대해서 비판을 했던게, 너무 피상적이고 실제 사례가 없다는 것이였는데, 이 책은 완벽히 인스파이어드의 상위호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iOS 6의 애플 특유의 스큐모피즘 디자인 시절의 모바일 웹에 대해서 설명할 때에도 -심지어 지금 대세가 된 플랫 디자인을 까고 있다- 그 당시에, UX라는 것을 측정하기 위해서 사용하던 스마트폰에 웹캠 달아서 트래킹하기, 사용자의 반응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A4 용지에 적어놓기 (매달 한 번씩은 진행) 등등은, 지금 디자인 철학이 바뀌었을지언정 필드에서는 그대로 쓰이는 기술들이다. 너무나도 간단하지만, 원칙적인 부분들, 특히 생존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단순한 기술들을 때에 맞게만 쓴다면, 사용자들에게 제품을 쉽핑할 때 실수를 덜 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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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 10점
김성한 지음/세종(세종서적)

한줄평 : 

주변에서 그렇게 읽지 말라는 이유가 뭔지 진짜 궁금해서, 그냥 읽었는데 이유를 충분히 알겠다. 내용이 얕고, 실제로 PO 직무가 갖는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 3년차 이전의 매니징을 처음 경험해보거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장하지만, 일부 경험담에 있어서 상당히 오독이 걱정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일단, 코빗에서 프로젝트 매니징한 경험을 쓰는데, 그 당시는 "무려" 코빗은 빗썸과 자웅을 겨루는 순위권 거래소였던 시점이다. 하지만, 업비트가 등장한 이후, 2019년부터 쇠락가도를 겪으면서 단계적으로 무너져가는 -업비트의 경우 철저한 시장 분석과 UX 개선으로 유저를 끌어들어왔다- 과정 속에서 코빗은 4위권 이하 거래소로 내려갔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비판적으로 읽기를 바란다.

 

다만, 매니징을 함에 있어서 데이터 공유나 일정 관리 기법, 티켓 기법은 미약하나 쿠팡에서도 이 꼴로 하고 있구나 (...)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안도를 했다고 해야하나 ㅎ... 여튼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게 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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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드 - 10점
마티 케이건 지음, 황진수 옮김/제이펍

어쩌다보니 2주에 한 번 책 읽기 스터디를 하게 되었고, 그리고 처음으로 얻어걸린 것이 「인스파이어드, 개정판」 이었다. 뭐 인스파이어드는 구판 (초판) 부터 읽었었고, 사실 뭐 그 책을 읽으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냥 무난하게 책을 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예상과 달리 읽다가 화나서 트위터 키고 쌍욕을 내뱉어내고, 다시 읽다가 트위터 키고 쌍욕을 내 뱉어내고 이런 식의 장렬한 레이스를 6시간 정도 반복한 것 같다. 그 후, 트위터 스페이스에서도 이 책의 나이브함에 대한 한탄만 수 시간을 했었는데, 사실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지만 아니 근데 솔직히 말해서 아니 이것을 보고 어떤 Inspiration을 받으라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의 주요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실제적 사례를 언급하지만 구체적 예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두루뭉술한 사전식 설명일 것이다. 이는 인스파이어드 초판에서도 나타난 문제였지만, 초판에서는 그렇게 넓은 범위를 다루지 않았다는 점과 개정판에 비해서 좀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챕터 당 2장 반 정도) 설명을 하면서, 부연적 설명들을 많이 넣었다. 내용의 생략이나, 논리적 점프가 덜 했다는 의미이고, 개정판을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도대체 선언과 주장만 있을 뿐 그것에 대한 설명이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좋은 회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주장만 모아놓은 형태라는 것이 이 책의 -특히 구판과 비교해서- 치명적인 단점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저자 서문과 추천사에서 잘 드러나는데, 구판의 경우 소규모 스타트업 그 자체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면, 신판은 10명 이하의 팀, 25명에서 100명 단위의 팀, 100명 이상의 팀 등, 스타트업이라는 형태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정확히는 사이즈가 변함에 따라서 체계가 달라지는- 각 형태에 대한 커버레지를 높이고, 구판 이후에 자주 사용하게 된 OKR이나 비즈니스캔버스 등에 대한 간략한 소개 등을 넣음으로써 사용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양립이 불가능한 전략이나 특정 규모에서 적용 될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 범용론적으로 적용이 된다는 식이거나, 적용 안되는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적용 방법만 말할 경우 책을 읽는 입장에서는 실제 프렉티스로 이를 적용할 때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인스파이어드 구판은 갖고 있는 특정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취해야할 상황에 대한 장관론이 상당히 돋보였다면, 신판의 경우 넓어진 범위와 스타트업이 점점 대기업화 되어가고, 스타트업의 정의가 지속적으로 바뀌는 시대에 있어서, 스타트업이라는 존재를 다시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특정 스타트업 마다 맞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업계 전반의 거대한 모양새를 설명하는 너무나도 밀도가 낮은 책이 되어버렸지 않나가 생각이다.

 

P.S. 특히, 요번에 추가된 문화 파트 이거 아니 그냥 이렇게 짧게 쓸꺼면 넣지를 말았으면 할 정도이다. 사실 기업 문화 케이스 스터디만 해도 책 한 권이 나올 정도로 복잡한 형태를 띄고 있다. 이를 이렇게 단순하게 필요는 하니까 부록 끼워넣듯이 끼워넣는건 너무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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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마켓은 블록체인을 한다면, 비탈린 부테릭이 추천한 그 책으로 기억을 많이들 할 것이라고 생각 된다. 요즘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화자 되고 있는 제곱투표(Quadratic Voting, 이하 QV)의 시작은 글렌 웨일의 한 논문으로부터 기반한다. 그리고, 글렌은 이런 제곱투표 뿐만 아닌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엮은 책을 쓰게 되는데, 이것이 래디컬 마켓이다.

사실 책 자체는 특이한 발상이라기보다는 게임이론적인 접근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게임이론을 공부하다보면 접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민법이라던지, 부분적 공동 소유제라던지 이런 부분들은 정보경제학이나 튤립 경매라고도 불리는 공개내림경매를 생각나게 한다. QV에 대한 사상적 근원이나 수학적 근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기도 하고, 부테릭이 추천사를 썼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QV 쪽 부분은 게임이론적인 근원이 있기보다는 투표에 대한 이상주의적 방향을 제시한 수준이 아닌가 아닌가 싶다. 이는 트위터에서 QV 관련 글을 여러 개 남기면서 더더욱 느꼈던 부분인데, 책에서 제시하는 예시나 근거들에서 QV가 갖고 있는 몇몇 특징들이나, 저축을 통한 투표가 가능한 상황이나 자본으로 투표권을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빈약하며, 실제로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리라는 실증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이 나온 이후 2019년도에 콜로라도에서 QV가 적용이 되는 등의 일이 있었고, 몇몇 투표나 선호도 조사에서 사용이 되는 등의 논문이 나오는 등 관심이나 실제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QV는 제한된 상황에서는 상당히 효율적으로 사용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 특히 돈을 걸고 투표를 하는 경우라면 좀 더 의미 있는 형태로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자본에 의한 투표 방식이라는 문제가 존재한다) 싶은 부분이 있는데, 이에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연구나 모델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방식은 투표 참가자들에게 균일하게 총 투표 금액을 분배하는 방식 (일종의 투표에 대한 유도를 하고, 강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스크리닝 할 수 있는 형태로 작동할 것이다)인데, 이를 이용하여 기존 투표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개선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투표를 안 한 것에 대한 벌금을 매기는 논의가 있었기도 했다. 둘 다 투표를 안 하면 손해를 보게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정책이다. 손실 회피 경향이 더 크다는 점과 보상을 주는것이 처벌을 하는 것 보다 쉽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뭐 QV 관련한 이야기를 제쳐둔다면,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이라 하면은 비탈릭의 추천사였는데, 비탈릭이 어떤식으로 이더리움 그룹을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지, 래디컬 마켓에서 어떤 부분을 영향을 받았는지, 이더리움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탈중앙화라는 단어가 와 닿지 않는다면, 래디컬 마켓을 읽으면서 래디컬한 사상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있을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래디컬한 시장 및 정치 개혁이 가져오고 싶어하는 미래는 디스토피아나 테크노크라시한 무언가는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을 읽고 QV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이 있다면, 다음의 글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글렌 웨일이 주로 논문을 써서 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찾기는 좀 힘든 편이다. 학계에서 그렇게 인정 받는 분위기는 아닌데, 뭐 비주류 사상이라는게 다 그렇지 않겠는가. 좀 더 가다듬어지고, 실증 사례가 늘어나면 사회과학 쪽에서도 슬슬 관심을 갖을 것이다.

1. Quarfoot, D., von Kohorn, D., Slavin, K., Sutherland, R., Goldstein, D., & Konar, E. (2017). Quadratic voting in the wild: real people, real votes. Public Choice, 172(1-2), 283-303.

2. Lalley, S., & Weyl, E. G. (2018). Nash equilibria for quadratic voting. Available at SSRN 2488763.

3. Lalley, S. P., & Weyl, E. G. (2018, May). Quadratic voting: How mechanism design can radicalize democracy. In AEA Papers and Proceedings (Vol. 108, pp. 33-37).

4. https://ethresear.ch/t/quadratic-voting-with-sortition/6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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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 저 _ 강주헌 역 _ 사회평론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 저 | 강주헌 역 | 사회평론


어느 때와 다름 없이 책방을 거닐고 있을 때, 우연치 않게 눈에 들어온 책이 한 권이 있었다. 사실, 수 많은 책들의 제목을 읽어보고, 목차를 보고, 그리고 괜찮다 싶으면 내용을 좀 보고 다시 있던 자리에 꽂아넣는 행위를 계속 반복을 해 왔었지만, 이 책 만큼 "안 팔리니까 제발 좀 사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내 서면에 대고 말하는 책은 없었다. 그래, "하버드", "인문학", "않는다" 이 세 단어에서부터 내 대뇌 피질의 경고 필터가 벌써부터 울리기 시작했지만, 이 세 단어 위에 쓰인 이 책의 원제, "In Defense of a Liberal Education"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봐도 좋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뭐, 그래 바보 같이 번역을 했거나, 중간에 내용을 좀 짤라먹을 가능성이 크긴했지만, 일단은 최소 합격선은 넘어선 셈이었다.


"In defense of" 는 원래 "변호하다" 정도로 해석을 하니, 저자가 의도하고 싶었던 제목은 "인문학을 변호하다" 혹은 "교양 교육을 변호하다" 정도였을 것이다. 책의 시작은 뭐 인문학으로 분류되는 서적이 으레 그렇듯이 인문학의 역사부터 -꼭 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이 빠지질 않는다- 시작을 하여, 중세 시대의 교육의 특징들 그리고 근현대의 교육 시스템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점점 전문화되는 세상과 그에 상응하는 교육 시스템의 변천에 의해 점점 인문학이라 불리우는 것들의 가치가 평가절하되게 되었다는 것을 인문학이 원래부터 쓸모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차근차근히 설명 하는 것으로부터 비롯하여, 자신이 겪은 인생을 반추함으로써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뻔하디 뻔한 방식을 택하고 만 것이다. 사실, 이런식의 변호를 한 두 번 본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인문학 (혹은 교양) 에 대한 논쟁을 볼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레퍼토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해 버렸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을 하였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교양 과목이 하늘에서 뭔가 뚝 떨어진 산물이라 생각을 하고, 이런 전문화된 교육 제도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온 것처럼 치부하는 경향이 크지만, 현재의 논의에 이 사실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제일 큰 문제는 이런 전문화된 교육 과정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들과 전문화가 가지고오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해 봐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담론을 끌어내지 못했으며, 어떤 격렬한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그것이 제일 큰 문제인 것이다. 날카로운 통찰보다는 현재 대학들의 시도하고 있는 인문학을 복권 시키려는 다수의 정책들과 왜 PISA 점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성취가 높은가 따위의 이야기 -이에 대한 논의들은 이미 꽤 많이 진행이 되어있다-를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안 됐었다.


세상이 바뀌는 것과 전문화된 세상이 다시 전문화 되기 이전으로 돌아가 리버럴 아츠라고 불리우는 일종의 틀과 형태가 분명하게 존재하지 않는 수업 방식으로 이루어진 느슨한 교육 과정을 다시 시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화는 결과적으로 꽤 큰 학문 간 장벽을 만들었으며, 이런 장벽 덕분에 발생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타 학문에서 충분히 실마리나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였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학문의 다른 세부 전공도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단절성은 다행히도 내가 하고 있는 학문에서 매일 같이 겪는 일이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이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자기가 알고 있는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메꿀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상기 시켜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교양 교육이나 인문학이나 리버럴 아츠나 뭐 어떤 단어로 불러도 무방하지만, 여기서 얻어가야하는 것들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게하고,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절차는 자신의 생각을 통해서 이뤄내야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증명과 -사실 주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 그것을 반박하는 일련의 반례를 생성하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대안들을 찾아내고, 이를 XX학 이라는 단어에 속박된 상태로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점을 절충하여 사태를 해석해야한다는 것이다.


노먼 오거스틴도 록히드 마틴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내가 경영자로서 마지막으로 운영한 기업은 직원수만도 약 18만 명이었고, 대부분이 대학 졸업자였다. 게다가 8만 명 정도는 엔지니어이거나 자연과학자였다. 경영진까지 승진한 직원들에게서 확인되는 뚜렷한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의 생각을 글로 명확히 표현해내는 능력이었다"라고 말했다 - p.90


즉, 교양 교육은 우리에게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것은 혼자 힘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깨우친 것이며, 이런 깨달음은 단편적으로 얻은 지식의 조각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나는 시론을 꼼꼼하게 읽고 새로운 출처를 검색해서 가설의 옳고 그름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찾아내는 방법, 더 나아가 저자의 편견까지 알아내는 방법을 배웠다. 물론 책을 신속하게 읽고 핵심을 뽑아내는 방법, 의문을 제기하고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을 배웠다. - p.95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대한 접근 방식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일 뿐, 저자의 생각에는 많은 부분에서 동의를 하는 편이다. 생각하는 법은 언제나 중요하다. 리버럴 아츠가 중요한 이유는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생각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해석하고, 문제를 찾고, 경중을 따지고, 근거들을 찾아내거나 추론하는 과정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은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남들에게 추천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여기에서 나온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뭐 그래, 손자병법도 극찬을 받지만 사실 뚜껑을 따보면 뻔하디 뻔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간과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뭐 이런 생각들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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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저 / 더난콘텐츠그룹 출판 / 360쪽 / 15,000원



    경영이나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필립 코틀러라는 이름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뭐, 나 같은 경우만 해도 책장만 봐도 마케팅 관리론 14판이란 글자 아래, 필립 코틀러라는 단어가 적혀져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 필립 코틀러가 자본주의에 대한, 경제학 책을 써냈다. 띠지와 제목만 봐도 실제로 탈-자본주의를 요구하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실제로 이는 출판사의 출판 마케팅에 희생된 수 없이 많은 책들의 제목과 글귀 중 하나일 뿐이다. 영어 원제는 "Confronting Capitalism"이며, "다른 자본주의"라는 번역 보다는 "도전 받는 자본주의"라고 해석을 해야했었다.


   서문부터 필립 코들러는 상당히 강한 논조로 경제학에 대해 논할 것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기존 사회 문제에 대해서 꽤 공격적으로 논하는 것을 보면 호락호락하게 자기 주장을 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꽤 많은 사람들이 (특히 특정 정치 성향이 완고한 사람들이 보면) 당황할 내용들로 가득한 14가지의 주제들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 그리고 이것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 꽤 완고한 어조로 말을 해 나간다. 빈곤, 부의 재분배, 환경, 금융 규제, 부유세 등 꽤 반기업적인 (?) 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왜 빈곤 퇴치를 위해 최저임금이 도입되어야하며, 최저임금이 올라야하는가부터 시작하여 기업 과세에 관한 문제까지 꽤 다양한 쟁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최종적으로 현재 직면한 상황들을 해결하려면 어떤식으로 행동을 해야할지를 제시한다.


    아 시발 다시 읽고 다시 써야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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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와서 독후감이나 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교수가 과제를 던져주면 그것을 해야하는 건 대학생의 의무가 아니던가. 워드 하나 켜놓고 6시간동안 글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유의미한 인생이라 할 수 없는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이렇게 한심하기는 처음은 아니지만 글쓰기에 한정에서는 엄청나게 한심한 거 맞는 거 같다.


뭔가 익숙한 표지, 뭔가 익숙한 제목, 그리고 뭔가 익숙한 내용... 분명 중학교 또는 초등학교 시절에 분명히 읽었던 책이라는 걸 깨닫는 데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분명 제 1장에 나온 캐롤라인 군도의 돌 화폐 이야기는 어디서 읽었는 지도 모르면서 내가 두고두고 써먹는 이야기였고, 그 후에 나오는 불환 화폐의 가치 변동이나 인플레이션 관련 이야기도 분명 출처는 모르지만 열심히 말하고 다니던 것들이었다. 내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책의 제목을 기억 못하고, 저자도 기억을 못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미 책을 중간쯤 읽고 나서였다.


한국 출판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자, 신간 코너에서 "나 좀 봐주세요!"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옹기종기 진열된 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인 한국 특유의 낚시성 제목은 이 책도 피해갈 수 없었다. 포스팅 제목에 원제를 적은 이유도 그것의 연장선상이며, 원제에서 풀풀 풍기는 단편 소설집 같은 느낌을 어디 경제학과에서 한 학기동안 배우는 경제학 전공 서적으로 바꿔놓은 출판사를 탓했으면 좋겠다. 사실 화폐 경제학이라는 단어보다 나쁜 화폐 라는 식으로 제목을 짓고 그 밑에 부제목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화폐에 대해 논하다!"를 달았으면 제목과 부제목에 낚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으리라 생각이 드는데, 출판사 사장은 그 쪽까지는 생각을 안해본 거 같다.


원제인 Money Mischief라는 단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원제가 의미하는 것은 분명 한가지가 아니다. Mischief라는 단어에는 분명 뜻이 여러개가 있었고, 분명 Money라는 단어랑 결합하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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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Alexander Osterwalder), 예스 피그누어 (Yves Pigneur)


경영학이나 경제학 이런 걸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워합니다. 자신과는 동떨어져 있있거나, 알긴 알아도 건들이기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을 하죠. 하지만, 경제학이나 경영학은 그렇게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체계화 시키고, 그것을 학문으로 만들어 놓은게 경영/경제학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저도 경영학 쪽은 손도 못 대보고, 경제학 쪽에 엄지 발가락 하나 정도 담가본 사람이라서 뭐라고 말 하기에는 그렇네요.



비즈니스 모델 제너레이션 (한국판 제목은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은 경영학적인 이야기보다는 캔버스라는 도구를 통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지에 대한 책입니다. 9개의 블록을 통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하고, 그것을 통해서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를 결정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8개의 블록만으로 회사의 판매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점점 읽어나가면서 8개의 블록만으로도 충분히 기업의 판매 모델이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되고, 그게 사실 9개의 블록만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8개의 블록 때문에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캔버스는 핵심 파트너쉽, 핵심활동, 핵심자원, 가치 제안, 고객 관계, 채널, 가치 제안, 그리고 수익원과 비용구조라는 9개의 블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각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것들인데, 이것들을 통해서 회사가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 무엇을 통해 뭘 만들건지, 그 무엇을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하고 어떻게 안겨주고, 돈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감명 받은 것은 단순히 이런 9개의 블록이 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각종 사례들을 제시해 준 것입니다. 그것도, 예전부터 있었던 기업들 뿐만 아니라 현재 성장하고 있는 IT쪽 기업들과 중소규모 기업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줬다는 거죠. 아이팟의 캔버스 모델이라던지, 네슬레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방법을 분석한 캔버스라던지, 아님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인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라던지 이런저런 것들을 통해서 어떻게 이 캔버스 모델을 적용 시키는지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위해서 이 책은 독특한 판본을 쓰고 있는데, 처음에는 읽기가 불편하지만 차츰 적응해 가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편합니다. 세로 길이가 가로 길이보다 길었다면 짤렸을 그림이 이런 판본에서는 한 장에 모두 들어갈 뿐만 아니라 거기에 옆에 주석을 붙여놔도 되었고, 이런 공간의 장점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걸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 (당연히 한눈에 보이도록 왼쪽과 오른쪽 페이지)에 써 내려갈 수 있게 했습니다.


난잡해 보이지만, 이런 비주얼라이징은 이 책만의 독특한 특색을 주고, 사람들이 부담없이 책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저 같은 경우 100페이지를 부담 없이 슥슥 넘기면서 핵심 정보들을 중점적으로 읽었습니다. 제가 아는 선례라던지, 제가 아직까지 관심이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좀 대충대충 읽었죠. 하지만, 이 책이 전하려는 의도는 거의 다 얻어 낸 거 같습니다.



좋은 책이니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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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읽는 제레미 리프킨씨의 책이지만 그 분의 유명함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종말 시리즈로 유명하시기도 하고 뭐 그래서 읽었습니다. "육식의 종말" 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육식은 왜 그만둬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아주 자세하게 풀어 쓴 책입니다. 날카롭고 예리한 칼로 들쑤셔 놨다고 할까요? 자세한 자료들과 수 없이 많은 예시들이 리프킨씨의 주장을 뒷받쳐줍니다. 육식의 기원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하여 육식이 어떻게 인디언을 죽였는지, 육식이 어떻게 자연을 파괴하는지, 육식이 어떻게 아프리카를 초토화 시켰는지에 대한 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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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스티븐 립
출판사 : 세계사
ISBN : 978-89-338-7012-9

서점을 들리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베스트 셀러 코너에 가는 것입니다. 베스트 셀러는 현재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 이기 때문입니다. 또, 기본적인 품질 보장도 되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것들이 주로 베스트 셀러에 오르거든요.

게임 오버는 제가 베스트 셀러 코너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짧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제목을 갖은 게임 오버는 제 눈에 확 띄었고, 읽어보니 내용도 흥미를 유발하는 "자원"에 대한 이야기 였기에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지금 당장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현대 문명은 붕괴하고 만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장미빛 미래가 아닌 쟃빛 미래라는 것입니다. 석유 및 원자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무한한 것이 아니며, 대체에너지를 빨리 개발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체 에너지를 개발 하기 위해서는 또 석유와 원자재가 필요한 문제점이 있죠. 저자는 그런 문제점을 들춰내면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시라도 빨리 석유가 절대피크오일상태(공급의 한계)에 놓이기 전에 대체 에너지를 이용한 시스템으로 전환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에너지 절약만 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결국 자원난에 의해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경제의 붕괴까지 초래한다고 합니다.

인류 문명은 붕괴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 풀아웃의 스토리가 생각나는 그런 결론입니다.

후반부에 가서는 투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뭔가 쌩뚱맞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읽어보면 대부부분 수긍이 가는 내용들입니다. 게임오버의 부제가 왜 "자원 고갈의 시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하여"인지를 알 수 있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경제의 불안정이 달러화의 약세를 보이게 하고 그것은 바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금 가격을 높이게 한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자원 고갈의 시대에 투자할 만한 것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자세한 설명이 있어 왜 투자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줍니다.

솔직히, 저는 뒷 부분보다는 앞 부분에 비중을 두고 싶은데,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 인류가 처해있는 상황은 예전과 다르고 그것을 간과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자원고갈은 지구 온난화와 함께 인류에 위협을 가하는 또다른 악재입니다. 단순한 투자를 위한 지침서라기 보다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환기 시켜주는 책이었으면 하는 저의 바램이기도합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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