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1. 10년 전에 Benjaminblog.net 을 운영하던 시절의 글들을 이 블로그에 다시 올려놨다. 10년전 글들이다보니, 그 당시 테이스트 기준으로는 적당한 오타쿠체로 구성 된 글들이었지만, 지금 보기에는 중학생이 끄적여놓은 쪽팔리는 글들이 대부분 아닌가 싶다. 맨날 블로그 방문자수를 올리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던 걸 생각하면, 방문자수가 왜 안 늘고 서로이웃 같은 것도 왜 안 늘었는가로 고민하던 이유는 나이를 먹고 나서 풀려버렸다. 저런식으로 글을 쓰니 안 오는 거지... 흑흑

 

2. UDC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그렇고, 인사이트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인사이트는 아마도 다양한 시행착오들을 통해서 얻어졌던 것들이고, 앞서 말한 다년간의 블로그 운영과 눈팅을 통해서 온 게 아닐까 싶다. PC통신 문화가 서서히 사그러들던, ADSL 시대를 기점으로 여러 커뮤니티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던 것들도 있고, 초창기 기조에 따라 디씨를 멀리하고, 이글루스를 눈팅하면서 보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봤던 것도 있고, 그리고 글을 어쨌든 (이 블로그 글 수를 보면 알겠지만 수 천 개의 글을 썼다) 여러번 쓰다보니 정형화된 사고의 방식이나 글쓰기 방식이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3. 그 당시의 글들을 보면 참 부끄럽긴하지만, 인생 경험이 좁은 상황에서 세상을 나름의 방식으로 파악하고 인지하는 방법들을 배워가던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뭐 인생이 30살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대한민국 교육에서 대학교를 위한 청소년기를 불태우는 그 과정에서, 정말로 사회라는 것을 이해하고 사람간의 상호작용을 배워가는 걸음마는 20대부터 시작되는 게 한국의 주 특성인건 당연하다. 아직도 주변의 많은 10대와 2~30대들을 보면서 고민 되는게, 학벌과 취직이라는 그것 하나 때문에 10대와 20대를 날려버리고, 30대라는 시간 조차도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것들을 보면서, 내 삶을 어떻게 정해야하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에 고민을 해서 선택을 했고, 방향을 잡았고, 그것이 최적의 답이 아니였거나 오답이었어도, 어떻게든 선택하고 나아간다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은 -즉, 일반적인 이대남이 겪지 않는 루트들을 겪었다는 것은-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알게 된 것과 같지 않나싶다.

 

4. 인사이트는 경험과 직관으로부터 오는 산물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인터넷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감사를 표한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인터넷은 통제가 불가능한 범죄들과 극우주의의 확산을 일으키고 있고, 다시 감시와 통제를 통한 사회의 안녕을 찾기 시작했지만,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 있었던 정보통신으로 세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과 다양한 사람 군상들과의 만남은 정말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시 그럴 수 있는 때가 올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5. 이런 더 이상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존재하거나,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소실된 상황에서, 8~90년대의, 혹은 2000년대의 찬란했던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았던- 시절들을 회상하면서 추억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다. 어느순간 60억 인구가 아닌 80억 인구를 갖고 있는 행성이 되어버렸고, 제한된 자원을 아둥바둥 나눠가져야하는 맬서스 트랩이 발동된 이 시기를 어떻게든 해쳐나가, 과거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여유를 다시 되돌려올 수 있는 -정확히는 선진국만 누리던 그것을 전 세계적으로 누리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게 목표로 자리잡았다.

 

6. 그런 면에서, 결혼이라는 것을... 더 나아가 재생산 과정을 거치는 것 -임출육 전체- 을 나는 자신있게 행할 수 없을 것 같다. 비혼주의와 독신주의의 미묘한 결합과, 커리어적 성장을 위해 내가 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또 포기하게 된 것이다. 뭐 여튼, 사업 하면서 뭔 얼어죽을 연애고 결혼이고 육아고 그렇겠는가. 주변 50대 사장님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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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쓸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사실 내 글은 계몽주의적인 형태를 띄고 있거나,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 썼었는데, 사업하면서 배우는게 사람들은 말을 들어쳐먹지 않는구나랑, 글 하나로 뭐 바뀌는 것도 없구나라는 걸 두 개를 너무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번 글을 쓰면 2~3천자를 써야지 직성이 풀리고, 그 글의 완결성이나 맥락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 꽤 노력을 하는 편인데, 요즘은 그걸 단위 시간 당 벌어들일 돈 대비 단위 시간 당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다보니 더더욱 그런 듯 싶다.

 

2. 블록체인은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트윗에서도 말했듯이 사실 초기 진입자들의 경우 너무 자본력과 기술력의 부족함으로 9할9푼9리 이상이 망할 것이다. 블록체인 겨울을 버티면서 단단해진 기업들도 많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블록체인 업계는 경험상 허접들 뿐이다. 허접이라고 해서 미안하긴 한데, 허접 맞다. 지금 이 기술로는 현대 금융 시스템을 모두 흡수하지도 못 할 뿐더러, 10,000 분의 1도 가져가지 못하는데 그게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3. 몇몇가지 일이 해결되면 좀 쉴까 싶다. 말 못할 몇 일들이 있는데, 이 일들이 언제 끝날지 참 모르겠다. 걍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만이 답이겠지... 다만 이 일들로 인해서 사람이 많이 변하게 되었다는 건 부정을 못 하겠다. 변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는게 정확하겠지... 회의론만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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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의 여유가 늘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뭐 별로 늘었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냥 많은 걸 포기하고 욕심을 덜어낸 것이라고 하는게 정확할 것이다. 결국 내가 원하던 것, 내가 달성하고 싶어하던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있고, 사실 돈이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니 그런 것이라고 봐야겠다. 특히, 자금적 문제가 대부분 해결 되는 시점이 오는 상황이고, 사실 이 이후에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질문이 올 때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인생을 살았는가? 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이라면 외부의 압력과 압박으로 움직였다면, 지금은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은 감정만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런 감정들만 남은 시점에서 여유가 생겼다기 보다는 그냥 좀 텅텅 빈 공간들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채워야하는지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는게 맞을 것이다.

 

2. 글이 안 써진다. 이런 이유야 잘 알지만, 타인을 설득하거나, 무언가를 바꾸려고 글을 썼던 시절과는 다르게 온전히 나의 생각이나 나의 느낌을 표현한다는 것은 언제나 고민되는 일이다. 흘러가는 조류를 따라 배를 모는 것은 쉽지만, 조류를 만드는 것과 방향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정작 글을 쓰려고 보니, 학술적이건 비판적이건, 결국 나는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하였고, 그 바꾸는 것을 통해서 내 자신을 증명하려고 했었나 싶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어서 글이 안 써지는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원동력이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겠고, 뭔가 더 이상 바꿀 의지나 마음이 없는 상황이니, 덩달아 글을 못 쓰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3. 여튼, 사실 예전이라면 Macro한 일들과 업적들을 찾는 것을 원했다면, 지금은 좀 다른 걸 하고 싶다거나, 아님 다른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열정이 사그라든건지, 아니면 흥미를 잃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다시 방향을 찾아가는 시점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뭐 그 전에 저질러 놓은 일들은 다 끝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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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쓸 때, 글이 끊긴다. 긴 글을 쓰는 것에 힘듬을 느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요즘 글을 쓰다보면 긴 글의 호흡이 짧아지거나 논리적 구성이 약해지는 것을 많이 느낀다. 책을 제대로 많이 읽는지도 10년 전 일이 되어가고, 근 3년은 1년에 5~6권 정도 책을 읽으면 다행인 정도가 되었다. 그것도 2~300페이지 정도의 짧은 책들을 읽고 빠르게 내용을 축약하는 그런 수준인데, 필요에 의해서 읽게 되는 책들이란 다들 회사 운영과 조직 관리 같은 기술적 기교에 대한 책들 뿐이다. 단순하고, 적확한 표현들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음미할 수 있고 반추할 수 있는 책들은 읽은 기억도 없다. 닳아 없어지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2. 대표로서 인생을 살면, 사람의 내적 성장과 동시에 닳아 없어진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하는데 오늘도 비슷한 이야기로 2~3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었다. 대표라는 것은 사람을 잃는 건 기본이고, 대표는 댓가를 치루는 만큼 버는 존재라는 걸 매번 듣는데 그렇다면 대표가 다 닳아서 없어지는 그 때가 오기 전에 다시 나라는 존재를 채워 넣어야한다는 걸 계속 깨닫는다. 껍데기만 남은 사람들을 비웃었지만, 정작 나도 그런 수준의 인간이 되어가고 있고, 과거의 빛을 내었던 것들이 하나하나 빛을 잃고 아스러져가는 걸 볼 때마다 허무함을 느낀다.

 

3. 다른 회사 생각할 이유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회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인지는 모르곘지만,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다른 회사와 다른 사람을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자주든다. 그렇기에 여기까지 왔겠지만, 그렇게에 여기까지 밖에 못 왔다라는 게 느껴지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휴식? 재도전? 포기? 직장인? 뭐 하나 생각대로 되는 게 없고, 결국 선택지는 점점 제한되어간다.

 

4. 결국 나는 재도전을 선택했다. 다만, 휴식을 포함한 재도전이다. 난 블록체인 업계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다음 번의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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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년도 대충 다 끝나간다. 뭐 한 거 없고 사고만 친거 같은데 말이다...

 

2. 그냥 예전에 들었던 수업 생각이 난다. 별건 아니고, 인간의 의식(consciousness)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의라고 해야하나, 뭐 간단하게 말하면, 내가 의식을 갖고 있는 것과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논의를 했었던 근대사상과 현대 인지과학 쪽에 대한 수업이 그것이다. 뭐, 그래서 그걸 왜 지금 이야기를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요즘 의식이라는게 인간이라는 오토마타의 부수적인 무언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뭐 이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좀 길지만 짧게 이야기를 하자.

 

3.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영혼이 존재하고, 육신에 깃들어있다고 믿는가? 그러면, 아마도 -고대부터 지속되어온- 심신이원론을 믿고 있는 것일 것이다. 뭐, 반면, 인간이 입출력 기계에 불과하고 이는 호르몬과 뉴런의 전기 자극 등으로 조합되어있는 피드백 머신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심신일원론 -정확히는 기계주의-에 가까운 사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인간의 의식이 존재하고, 뭐 이게 육신에 묶여있고 육신 그 자체로 정신이 구현된다는 -현대적인?- 유물론적 사고 방식도 있을 것이다.

 

4. 뭐, 유물론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프로그래머라는 직종에서 기계주의와 유물론적 사고를 강하게 갖고 있거나, 아니면 심신이원론에 대한 극단적인 추종이라는 두 양태로 사람들이 갈리는 걸 많이 보았다. 기계를 다룸에 있어서, 우리 자신도 견고한 기계에 지나지 않으며, 오토마타에 불과하다는 선언을 하는 경향 -결국 무신론으로 이루어지는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다- 이나, 아니면 컴퓨터 프로그램은 분명히 한계가 있으며, 이 때문에라도 인간에게는 영혼 혹은 그에 준하는 컴퓨터로 달성할 수 없는 무언가가 없을 것이라는 확실을 갖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5.사실 위의 내용을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에는 중,고등학생 때였고, 저런 개념이 어떤 철학자에 의해서, 어떤 연구에 의해서 정리가 되어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도서관의 여러 책이라는 단편적 조각으로부터 유추된 그런 것들의 연속이었고, 대학에 오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건 역시 인간 정치 체계의 한심함 복잡성과 민주주의의 가능성 이런 거였지만, 뭐 결국 이런 배경에는 인간은 왜 평등해야하는가, 인간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근대 사상철학을 배웠고 (철학 수업에서 현대사상과 인지론을 먼저 배우고, 역으로 근대 사상을 배우는 미친 짓을 했었다. 근데 이건 컴퓨터 공학에서 취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뭐 그냥 도움은 된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6. 여튼, 뭐 이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해서, 결국 제일 짜증나는 결론에 도달하였기 때문이다. 몇몇 뇌과학 연구에서 밝히듯이 실제로 자유의지가 없을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딥러닝의 발전이나, 설명 가능한 ML 모델이라던지 이런건 둘째치더라도,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의식이라는게 뭔지에 대해서 정의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 것도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의식이라는게 내 뇌에서 일어난 의사결정 과정의 부수적인 무언가라고 하면, 나의 의식이 없어도 실제로 나는 행동하는데, 즉 피드백 반응을 보이는데, 어떠한 내 자유의지라는게 없거나 아니면 행동과 괴리된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7. 이딴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책 읽기였다. 몇 년 간 시각 관련 장애로 안과를 갔었고 별의별 검사는 다 했었지만, 거의 모든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문제는 지금까지도 나는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인성, 즉 중증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다들 말은 하지만, 실제로 내 망막에는 상이 맺히고, 야구공이 날라오는 것도, 자동차가 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다만, 나는 문장의 전체나 사람의 얼굴 전체를 완벽하게 인식을 하지 못한다. 단어나, 눈, 코, 귀, 입 등의 분절된 형태로 인식하고 이를 재 조합하여 다시 뇌에서 이미지를 생성(상상)하는 형태로 살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멀쩡하게 행동한다.

 

8. 이런 면에서 사실 무서운 것은 결국 내가 기억한다, 혹은 내가 인지한다는 자각과 실제로 뇌에 저장된 정보는 다르다는 것이고, 그게 심층 의식에 있을 수 있지만, 아예 다른 것으로 반응하여 행동하는데 인지 능력은, 반응과 행동에 대해서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게 아닌가라는 강력한 심증들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즉, 우리가 자각이라고 느끼는 무언가는 냉장고 모터가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소음 (...)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각이라고 불리는 것 외에서 "진짜 자각하는" 그런게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 아니 정확히는 1인칭 영화관에 온 것이라고 봐야겠지.

 

9. 거기다가 내 몸은 움직이는데, 내 정신은 멈춰있거나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솔직히 정말 유물론적으로 나를 인식해야하는게 맞는가라는 질문부터, 그냥 육신과 영혼의 연결에 있어 핑이 좀 튀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몸도 마음도 편하지 않을까라는 자조적 절망까지 할 정도이니 할 말은 다 한게 아닌가 싶다.

 

10. 여튼, 사실 인공지능이나 ML 쪽에서는 이야기하기에는 엄청 먼 일이고, 현대 뇌과학도 뇌 기능에 대한 전체적인 기능에 대해서도 아직은 갈길이 멀 정도로 연구가 더딘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의외로 가까운 곳에 인지라는 것에 대한 답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언젠간 다시 학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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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발 블로그 https://blog.bengi.dev 로 완전 이전. 개발 이야기는 거기서만 합니다. 솔직히, 개발 이야기 거의 못 하긴 하지만요 :(

 

2. 블록체인 잡담이나, 각종 독서 기록, 뭐 이상한 헛소리들은 이 블로그에서 주로 합니다. vim 글 보시고 Feedly 구독하시는 분들은 1번 참조하셔서 넘어가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ㅠㅠ

 

3. 사실 트위터를 더 많이 합니다. @Bengi_mk3 쓰고 있고, 이 블로그에 글 쓰는 수준으로 전문적인 이야기는 절대로 안 하고, 이상한 헛소리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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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내려가는 KTX를 타고 있다. 엉겁결에 출장이 잡혔고, 이게 임베디드 장비를 다루는 거다보니 안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것저것 장비를 챙기고 내려가는데, 이런 일로 부산을 간 적은 거의 없어서 참 기분이 묘하다. 특히, 아직도 RS232가 현역으로 돌아다니고, 그걸로 중앙 제어 시스템 구축하고, 그걸로 프로덕트가 나돌아다니는 걸 보면 레거시라는게 참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임베디드 혹은 산업용 장비라는 분야가 참 변하지 않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IoT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PLC나 RS232, 좀 괜찮으면 RJ45로 통신을 주고 받으면서 움직이는 시스템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많은 부분들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에, JTAG, I2C, UART 통신 프로토콜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게 제조사 커스텀을 따르고 있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겠지만, 락인이 일단 걸린 상황에서는 대부분 문제 없이 구축된 장비들로 산업 자동화 시스템으로 확장 시킬 수 있었다. 뭐 결국 산업 표준화가 된 CAN이라던지, 수 만 개의 제조사별 커스텀 규격이 난무하지만 메세지 구조 만큼은 다 동일한 J1939라던지...

제일 최신으로 써본 임베디드 기술이라고 하면 EtherCAT인데, RJ45, 즉 랜선을 꼽아서 이더넷 스택에서 시스템을 돌리는 녀석이다. 장비마다 IP와 MAC이 부여되어있고 (안 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해서 적절하게 명령어 페이로드 넣으면 알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인데, 개발하면서 참 단순하게도 시스템이 돌아가는구나라는 것과 보안 측면에서 어떤식으로 외부 공격을 대응을 할지에 대한 고려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 페이로드만 알면 되는 RS232 같은 것과는 쨉도 안 되지만, 역시 오실로스코프나 로직 아날라이저에 의존해야한다는 점에서 해커를 1차적으로 차단(...) 해주는 물리적 보안(...)이 되어있다는 점 때문에 RS232는 공격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다면, EtherCAT은 네트워크 해킹하듯이 더미 허브 하나랑 패킷 스니퍼를 돌릴 경우에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통신 관련 보안 설정이 당연히 있지만, 다들 디폴트 값으로 쓰겠지 뭐...)

EtherCAT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임베디드 분야는 2014년 내가 실질적으로 공격을 시작하여 진입하기 시작한 시점에 비해서 보안적으로, 그리고 기술적 변함이 그렇게 많지 않은 부분이라는 걸 말 하고 싶다. 아직도 C/C++, 운 좋으면 Python2.7로 짜여진 코드들이 돌아가고, RTOS나 리눅스가 깔린 시스템들을 헤집어가면서, (종종 운영체제가 없어서 직접 펌웨어 짤 때도 있다) 수 십년 전부터 규정된 전송 규격에 맞춰서 페이로드만 맞추면 되는 상황들을 보면, 내가 디지털 고고학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기술적 발전이 없었다기 보다는 역시 레거시 시스템과의 호환성이나, 기존 시스템을 모두 갈아끼우는게 불가능한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 부분들이 이런 특징을 가져온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고, 이런 특징들 덕분에 이 시스템이 수 십 년 간 유지보수 되고, 같은 통신 프로토콜을 쓰는 애드온 (혹은 연동 장비)만 갈아끼우면 되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 MQTT 연동을 위해, 나름 최신이라는 ESP32, 라즈베리 파이 같은 걸 얹어서, AWS에 로그를 쌓게 하고, 원격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까지 가능하게 하는 일들을 우연치 않게 하게 되었을 때 사실 재미와 기쁨을 제일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기존 장비들에 애드온 하나 달면, 인터넷에 연결되고, 이제 데이터를 쌓게 되고, 스몰 데이터(라고 해도 연 2~300기가)를 쌓아서, 이를 통해 통계를 내고, 효율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으로써는 정말 자긍심 넘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IT는 이런 효율화나 개선을 가져오는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 되는 것도 사실이다. IT는 필연적으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효율화 하는 방향으로 밖에 작동 안 하는 구조를 띄고 있는데, 이는 기존 시장의 교란이나 파괴를 가져오게 된다. 예를 들어서 넷플릭스를 보자면, 넷플릭스는 기존의 영화 산업계의 인력, 제작 방식, 배급 방식을 그대로 들고 왔을 뿐만 아니라, 판권을 구입함으로써 기존 시장에 있는 영화를 그냥 들고 오기까지 한다. 기존 영화 산업과 다른 점이라고 하면, 음... 뭐... 영화관이나 비디오 가게를 거치지 않고, 100Mbps 망을 통한 FHD나 4K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 정도? 그것 하나만으로 영화관과 기존 대여 시장을 다 파괴해 버렸고, 버릴 것이다. 그러면 넷플릭스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기업이긴한 것인가?

넷플릭스에 대해서 이렇게 부정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는가, 기존 영화 배급 시스템 개선이라는 거 자체가 엄청난 일이 아닌가라는 반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에니메이터 수가를 아예 엎어버리는 수준이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VOD 배급이나 BD 배급에 있어서 골머리를 더 이상 썩지 않아도 되게 해 인디나 장르 무비 제작자들의 숨통을 틔워준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아니 정확히 말해서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특징 중 하나이다.

2014년 에어비엔비가 대세가 되었을 때, 기존 경제/경영학 이론으로는 이러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IT에 의한 효율화는 기존 이론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참 많이 들었다. 그게 컴공이었건, 경영대였건 뭐 다들 똑같은 소리를 반복했고, 컴공 교수들의 콧대는 나날이 높아져갔다. 그 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정말로 이런 모델에 대한 설명이 없었는가라는 질문과, 실제로 이 시스템이 정말 제대로 작동되는 시스템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그 당시 경영대 중간과제로 에어비앤비의 모델이 어떤식으로 호텔과 경쟁을 하는지,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지, 이 시스템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했었는데, PEST-L 분석을 때려보니 뭐 당연하게도 고급 호텔은 영향을 받지 않고, 저가형 호텔이 영향을 받고, 법적 규제에 따라 에어비엔비의 미래가 달려있고, 경쟁자가 출연하거나 기존에 있었던 호스트가 딴 데로 넘어갈 경우에 대한 대책이 없고, 각종 범죄에 취약하고, 사용자의 일관된 경험을 못 주고~~ 별의 별 부정적인 이야기를 다 했던 것 같다. (같이 과제 했었던 팀원은 그걸 별로 생각한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2020년에 와서, 에어비엔비는 예전의 밸류에이션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서 여행업이라는 것은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안정적이지 못했고, 거기다가 약 6년간의 누적된 신뢰, 안정성 이슈에 대한 사용자의 지속적인 학습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뭐 그 전에, 에어비엔비가 주는 호스트와 여행자의 교류나, 로컬에서의 특이한 경험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있지만, 역시나 이러한 마케팅은 사실 도미토리나 호스텔에서 겪는 거지 같은 경험의 연장선상일 뿐이라는 건 몇 번 써보며 다들 알지 않는가. 에어비앤비는 일종의 도미토리/호스텔과 호텔의 중간 가격을 포지셔닝하고, 전 세계의 방을 임대를 할 수 없으니 방 주인이과 에어비앤비 중개 수수료라는 단기 계약(?)을 통해서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이러한 느낌의 문제는 대부분의 IT,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겪는 문제이다. 수수료 기반의 제품 판매 정책, 혹은 구독 기반의 판매 정책은 실 현금 흐름 대비 얻는 수익이 적은 편이다. 일단 수수료는 2~30% 씩 물 수는 없는 건 당연한 것이고, 전체 금액의 5~10% 정도가 수수료로 얻는 수익이고, 실제로 인건비와 운용비용을 생각하면, 전체 판매 금액의 2~3%p를 가져갈 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완전 경쟁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는 지속적으로 신규 상품을 발굴해 내야하고, 기존 제품의 QC도 보장해야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상품 판매자들은 제3자이거나 실질적으로 컨트롤을 할 수 없는 무언가라는 것이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결국 고급 브랜드보다는 싸고, 저가 브랜드보다는 괜찮은 품질을 제공하는 적당한 수준의 제품을 제공하는 방문 판매업 IT 버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근데, IT 사업 특성상 이런 제품을 매칭시켜주는 구조를 배끼기는 정말 쉽다. 경쟁자들은 더 싼 가격이나, 더 큰 자본이나, 기존 브랜드 (e.g. 애플 뮤직) 를 앞세워서 성숙해져가는 시장을 침탈하려고 한다. 솔직히, 스포티파이 쓰다가 애플 뮤직으로 넘어가는 건 클릭 수 번이면 되는 거 아닌가?

보통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별로 많지 않다. 넷플릭스처럼 다른 VOD 사업자들을 깡그리 말살 시키려고 노력하거나, 판권 경쟁에서 출혈을 감수하던가, 독점 계약을 하거나, 아니면 결국 최종적으로 자체적인 영상 제작을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 결과적으로 커진 사이즈 대비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려면 구독형 모델이나, 수수료 모델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 이유는 사용자의 증가에 따라서, 서비스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아마도 지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병렬화에 각종 별의별 테크닉들이 들어가는 거대한 시스템이 하나 탄생하는 것이다.

요즘 드는 생각이긴 하지만, 만약 사용자 수에 따라 비용이 지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하였을 때, 동일한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몇 개라면, 각 업체의 수익 대비 전체 사용자에게 효용이 제일 많이 올라가는지가 궁금해진다. 뭐, 간단히 말하면, 넷플릭스가 전 세계 (정확히는 유럽/북미/아시아 일부)를 커버레지하고 있다만, 이를 적당히 쪼개서 나눴을 경우 몇 개로 나눠야지 최적값이 나오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 A라는 서비스가, 북미에 B라는 서비스가, 아시아에 C라는 플랫폼이 운영되고, 그것들이 각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가졌을 경우와 넷플릭스가 유럽/북미/아시아를 다 먹었을 경우, 수익과 유지 비용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유지비용이 A+B+C > 넷플릭스 라고 생각하리라고 보지만, 오히려 판권이나 언어/문화적 부분이나, 데이터센터 위치 등의 이유로 A/B/C로 쪼개져 있을 대가 더 효율적일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 앱이 그런데, 왜 굳이 배달의 민족을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쓸 때를 가정하면, 그냥 서울에 배달의 서울, 그리고 부산에 배달의 부산이라는 서비스가 각각 있고 운영주체가 달라도 되지 않느냐 이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전국의 이용자를 다 받을 필요 없이 서울 내의 이용자만 커버를 치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설계를 했을 경우가 더 낫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인데, 2000만명이 점심/저녁 시간에 동시에 주문 때리는 앱 vs 1~2만명이 그러는 앱 (역시 이렇게 된다면 구 단위로 앱이 나뉘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하면 후자가 무조건적으로 운영이 더 쉬울 것이다.

이 경우, 얼마나 잘게 쪼개야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쪼갰을 경우 R&D나 플랫폼의 협상력으로 우위를 갖던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다. 넷플릭스처럼 자체 컨텐츠를 하나 만드는 게 전 세계의 수 백 만 유저 단위의 결제를 유도한다면, 앞의 가정은 진짜 무의미한 것일 것이다. 세계적인 독점이나 과점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의 숙명인 것이라는 결론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런 시스템은 어느 순간 무너지게 되어있다. 사용자는 계속 플랫폼 사용자에게 신규 컨텐츠를 공급하라고 할 것이고, 이에 따라서 (에어비엔비는 좀 예외지만)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찾아내거나 런칭을 해야한다. 그렇게 되는 순간, 처음에는 카탈로그에 4~500개 정도 있었던 것이 3~4000개가 되고, 3~4000개였던게 수 만개로 늘어나는 건 순식간이다. 그것이 온전한 형태로 다 관리가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독점적인 시장 장악을 목표로하고, 팽창을 하고, 그리고 더 이상 팽창을 하지 못하게 되면 기존 유저들을 계속 유지 시키기 위해서 수수료 모델이나 구독형 모델을 어느순간 버리거나 변형시켜, 자체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쪽이 결말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넷플릭스도 매달 판권 정리를 하고 있고, 국가별로 다른 영상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각 국가별로 (사람들 눈에는 직접적으로 안 보이지만) 다른 판권 풀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가 기존 시장을 개혁하는 이유는, 개혁을 통해서 자사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영상 제작조차도, Whole Sale을 위한 판권 시스템을 우회하려는 방법일 뿐이고, 실제로 기존 배급 시스템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킨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시도들이 가성비가 안 나오거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예상되면, 칼 같이 손을 뗄 것이고, 파일럿 프로젝트라고 불리우는 형태로 많은 미드/영드들이 1화나 한 시즌만 출시하고 끝나지 않았는가.

결국 IT화는 무엇을 가져오는가? 그냥, 기존 시장의 전세계적인 파괴만 가져오는 게 아닐까? 뭐 중간에 변하는 건 있지만, 그건 IT가 자비로워서 그런게 아니다. 그냥 그렇게 해야지 살아남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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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출장을 갈 일이 있어 KTX를 타게 되었는데, 뭐 개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딴 일을 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잠시 블로그에 글을 적기로 하였다. 뭐, 여튼, 출장에 관련된 이야기이기도 하니 뭐 내일 있을 일들에 대한 복기를 하는 셈 치고 짧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근데, 정작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니, 뭐 어떤식으로 글을 시작해야할지 참 고민이 되는데, 타인에게 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큰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뭐, 기술이 지금 발전이 되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나 쓰레기 문제나, 빈부 격차가 해소가 되지 않느다느니, 점점 양극화가 심해진다느니, 아님 테크 기업들이 주장하는대로 시스템이 효율화 되지 않는다니라는 식의 서두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진부한 이야기로 시작할 것 같았고, 뭐 O2O나 플랫폼 마켓 -경제학에서 양면 시장이라고 부르는 것- 에 대해서 이야기를 잡자니, 코로나 시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 봤자 의미가 있나 싶은게 있었다. 그렇다면, 인과 관계와 상관 관계의 차이를 들면서 산업 혁명 - 의료 혁명 - 정보 혁명을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혜택이 분배되는 과정이 사실은 인과 관계가 아니였고, 상관 관계였던 것 같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도 웃긴 일일 것이고, 인류의 끊임 없는 소비를 지구의 자원으로 버틸 수가 없으니 결국 남는 것은 자원 부족으로 인한 멸절이거나 우주 진출 밖에 없다는 일론 머스크식 서술도 흥미가 꽤 떨어질 것이다.

음, 이것저것 적다보니 할 말은 다 한 거 같은데, 기술적 발전이 -특히 IT 쪽이- 실제로 정말로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기를 찾게 된 건 사실일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나 대량 생산, 공업화를 통해서 더 나은 품질의,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이 되었다라는 것과, 지금 현대의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동화, 집약화, 외주화가 동일한 선상에 놓여질 수 있는가부터 이야기를 풀어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근대에서 겪은 산업화와 현대에서 겪는 산업화의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시장 확대가 가능한 상황인가와 제품의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것인가 혹은 제품의 품질을 증대 시키는 것인가에서 차이가 온다고 본다. 시장 확대의 경우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가정과, 추가적으로 공급을 받아낼 수 있는 신규 시장 개척, 즉 식민지이거나, 인구 증가거나, 뭐 아니면 확대된 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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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 방문 리퍼러 좀 긁어보다가, 블로그 글을 100번째 페이지부터 쭉 긁을 읽은 흔적을 보고 식겁을 했다. 나 자신도 흥미로운 블로그나 트위터 계정이 있으면, 과거에 뭔 글을 썼고 무슨 생각을 했는가에 대해서 쭉 긁어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뭐 그 분도 별 생각 없이(?) 쭉 읽었으리라. 2007년도에 티스토리 초대장을 받은 이후에 글을 약 1300개 이상 썼었고, 대부분 검열과 정리를 통해서 비공개 상태로 돌아가 있으니, 실제로 블로그 글을 쭉 정주행해도 볼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뭐 여튼 100번째 글부터는 2012년도에서 2007년도 사이의 글들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것들을 공개처리 해 놓은거고, 그 중간중간에 다양한 (...) 문제가 생길만한 비공개 된  글들이 분포해 있었던 것을 떠올리니 식은땀이 절로 흘러나왔다.

2. SNS를 본격적으로 하기 이전, 2007~8년도의 블로그 생활은 일종의 남에게 보여주기 그렇게 좋지는 않은 모양새가 아닌가 싶다. 외부적으로는 대학생이나 성인(...)으로 생각을 많이 받았던 시절이기도 하지만, 역시 글들을 보면 중고등학생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글들이 참 많다. 생각이 그렇게 짧지는 않았었지만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좁은 시야와 식견으로 세상을 평가를 했었었고 -지금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사실 동의도 많이 받고 여기저기 퍼지기도 하였지만, 글이라는 것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역시 거칠고 정제 안 된 사고들의 연속 아니었나 싶다. 뭐 그래도 그 당시에도 논리적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을 했었고, 지금과는 달리 참고 자료들을 엄청 찾아서 글을 썼었으니 뭐 

3. 요즘 쓰는 글들 보면 30대 중반이라고 생각한다는데, 도대체 왜 30대 중반이라고 생각하는 근거가 도대체 뭔지를 모르겠다. 뭐 직장 이야기나 스타트업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럴 수도 있고, 글들이 너무 우중충해서 (...) 그럴 수도 있고 그런 건 이해를 하는데 그렇다고 젊은 시절 나와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뭐랄까 기분이 묘하다. 내 주변이 특이한 것일지는 모르지만, 20대 초반부터 스타트업이나 외주하면서 프리랜서로 사는 친구들 참 많았었고, 뭐 그러다 헤드헌팅 당하고 대학교에 다시는 발 다시는 못 붙이는 경우도 많았고, 술 자리 가면 스타트업 대표일 하는 대학생들 참 많이 보였는데 말이다.

4. 그러고보니 아직도 졸업을 못 했다. 30대에 대학교 다니는 사람 보고 "저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석박까지 합치면 30대 중후반이 되서야 졸업장을 따지 않을까 싶다. 아... 인생이여... 갈 랩이랑 목표는 있는데, 역시 스타트업 업계에 발목을 너무 젊었을 때부터 잡혀있었으니 이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창업 휴학에, 일반 휴학에 휴학도 고루고루 써 보는 거 같다. 졸업작품도 만들어서, 1학기만 다니면 졸업이 가능한데, 복수전공과 전공 과목 중에서 운영체제랑 컴파일러 못 들은 것 때문에 초과학기를 들을까 많이 고민 중이다. 근데 이런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여튼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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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년의 1/3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화살 같이 날라가고, 내 인생도 아마 인간 평균 수명을 따지자면 1/3 혹은 1/4 정도를 지나가는 시점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 시점이 올 때까지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인데, 난 사실 이 때까지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

2. 이룬게 있건 없건 간에 요즘 글이 잘 안 쓰여진다. 머리 속에 샘솟는 아이디어도 없고, 뭔가 집착할 만한 무언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사는 것도 있고, 그 흘러감 속에 허우적대면서 손에 부여잡히는 대로 돈과 시간이라는 급류 속을 헤쳐나가고 있는 것도 있다. 사실 이러한 다급함이나 결국 돈과 시간의 빈곤함이 나를 이렇게 비쩍 마른 존재로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쓸 글감들은 적어지고, 비즈니스적이거나 사회 생활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열심히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한 모양새를 지니게 되는 것 같다.

3. RSS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다양한 형태로 외부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데이터 피드를 구축한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정도가 지났다. 사실 이런 형태의 데이터보다는 책이나 논문 형태로 데이터를 습득하는 것을 선호하였고, 당연하게도 그 쪽에서 데이터를 얻는 것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그런 데이터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상당히 힘든 상황이 온 것도 사실이다. 지속적 자기 계발이 안 되는 시점에서 단편적인 데이터 조각이나 인식의 편린들을 가져와서 어떤 것을 끌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RSS에서 데이터를 습득하는 정도가 높아졌고, -거의 데이터 값이 0이라고 생각했던- 잡지류에서도 데이터를 습득하고, 이후 후 가공이나 추가 탐색을 통해서 데이터를 보완하면서 방향성을 잡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단순 데이터 습득이 양질의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약 25년 이상의 삶의 데이터가 축적이 된 시점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이미 학습된 통계학이나 몇몇 기법들을 통해서 데이터들을 걸러내고 재활용하고 이어붙이는 작업을 더 능숙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이미 성장 한계치를 다 찍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4. 정체되어있음이라는 것은 무언인가? 사고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방법을 서서히 잊어간다는 것을, 결국 새로운 것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지켜내는데 힘을 쏟아야한다는, 정말 길고도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답의 양상은 정해져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처방하듯이 결국 어떤 인풋 값들에 의해서 어떤 아웃풋을 내는 것들은 정해져있고, 이에 기반하여 세상이 돌아간다는 정말 단순한 물리법칙부터 사회법칙까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재미없는 일들 속에 파 묻혀버린 것 같다. 결국 처음부터 똑같은 결과를 낼 것을 알면서도 만들어내는 일들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지루하고 희망이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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