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없기 때문에 글을 안 쓰는 것인지, 생각을 말하는게 두려워서 글을 안쓰는 것인지 모르겠는 모호한 시기를 지나면서 배운 것은 생각이 없건, 두렵건 그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글을 안 쓰면, 정확히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생각이라는 것을 안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단어의 선택이나 표현 방식들이 한 단계씩 퇴보하게 되는데, 요즘 학교 시험 준비를 하면서 번역이라는 걸 하면 할 수록 그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시험인데, 번역을 하라니! 고등학교 시절 외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내가 배운 건 번역이었다. 단어의 선택이나, 글쓴이의 주장이나, 근거 문장이 무엇인가를 번역을 통해 확실히하고, 글쓴이가 왜 이런 단어를 선택했는가에 대해서 ..
1. 애플뮤직이 묘한 아티스트를 추천해줬다. Ludovico Einaudi 라고 뉴에이지 하시는 분인데, 음악 성향이 딱 맞아서 열심히 듣는 중이다. 월 9.99 달러를 내고 음악 추천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한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없는건 아니지만. 2. 가끔가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감이 들 때, 로버트 배로가 생각난다. 음...... 좀 더 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거시경제학, 정확히는 국가 성장에 관한 것들을 찾고 공부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지라 별로 쓸 말이 없다. 배로가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를 들었고 아마도 이 사람 덕분에 물리학 때려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긴 하지만, 여하튼, 나에게 제일 큰 충격을 줬던 것은 이 ..
시험 기간이란 짧은 자유 속에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수업을 잘 안 듣고 필요한 부분만 기억해두는 습관 덕분에 수업 슬라이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하고, 텍스트북의 연습 문제를 모조리 풀면서 시험 대비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이처럼 비효율적이고 재미없는 일이 어디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든다. 메모리 구조와 같은 것들을 외운다고 해서, 그걸 설계를 할 것도 아니며, 심지어 설계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의 추상화된 것을 갖고 제대로 작동되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뭐, 그래 회로이론과 같은 것을 배우고, 기본적인 플리플롭들을 이해하면 추상적으로 나타낸 메모리를 설계를 어떻게든 해 낼 수는 있겠지. 요 근래 스터디를 하면서 VHDL로 캐시 컨트롤러를 만들고 있으니 뭐 잘 배웠다라고 해야하나? ..
하루 동안 내 정신이 얼마나 말짱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매일 체스를 둔다. 보통, 정신 상태가 괜찮다면 3~4수에서 5~6수 정도를 앞보고, 정신 상태가 나쁘다면 상대방의 다음 수도 예측을 못하거나 잘못 세운 논리 속에서 전진하는 말들이 하나 둘씩 잡혀나가기 시작한다. 보통 하루에 2~3번씩 이런 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일들을 하는데, 그래도 2년간 꾸준히 체스를 뒀는지 lichess.org에서 1500대 중후반의 레이팅을 찍고 있다. 뭐, 그래 상위 50%이자 하위 50%인 그런 애매한 위치 속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하루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일을 하는 건 아마도 내 정신 상태가 상당히 큰 폭으로 오락가락하며, 체력이라던지 대인 관계에 관련된 일들이 있다던지, 남들이 생각치도 못한 것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편이다. 뭐 이런 연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마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따라해서 잘 된 케이스를 잘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일텐데, 진짜로 죽이라도 됐으면 좋았을 것들이 나 덕분에 먹지도 못하는 음식물 쓰레기로 변하는 과정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라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뭐랄까, 그래 대부분 내가 쓰고 있는 것들, 내가 하고 있는 것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어두웠던 과거들로부터 나온 것들이자, 꽤 큰 댓가를 치루어서 얻은 것들 뿐이다. 뭐... 아... 그래 정확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을 할 수 없으니, 결론만 말하자면 내가 하는 것들 대부분은 남들이 써먹을 만한 것이 아니다. 수 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은 누..
내가 오늘도 열심히 인생의 낙이라고 할 수 있는 글옵 경쟁 모드나 돌리고 있는 동안, 내 친구는 뭔가 다른 일들을 해낸 것 같았다. 무모하게 보이지만 편입이라는 걸 준비해서, 자기가 다니고 있는 대학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학에 가는 걸 성공했다고 꽤 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조용하게 말을 한 것이였다. 그러자, 딴 친구도 나도 그랬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그리고 그렇게 그 단톡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만한 (나는 빼놓고) 편입이라는 새로운 주제가 생겨났다. 아! 이런, 사실 나도 편입의 궁극적인 목표, 대학이라는 것을 위해 부단히 이리저리 뛰던 사람이었으니, 이 주제와는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강남의 어딘가에 있는 종합재수학원이라는 곳에서 공부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다, 맨날 술..
짧지만 긴 일본 여행이 끝났다. 일본을 다녀오면서 선진국이란 어떤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사회의 구성 요소나 국민 의식이 장기적으로 사회가 지니고 있는 양태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꽤 오랜시간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문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이런 국민 의식이라던지, 사회의 구성요소(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문화를 다르게 말한 것 뿐이다)를 결정 짓는 것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문화, 상당히 추상적인 객체를 가리키고 있는 이 단어는 어떤식으로 정의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식으로 사회를 분석해나갈 수 있을까? 일본이란 국가에 대한 소문이나 이야기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었고, 그것들은 대부분 절제나 친절함, 그리고 친절함 뒤의..
개인적 스트레스 및 사정에 의해 계정을 @Bengi_Mk2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트위터 잘 안하고 있습니다. 여튼 일단 이 계정의 트윗들이 좀 필요해서, 동결 상태로 놓겠습니다. 트위터를 접으면서, 아니 한 트위터 계정으로부터 탈출하여, 다른 트위터 계정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나는 이런 짧은 글 하나를 남겼다. 쓸 당시에는 별 생각이 안 들었지만, 한 3분이 지났을까 트윗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글을 참 멍청하게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트위터 잘 안하고 있습니다." 와 "여튼 일단 ~"으로 시작되는 이 부분의 호응은 엉망일 뿐더러, 접속사가 이렇게 짧은 글에서 두 번씩이나 반복된다는 것은 거의 죄악에 가까운 행위에 가깝다. 아마, 첨삭을 하여, "개인적 스트레스 및 사정에 의해 계정을 @Bengi_M..
1.꾸준히 구독하고 있었던 디자인 관련 블로그에서 "짧은 영상"을 제작했다길래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해서 봤더니, 오피스 광고였다. "짧은 영상"이란 단어 때문에 다큐나 쇼 릴일 것으로 생각했었고, 일단 영상 구성도 다큐멘터리 도입부 비스무리해서 전혀 광고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맨 마지막에 오피스 로고와 마이크로소프트 로고가 뜨는 것을 보고 정말 경악을 했다. 뭐, 영상 중간중간에 왜 이 디자이너가 서피스를 쓰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었지만, 실제로 타사 제품 (아이폰, 맥북 프로, 델 모니터 등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하였고, 오피스나 서피스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아니라 어떤식으로 제품이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집중을 한 걸 보면, 정말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만 없었다면 광고라고 인식을 할 수 없을 ..
1. 뭔 글을 써야할지도 잘 감이 안 잡히는 상황에 봉착하니, 뭐라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 아래 눈 앞에 굴러다니는 글감들을 최대한 모아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는 습관이 들어버렸으니 글감이 있어도 글을 쓰지 않게 된다. 글을 쓸 필요가 없다고 강변하기도, 글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도대체 무엇을 위하여 글을 쓰는가냐라는 생각이다. 과거에는 자기 만족적 성격과 과시욕의 미묘한 균형 아래, 아니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과시욕이란 자기 만족 아래 글을 쓰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고,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서 글을 쓰기도 한 적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블로그의 방문자 수를 위해서 글을 쓴 적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어떠한 때에도 내가 글을 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