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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3. 12:13 - Bengi

청와대 국민청원과 KISS

1. 소프트웨어 개발론부터 경영까지 "Keep it short and simple"이라는 개념은 중요하다. 간단하고, 짧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 만큼 유지보수를 쉽게 할 수 있게하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기도하고, 뭔가를 설계할 때에도 설계 변경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며, 구현시 자잘한 예외 사항들을 덜 마딱드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사실 현대 민주정, 삼권분립 체계라고 하는 시스템은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시스템이다. 국민에게 주권이 존재한다는 명시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만, (특히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은 실질적으로 완벽한 견제 체제를 구축할 수 없음을 꽤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라는 형태의 권력은 형성되어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권은 제한적인 형태를 띌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행정 시스템과 관료주의, 절차주의에서 오는 경향이 큰데, 일반 시민이 국가가 하는 일에 대한 감사와 평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법적 쟁점을 해결 하기 위해서는 헌법 재판소까지 일을 끌고 가야하거나, 아니면 각 부처들에게 각각 행정 소송을 걸어야한다거나, 아니면 여론전이라는 정말 기나긴 싸움을 해야한다거나 대부분 제한적인 방식으로 국민은 시스템을 뜯어 고칠 수 있다.


아, 뭐 입법권을 지닌 국회의원을 제대로만 선출한다면야 제대로 된 입법을 하고, 뭐 정당 수준에서 어떻게든 많은 것들을 해결하겠지...? 9년 동안은 못 그랬지만 말이다. 실제로, 국회의원의 임기가 4년이라는 것과,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는 것들은 잘못된 판단이나 투표한 사람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응징을 그렇게 빠르게 시행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촛불로 광화문 광장을 물들이고, 헌법 재판소가 결정타를 찍었던 그 과정이 짧게 보면 2년, 세부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길게 4년이 걸렸다는 것과, 이러한 교체 과정은 그렇게 효율적이지 못했다. 거기에다가, 국민은 그 긴 시간동안 행정부에 대한 응징과 동시에 입법부, 사법부와 지속적인 싸움을 벌여야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실제로 엄청나게 긴 싸움이다. 민주정에서 정부를 상대해야한다는 것은.


3. 청와대 청원이 상당히 핫하다. 뭐 앙상블스타즈 한국판에 대한 청원을 내지를 않나, 게임 팀장을 내려달라는 청원이 나오지를 않나,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이 올라오는데, 사실 청와대 청원이 갖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상기시킬 수 있는 일이다. 삼권분립이라는 말을 써가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의미가 없다거나, 아니면, 의료용 대마 합법화나,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같은 것들을 청원하는 것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하거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철회에 대한 청원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 짓는 경우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청와대 공식 답변이 나오건 말건 일단 이슈화만 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의 언급한 청원(당연히 앙스타는 안했지)에 다 참여했다는 것을 안다면 좀 경악스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4. 실제로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행정부 수반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행정부에만 있고... 뭐.... 그런게 ......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명박근혜 떄 뭔짓을 했는지 알기만 해도 말이 안나오겠지만, 실제로 대통령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직간접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권한들을 갖고 있다. 입법부의 경우에는 대통령 권한으로 헌법 개정안을 발안 할 수 있으며, 법률안 제출권도 있으며,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인 재의권 (법안에 대한 재의결 요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제일 잘 알려진 것은, 대통령 특사일 것이다. 경제 사범이나 각종 경범죄자들이 매년 혹은 선거철마다 대량 사면 되는 이유도 이것 덕분이다. 사법부의 경우에는 대법원장 임명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으며, 대법원장은 대통령 및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즉, 사법부의 기조를 결정할 권한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면에서 청와대 청원은 상당히 재미있는 제도이다. 청와대에서 단순히 답변을 주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각 부처별 시그널을 주는 행위이기도하고, 정부 전체의 입장을 이야기하기도하며, 청와대만의 입장을 이야기 하기도하는 이중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청와대에 올라온 모든 청원이 다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어그로를 끌고, 대통령이 갖고 있는 특권이나 행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행정 명령, 세칙 등을 잘만 이용한다면, 실제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될 수 있다는 것도 상기를 시켰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들은 복잡한 절차를 걸쳐서 이러한 시스템적 부조리를 해결할 힘이 없다는 것과, 이전에는 시민단체나 각종 정치적 이해집단의 힘을 빌려야했던 것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서 좀 더 간결한 형태로 해결이 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아야 싶다.


5. 청와대 청원은 언젠가는 폐지가 되어야할 제도이긴 하다. 청원의 종류나 청원의 범위를 본다면, 행정부가 건드리면 안 될 부분까지 청원이 올라오고 있으며, 청와대 청원의 규칙에 따라서 일정 수의 인원이 서명만한다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대답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강구해 내야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슈화는 되겠고,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절차나 과정을 무시한 채 단순히 다수가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하여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코너에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묻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KISS를 생각해본다면, 민주정이라는 대의 원칙 아래, 직접적으로 민주정 시스템에 참여하도록 사람들을 유도하고, 결과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 아마도 다양한 시행착오들이 오갈 것이며, 서명이라는게 다수의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행위라는 걸 생각한다면, 청와대 청원이 갖고 있는 그 무게에 대해서 사람들이 깨달을 수록 서명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할 것이고, 결국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민주정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정치고, 국민의 참여로 유지되는 정치 체계이다. 거기서, 참여 창구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에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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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2. 01:51 - Bengi

2018.2.21

1. 긴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안 쓰기로 했다. 뭐 재능과 노력 이런 진부한 주제로 수 천 글자의 쓰레기 글을 뽑아내는 것도 재미 없는 일이고, 뭐 간략하게 요즘 느끼는 일만 적는 쪽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 술 자리에서 명문대 출신들은 배우는 속도도, 재능도 꽤 특출나서, 일단 빠르게 배우고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재미가 없어지면 딴 분야로 철새처럼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뭐 정확히 명문대 출신이라기보다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주로 그렇단 것인데, 일단 나 조차도 그런 특성을 갖고 있어서 반박의 글로 몇 자 적어보고 싶었기에 재능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었다.


근데 생각을 해보면, 사실 그렇게 긴 글을 쓸 필요도 없었으며, 재능에 대해 뭐가 재능이며, 뭐가 나쁘며, 뭐가 좋은지에 대해서 구구절절 쓸 필요가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재능이 있다고 하는 친구들은 마지막 10%를 잘 완주하지를 못한다. 100점 만점을 맞는 거는 엄청 힘들지만 8~90점을 맞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고, 핵심과 주요 내용만 외우고 넘어가도 대부분의 유즈 케이스를 커버하고도 남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식으로 공부를 하거나, 일을 배우면 언제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쳐 말리기 쉽상이다. 핵심적인 내용들이 아닌, 반복적이지 않지만 크리티컬한 부분들이 나왔을 때, 디테일까지 공부했던 사람과 그렇지 못했던 사람의 실력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


그렇기에, 결국 끝까지 못 버티겠는 -초창기에 배우는 속도가 빠른-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일들을 여러군데에서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정확히는, 그 분야에서 자신이 비용 대비 효용이 다 되었을 때, 할 일을 다 하고 딴 곳으로 도망가는 것에 불과할지라도, 뭐 90점 정도면 충분한 점수 아니겠는가.


재능이 정말 있어보이는데, 여기저기 간 보고 다니면서, 계속 자기 비하나 자괴감에 빠진 친구들이 보통 이런 계열이 아닌가 싶다. 나 같은 경우도 그렇고, 결국 시간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마지막 그 구간을 버티지 못하거나, 그 구간을 뚫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아버린 경우들에 속한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다재다능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뭐, 사실 이것저것 다 알아두면 좋기는 하지만, 어쨌든 절대적인 투입량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는 것을 매번 느끼면서 좌절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으 코딩 때려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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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9. 20:32 - Bengi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단상

주의!) 별 생각 없이 시장 상황만 보고 적는 것이고, 별다른 근거 없이 그냥 요 근래 느꼈던 느낌대로 적는 글임으로 신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레퍼런스 있는 글은 나중에 쓸 계획입니다. :P


1. 소위 말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죽어버렸다. 정확히는 죽어버렸다기보다는 역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소위 해외 거래소 가격이 한국 거래소 가격보다 높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이것이 잘만하면 10% 이상의 가격 차이까지 나서, 한국 거래소에서 사다가 해외 거래소에서 파는 재정 거래 방식이 통할 정도이다. (실제로 해 봤고, 1회 5% 이상 수익률이 난다. SWIFT, SEPA 수수료 고려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인데, 트위터의 많은 비트코인 반대론자가 말한 국부 유출과 제 2의 IMF 도래(풋)라는 말과는 상당히 상충되는 이야기이기 때문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화로 비트코인을 사서, 해외에서 달러를 끌어다가 한국 통장에 꼬라박는 것인데 어떻게 국부 유출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 수출 상품이 아니라!


2. 사실 한국 원화로 달러화를 사서, 달러화로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국부 유출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일어나지 않는 건 상당히 당연한 사실이다. IMF 때는 상당히 특이한 상황이었고, 대기업 줄도산과 함께 헤지펀드의 환차익 공격을 받았던 시절이자, 통화 스왑이 그렇게 잘 체결이 안 되었을 때였고, 지금은 각국 정부와 통화 스왑을 체결하고, 한국 정부는 각종 채권이나 금융 상품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방어책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 뭐 이것이,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금융 위기에 의해서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전세계 암호화폐 시총은 이러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급 위기를 만들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다. (보통 국내 저축 은행 하나 파산하는 정도? 토마토제1저축은행을 생각해보라.)


3. 다들 암호화폐는 투기 시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FX 마진을 해보거나, 각종 옵션이나 선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봤으면, 금융 시장이 어떤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이 현재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랑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달러/유로 쌍의 경우 변동성이 2~3%를 찍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을 할 수가 없다. 전공 공부를 할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분야 중 하나이다.)


4. 한국은 재정거래 금지, FX 증거금 비율이 10:1 일 정도로 금융 관련한 부분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나라다. 이는 IMF 때 톡톡히 겪었던 각종 환율 관련 이슈들에 의해서 이런 거래들이 막히고, 엄격한 금융 관련 규제들이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슬슬 이런 규제들을 풀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금산분리법 같은 건 당연히 풀면 안되겠지만, 마진 거래 증거금 비율이나 해외 투자, 외국환 거래법의 달러 송금액 제한 등등은 풀어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한국 원화가 해외에서 많이 돌고,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 될 수록 원화 컨트롤이 "생각보다" 더 쉬워질 확률이 높고,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시장 단에서 문제를 조율을 미리미리 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5.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옵션과 선물이 암호화폐에 도입이 되면 암호화폐 가격이 진정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를 잘 하지 않는 다는 것에 좀 놀랐다. 대부분 상식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별로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고, 특히 허상의 개념 (혹은 미래의 가치)를 주고 파는 선물 거래에 대해서 암호화폐 선물과 쌀이나 밀 선물이 다른 종류의 무언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고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아마도 금융에 대한 인식이나 교육의 문제와 연관되어있다는 생각이 좀 많이든다. 젊은 세대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헬조선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인터넷 쓰듯이 별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기성 세대들은 은행의 이자나, 부동산 같은 한국에서 안전 자산으로 취급되는 무언가들을 꾸준히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시각적 차이에 대해서 상당히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계기를 잘 마련해 줬다.


6. 또한, 심지어 경제학 전공자라는 사람이 "재정거래는 단기적으로 밖에 할 수 없다."라는 글을 쓴다거나, 김치 프리미엄은 꺼질 수 밖에 없다는 논조의 이야기를 하면 상당히 기분이 이상하다. 실제로 접근성, 정보력, 이원화된 시장, 거래소간 장벽, 이체 및 판매에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런데, 이러한 자잘한 차이들은 국제 무역에서 상당히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서 배를 태워서 30일 동안 날라야하는 강철, 밀, 원유 가격은 계약을 체결한 그 시점과 계약이 작동되는 그 시점의 "환율 차이", "각 시장의 시장 공급/수요량의 차이" 등등에 영향을 받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들이 사용된다. 거기다가, 수표로 거래를 하거나, 대륙간 달러화를 전송할 일이 끼어있으면, 이 절차는 수 십 단계로 세분화된 엄청난 복잡한 일로 변모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은 가격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된다. 상품에 "지속적으로 꾸준히", "수요량 만큼" 공급을 해 주는 댓가가 프리미엄으로 붙게 되는 것이다. (계란 가격 파동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는 거래소간 프리미엄으로 나타나게 된다. 언더그라운드나 익명화 거래를 할 경우 비용 청구가 더 되는 암호화폐 거래, 카드 거래 등 결제가 쉽게 이루어지면 카드 수수료 및 처리 비용 만큼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이런 가격 차이에 대한 공격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7. 1%만 먹어도 이기는 판이 이렇게 짜지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최소 10분에서 30분의 이체 시간이 걸리고, 이에 대한 차액 거래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30분간 1~2% 정도의 가격 변동은 일반적으로 있는 상황이며, 악재와 호재가 이체 과정에서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실제로 프리미엄이 5%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만 재정 거래를 돌리는게 안심이 된다. 아니면, 좀 더 리스크를 무릅쓴다면 3% 대 정도의 차익을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인데, 이는 앞서 말한 FX 마진 관련한 기법들이나 자동화된 트레이딩 시스템의 도입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8. 결국 암호화폐는 가격이 정상화 되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2500만원에 달하는 과열된 투기 열풍은 죽고, 리플 43층에 걸린 친구들을 남기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충분히 거래를 할 만한 가격대와 전송 수수료, 채산성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더 이상의 저점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채굴 손익 분기점에서 대략 2~30% 정도 비싼 가격에 거래소에서 거래가 된다 정도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 암호화폐를 사라고 추천은 하지 않지만, 어쨌든 화폐로써의 안정성은 점점 확보되는 거 같으니 흥미롭게 시장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투자/투기하시는 분들은 변동성이 떨어졌다고 많이 한숨을 쉬지만, 암호"화폐"가 아닌가. 화폐로써 작동하기 시작한 이상 마진거래 아닌 이상 큰 재미를 못 볼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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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7. 11:01 - Bengi

그 때 그 시절

1. 2012년에 쓴 블로그 우연치 않은 계기로 다시 읽게 되었다. 그 당시, 제일 큰 고민이었던 대입과 내 인생에 대한 고민들이 적혀져 있었던 글인데, 그 글을 오랜만에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와서 봤을 때에는 유치한 글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좀 더 진솔하고 감정적인 글 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뭐 여하튼, 그 글에서 고민하였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사실 제일 나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던, 좀 더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방어적인 형태의 인간 관계를 추구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시간은 나를 변하게 하였으니.


2.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기간은 정말 내 인생에 충실했던 기간이었다. (대학교에 가면 해결 될 줄 알았던) 중증 우울증과 각종 문제들을 끝까지 정신력으로 버텼던 기간이기도 하고, 인간적으로 많이 고립이 되었던 몇 안되는 시기 중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때였던 걸로 기억을 한다. 대부분 공부 아니면 SNS를 했었고, 시간 배분은 7:3 에서 좀 상황이 나쁘면 5:5 정도였을 정도로 공부 아니면 SNS를 했었던 시기였기도 하다. 블로그도 나름 열심히했고, 미투데이는 꼬박꼬박 모든 글을 읽어줬고, 트위터는 틈틈히 확인했었던 몇 안되는 시기라고 해야하나. 그 덕분에, 아직도 10시간 이상 꼬박꼬박 일을 해야하는 워크홀릭이 되었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조차도 계획을 세워야하는 몸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 겪었던 일들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3. 충실함은 결과적으로 인간성의 상실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워크홀릭이건, 공부 중독이건, 강박 관념은 강박 관념이고, 이는 점점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도 일과 사업에 치여 살고 있는데, 점점 사람이 무뎌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문학과 교양 서적을 좋아하던 중학생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한다면, 예전의 그 모습이 더 낫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는데, 아마 2010년도 초중반에 쓰던 글들을 볼 때마다 드는 노스텔지어라고 해야하는게 좀 더 정확하겠다.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찬란하게 빛났던 글들을 볼 때, 흥미로운 단어 선택을 볼 때, 그리고 글 위를 춤추고 있는 단어들을 볼 때마다, 그 때의 나는 도대체 어떻게 그 감정을 그런 단어로 치환 시킬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당연히도 희끄무레한 기억들이 내가 그 단어를 끄집어 내는 일련의 논리적이면서도 즉흥적인 과정이 어땠는지를 알려주지만, 다시 그것을 반복하라 하면 다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4. 그 당시에는 그 당시에 충실했고, 지금은 지금에 충실하고 있다. 근데, 점점 내 자신은 작아지고 초라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건 무엇 때문일까? 충실함 그 자체가 나를 점점 닳아 없어져버리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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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7. 22:55 - Bengi

암호화폐는 화폐일 수 있는가? ② - RSMPAY를 바라보며



말보다 행동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뭐,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대해 반박을 했던 "암호화폐는 화폐일 수 있는가? - JTBC 유시민 씨의 이야기를 반박하며"는 여기저기 리퍼러가 찍힐 정도로 핫했지만, 사람들의 동의를 그렇게 많이 얻은 거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책을 암호화폐를 받고 파는 RSMPAY는 어떨까?


RSMPAY에 대한 글을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후 바로 한 일은 트위터에서 RT를 많이 타도록 (...) 트위터 공개 계정에 적절한 이미지/제목/단순 요약을 넣어 글을 쓰는 것이였다. 뭐 그리고, 예상했듯이 현재 이 블로그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 약 300 RT 정도를 받았고, RSMPAY에 꽤 많은 유입 로그를 남겼을 것이다.


뭐 어쨌든, RSMPAY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도이다. 일단, 통신 판매업 등록을 안 한 상태로,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API를 적당히 붙인 뒤, 대충 CMS 달려있는 프레임워크를 붙인 뒤 급조해서 내 놓은 의외로 별 시간 안 들여서 만든 쇼핑몰으로 보인다. 뭐 반응형이긴 한데, 반응형 같지 않은 반응형이고, 글씨 크기는 너무 작고, 주문 기록이나, 장바구니 기능은 아예 구현도 안 되어있다. 실제, 제작자의 인터뷰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을 하였다.


‘유시민 페이’를 고안한 강영세(29) 테크트랜스퍼 대표는 디센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시민 페이와 관련해 “유시민 작가가 출연한 JTBC 뉴스룸 방송을 보고 암호화폐가 진짜 화폐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 재미삼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이트를 혼자서 기획했다”며 “기획부터 오픈까지 4일 걸렸다”고 밝혔다.


- 암호화폐로 ‘유시민 책’ 팔아요…유시민 “팔지 말아달라” 유시민 작가 도서 및 추천도서 49권 판매중 오픈 하루만에 1만명 방문 / http://decenter.sedaily.com/NewsView/1RUKU3ZK2V


4일이라는 시간은 분명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보통 쇼핑몰 구축은 처음부터 기획이 끝난 후 기존에 있던 프레임워크를 재활용해서 제작을 한다고 하더라도, PG사와 신용카드 사의 허가를 받는 과정이 존재해 보통 2주에서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거기다가,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단, 신용카드 결제를 하려면 보증보험이라는 게 필요한데, 상점에 최대 결제 가능한 총 금액에 대한 한도가 보험 한도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이 한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보험금을 내야하는데 이게 의외로 돈이 든다. (보통 1년에 적으면 5만원, 많으면 10만원 이상) 거기다가, 초기 PG사 계약 비용 20만원, 카드 수수료는 최소 3%에서 많으면 4%를 가져가는데, 이런 자잘한 비용들을 내기 시작하면, 예상 외의 지출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고, 그리고 내가 쇼핑몰로 돈을 의외로 많이 못 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책 같은 경우에는 도매가로 얼마에 떼 오느냐가 내 쇼핑몰이 적자냐 흑자냐를 나눌 정도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초기 기회 비용은 엄청나게 크고, 진입 소요 기간도 상당히 길며, 중간 중간 발생하는 지출이 의외로 크리티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스토어팜과 같은 포털 사이트들의 기성 쇼핑몰에 입점하거나, 아니면 수 십 만원을 내고 카페24 같은 곳에 입점 한 뒤 고정된 프레임과 제한적인 환경에서 물건을 파는 쪽으로 선회하는 기업들도 상당히 많다. 실제로도, 예전에 일했던 스타트업에서는 PG사 등록으로 씨름하다가 그냥 다 때려치고 카페24에 입점하는 걸로 쇼부를 본 적도 있었다. (그 때 겪었던 각종 서류 작성과 비용 처리 문제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다.)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의외로 기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대비 매력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암호화폐 지갑을 열고, 암호화폐 API를 따다가 쇼핑몰의 결제 시스템에 연동만 하면, 거의 대부분의 일이 끝나는 건 당연한 거고, 거기다가 수수료도 "전송 수수료"만 낼 뿐이지 상품 가격에 비례해서 3%씩 떼 갈 일도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이러한 암호화폐 시스템을 쇼핑몰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은 수 시간에서 수 일이면 끝난다. RSMPAY가 4일 만에 기획부터 사이트 제작까지 끝냈듯이 많은 쇼핑몰들도 비슷한 속도로 이러한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이것은 상당히 기술적인 부분인 건 사실이다. 계속 요동치는 가격이나, 환전 문제, 그리고 범람하는 암호화폐들과 높은 이체 수수료 등등은 아직도 암호화폐 결제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사실 즉시 암호화폐 환전을 하지 않는 이상 가격 손해 or 이익을 무조건적으로 보게 되어있고, 이는 운영 리스크가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말은 깔끔하게 반박이 되지 않았는가? 화폐로써의 역할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물물교환(ㅋ...)의 수단으로는 충분히 작동을 하고 있고, 인터넷 쇼핑몰 같은 경우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제 걸음마 단계까지는 어찌어찌 갔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각설하고, RSMPAY를 응원할 겸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구매를 하였다. 대충 10.6 ~ 11.4 리플 정도에서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계속 변동하는 리플 가격 -_-; 과 전송 수수료 (1리플) 덕분에 약 2천원 정도의 손해를 봤지만, 뭐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전자지갑간에 리플을 이동한 걸로 거래가 체결되다니!



그리고, 주문했던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리플을 입금한 다음날 Yes24 하루 배송으로 잘 왔다. 책 택배가 왔을 때, "도대체 내가 뭔 책을 시켰지?"하고 갸우뚱 했는데 리플로 시킨 유 작가님 책이라니, 상당히 놀랐다. 보통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이게 이렇게 빨리 처리되다니, 역시 한국인의 빨리빨리 능력은 정말 대단한거 같다.


RSMPAY를 통해서 책 구매를 성공한 것을 보면, 암호화폐의 상거래 능력에 대한 Proof of Concept는 어느 정도 끝난 것 같다. 가격 변동성이라는 거대한 관문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이는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파생상품과 적절한 규제, 유연성 확대가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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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1. 03:27 - Bengi

2018.1.20 드론, 그 때

2014년 경영원론 (정확히는 기술경영, 교수가 말만 경영원론이라고 적어놓고 가르치는건 기술경영을 가르쳤다)을 배웠을 때, 교수가 "이게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어디서 오는가?"라는 말을 하게 했었던, 한 영상이 있었다. 꽤 유명한, 아마존의 Dash와 Prime Air의 영상이 그것이었다.




사실 그 당시, 특히 2014년도에는 IoT라는 단어가 화두였고,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는 존재도 하지 않았으며, 드론이라는 것은 진짜 괴짜들의 취미였다. 쿼드콥터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극소수의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었고, 이 조차도 취미용, 레저용에 국한 되어 있었다.


내 영상 재생 이후 강의실은 갑자기 조용해졌고, 교수는 빵 터져서 이게 어떻게 이 세계에 적용이 될 수 있는가? 라는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제, 쇼핑도 집에서 하고 배달도 집에서 받아서 살 찌겠네"라는 말은 덤이었고.


그 당시 뭐 별 생각은 없었고, 이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물류 유통과 바코드 시스템의 결합은 뭔가 상당히 큰 변화를 내 놓을 것이며, 이런 드론을 통한 배달이 언젠가는 보편화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예측은 반만 맞았다.


지금, 2016년부터 드론의 열풍이 시작되고, 4차산업혁명에 이상한 키워드들이 끼워지는 이 시점에서 드론 사업은 어떤 거대한 무언가의 흐름이 되었다. 드론으로 XX하기, YY용 드론 이런 녀석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정부 투자를 받고 망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내 주변에 드론을 취미로 하던 사람들은 어엿한 드론 제작 관련 기업들을 차리기 시작했고, 한국 내 기업들은 그 분들의 도움을 받기도하며, DJI와 같은 중국계 기업들에게 제품들을 사서 쓰기도 한다.


2014년, 다시 그 때 강의실로 돌아가자, 아마존이 물류 시스템에 드론(그 때에는 드론이라는 이름도 없었다)을 붙이는 실험을 했을 때, 사람들은 이런 바보 같은 행동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나의 대답은 다음과 같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재미로" 그리고, "이 시스템은 언젠간 발전하면, 미래에는 더 엄청나게 변해 있을 것입니다."


드론은 현재 2018년이 된 지금까지도 많은 물류 시스템을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화재 진압 현장에서, 각종 뉴스 및 촬영 현장에서 요긴하게 쓰이기 시작했으며, 각종 재난에서 드론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대규모 물류에서는 그렇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소규모 물류나 지정된 공간에서의 운송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매번, 아니 2016년 정도 되서, 공돌이 자격으로 이런저런 행사를 참여할 때마다 듣는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드론은 4차산업혁명의 미래이다", "드론 운송은 차세대 먹거리다.", "XX씨는 드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등등... 대부분 다들 드론에 미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뭐 드론이면 이 세상 정복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경우들이 널리고 널렸다. 그런 과정에서 취미로, 재미로, 그리고 정말 공학도로써 하는 많은 사람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드론 전문가, 드론 자격증, 드론 협회 등등이 우후죽순 세워지는 것은 덤이였다. 한국인들이란.


많은 기술들은 대충 2스텝 정도,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장난감처럼 돌아다니는 녀석들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 대부분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은 자본 논리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재미있어서, 취미 생활로, 대충 가지고 놀다보니 새로운 게 나오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정 시간 내에, 정해진 예산으로 뭔가 따박따박 나왔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재미있는 발견들은 우연의 산물인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그 누구도 제대로 된 관심을 안 주거나, 그 시간에 제대로 된 일이나 하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 후에, 그리고 몇 개월 후에 어떤 기술이 상용화되고 대박이 날 때마다 사람들이 다시 되돌아와서, 그 때에는 미안했고 (이 소리 하면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왜 이 기술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고 왜 성공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느냐?"라는 말을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뭐 그 사람들이 이 경험으로 뭔가를 깨달았으면 좋겠지만, 이미 깨달았으면 나한테 묻지 않고 열심히 자기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일이나 매달리고 있을 것이겠지. 여튼, 이 제품이 성공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이 "아직 PoC 밖에 안 된 성공할 거 같지 않은 이상한 제품들에게 특허를 내고, BM 관련한 것들도 특허를 내는 걸 알아차려야한다는 것이다."


아니 좀 전까지, 흥미와 열정으로 제품을 바라보면 된다면서요.... 뭐 그건 여러번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거나, 0서부터 1까지 이끌어 낸 사람들이나 가능한 거고, 다이아몬드도 대충 보면 돌 덩어리에 불과하지 않는가. 경험 있는 세공사가 붙어 그 돌에 깃든 아름다움을 뽑아내는 것은 또 다른 일이고, 여러분은 대충 보석 감정 받아서, 얼마얼마 할 거 같습니다. 할 때, 남들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되는 것이다.


많은 기술들이 복제 불가능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복제 불가능했다면, 특허권이 존재했을리도 없으며, 디자인시안에 대한 권리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이러한 형태의 BM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이 BM이 제공하는 효용과 사회적 파급력과 그 기업이 취하는 포지션을 생각해서, 나에게 맞는 BM을 만들어서 밀고 들어가면 된다.


좀 예전에, 아마존에서는 재플린을 띄워서 거기서 드론 이착륙을 시키며, 물건 배송을 하겠다는 특허를 공개하였다. 사실, 미국에서 통할거 같은 이야기는 아니고, 유럽에서도 통할 거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고속철과 트럭 유통망이 충분히 있는 상황에서 재플린 만큼 의미없는 운송수단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라면 어떨까? 도로 개수가 잘 안 되어있는 아프리카는 분명히 거대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3~400킬로 운송량의 중형 드론으로 자동화된 배송 시스템이라면, 촌락이나 부족 단위라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재플린은 일주일이나 한 두달 간격으로 그 촌락을 지나기만 하면, 배송이 되는 것이며, 물건 판매에 대한 리스크도 헷징이 될 것이다.


이건, 아마존이기에 가능한 BM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재플린이나 열기구를 띄어서 뭘 하겠다는 상상은 항공금지구역부터 문제가 되게 된다. 아마 한국에서는 저고도 비행 드론이나, 물류 창고 내 물류 관리용 드론이 더 적합한 형태일 것이다. 이러한 차이들을 찾아내고, 도입하는 것은 이제 비즈니스 감각의 차이로부터 오는 것일 거다.


근데,  BM이 있으면 뭐하는가. 이미 아마존은 여러가지를 이미 시도를 했었을 것이고, 각종 Geek들은 이미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서 도움을 주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것을 자력으로 할 수도 없으며, 기업과 연계는 꿈도 꾸지 못한다. 그렇기에, 매번 탈조선을 하는거지.


  1. 김수진 2018.01.26 12:38

    초대장이 필요한데 혹시 초대장 한장 주실수 있나요?
    한장만 주시면 정말 감사할께요.
    이멜주소는 kcj0966@naver.com
    부탁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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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0. 23:45 - Bengi

암호화폐는 화폐일 수 있는가? - JTBC 유시민 씨의 이야기를 반박하며

여기저기 퍼날라지는거 같아서 덧붙이자면, 암호화폐 지금 투자 하지 좀 마세요. 그거 투자 아닙니다. 그리고, 뭔 주식은 하면 한강간다던 사람들이 그 알트 코인들은 미친듯이 투자하는데 그거 진짜 누가 마지막으로 폭탄 받느냐하는 폭탄 돌리기 게임입니다. 암호화폐 옹호글이긴한데, 암호화폐가 통용 됐을 시점에 비트코인이 살아남아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지금 가격 상승이 제대로 된 상승이면 좋겠는데, 아니라는 글이거든요? 비트코인만 찍어서 까긴 했죠. 근데 이더리움은 안 그러고 퀀텀은 안 그럴거 같습니까 ㅠ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암호화폐가 법정 화폐처럼 안정적이다가 아니라. 법정 화폐가 암호 화폐랑 다를게 뭐냐라는 논의입니다. 둘 다 발행 주체부터 안정성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지,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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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답을 말하고 시작하면, "지금은 그렇지 않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화폐가 갖고 있는 특정한 속성에 의해서 정의되는 형식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금융상품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 SEC가 내 놓았던 답과 동일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는 자산 가치가 존재하는 신뢰 주체가 분산된 유가 증권 정도는 분명히 될 수 있다.


이러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유시민 씨? 전 보건복지부 장관? 뭐 전 정치인? 어떤 말로 불러야할지 모르겠지만, (편의상 유시민 씨 정도로 지칭을 하도록 하자)가 JTBC 및 각종 언론에서 피력한 의견에 대한 반박이자, 발언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시민 씨의 논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암호화폐는 실물 경제에 피해를 준다. 그러므로 규제해야한다.", "화폐의 발행 능력은 국가에게만 존재해야한다. 암호화폐는 국가에게 의존적이지 않은 화폐이다. 그러므로 규제해야한다." 이런 두 가지 발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이야기로 끝나는 철옹성을 쌓아 놓고 있다는 것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술에 대해서 논평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일단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도에 대한 공격보다 유시민 씨가 주장하는 경제학적 근거나 혹은 정책적인 주장은 분명히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 썰전에서 이야기를 하였듯이, 튤립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없이도 튤립 버블을 분석 할 수 있고, 기술에 대한 심도있는 지식 없이도 기술에 의한 경제적 현상에 대해서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은 -경제학자의 오만이기도 하지만- 경제학이 일정한 사회 현상에 대한 통일된 분석 도구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사실 이런 트윗들을 쓰고, 알티를 받고, 그리고 이런 것들이 뭔가 유시민 씨가 갖고 있는 경제학 석사라는 타이틀에 대한 일종의 권의에 의한 논증을 볼 때마다, 일단 유시민 씨가 어떤 타이틀로 석사를 받았고, 어떤 공부를 했으며, 어떤 이해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긴 해야겠지만, 사실 "근대적인 화폐의 개념"이라는 말이 왜 나왔고, 왜 유시민씨는 웃고 있는가부터 시작해야할 것을 뼈저리게 느껴졌다.


화폐란 무엇인가?


화폐는 정말 극단적으로 설명하자만,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교환 수단이다. 이러한 가치의 인정은 국지적이여도 좋다. 그러니까, 간단한게 말하면, 한국 원화가 지구 반대편의 유럽이나 이집트의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없더라고 하더라도, 한국이라는 국가 내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교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은 화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이즈가 더 작아지더라도, 물물 교환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면, 고대의 조개 껍질이나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그린) 폴아웃의 콜라 뚜껑 정도의 위상을 지닐 수 있으며, 이것도 사실상 화폐로 봐야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폐의 보증 주체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거의 전세계적으로 통용 되던 금과 은을 통해서 주화를 주조 했고, 금과 은의 비율과 동전의 무게를 갖고 물물 교환을 하였다. 이 시대에는 심심하면 바뀌던게 영주였고, 종이 화폐를 찍어 낸다 하더라도 이를 지급 보증할 존재가 존재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확실히 가치가 보증되는 실제 금이나 은을 통해서 화폐를 구현한 것이다. 이러한 금화나 은화는 결과적으로 발행을 한 국가나 상인 조합이나 아니면 영주에 의해 보증되는 무엇이 아니 였던 것이다. 분명, 대량의 주화를 발행 해 놓고, 상황에 따라서 은과 금의 비율을 바꾸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였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분명한 반응을 하였고, 신화와 구화에 대한 차별을 두었다. 또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들을 막는 안전장치들이 계속 도입된 것도 사실일 것이다. 동전의 끝부분을 갈아서 금이나 은을 얻으려는 행위를 막기 위해 톱니바퀴 모양의 테두리를 넣고, 복잡한 모양을 만들어 넣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었다.


하지만, 금은 분명히 옮기기도 힘들었으며, 보관하기도 힘든 형태의 자산이었다. 이에 따라서, 은행에서는 일종의 보증 문서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문서에 나와있듯이, 언제나 이 문서를 찾아서 은행으로 들고온다면 금으로 바꿔준다는 태환 문서가 그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문서들의 출현은 결과적으로 지폐 형태의 화폐가 출현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국가가 "금으로 바꿔주는 것을 보장하는" 금본위제 기반 태환화폐가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화폐는 금보다 가볍고, 교환에 용이하며, 국가가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에 널리 퍼질 수 있게 되었다. 금은 분명한 안전 자산이고, 이러한 안전자산을 언제나 바꿀 수 있는 형태의 지폐들은 국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으며, 전시나 국가 경제가 힘들어지면 금으로 빨리 바꿔서 국가가 지급 보증을 안 해줄 만일의 가능성조차 봉쇄했기 때문이다. 즉, 화폐에 대한 믿음은 국가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나오 것이 아닌, 금이나 은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 받는 무언가와 국가가 이것을 언제 어디서나 교환을 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만원권을 은행이나 한국은행에 들고가서 금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아주 미친 사람 취급을 할 것이다. 금은방이나 FX 마진이나 골드바 구입 같은 이야기만 나올 뿐, 지폐가 일정량의 금과 1 대 1로 교환되지도 않을 뿐더러 금 값이 계속 변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브레튼 우즈 체제의 붕괴로부터 기인한다. 금은 공급량이 제한적이었고, 베트남전부터 휘청거리던 미국은 다수의 국가의 금태환 요구에 자국 달러화를 금에 묶어두던 행위를 포기하고, 금으로 달러를 바꾸는 것을 포기하는 선언을 하게 된다. 뭐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생겨나는 일들은 잠시 신경을 꺼두고, 여튼 정부는 지급 보증을 포기한 신용 화폐라는 것을 내 놓게 되었고, 여하튼 달러는 달러고, 금으로 태환을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시장에서 돌고 있는 달러화의 가치가 0으로 바로 바뀐 것은 아니였다는 것이다. 달러화 가격이 개판이 되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 사정에 따라서 환율이 급변하기 시작했지만, 어찌하였든 기축 통화 위치에 있었던 달러화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든 버텨냈고, 결국 약 4-50년간의 신용화폐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말을 안해도 대충 눈치를 모두 챈 것이 있다. 신용화폐는 일종의 허상 위에 지어진 집과 같다는 것이다. 단순한 달러화가 가치를 지닌다는 믿음과, 달러화가 충분히 통용된다는 상황에서만 의미를 지닐 뿐, 달러화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그것은, 원화도, 유로화도, 그리고 심지어 김일성 얼굴이 그려진 북한 원조차도 동일한 개념을 내재하고 있다. (억울한 거 같지만) 매번 하이퍼인플레이션의 대표 주자격으로 두들겨 맞는 짐바브웨 달러 같은 것들도 어쨌든 정부에서 발행을 하고, 정부에서 보증 아닌 보증을 하는 매일마다 내재된 값어치가떨어지는 화폐이긴 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달러화는 어쨌든 금 태환 능력이 사라졌지만, 두 가지 형태로 보증을 받게 된다. 첫째, 미국이라는 나라 및 다수 국가들이 달러를 사용한다는 것과 통화 스왑을 통해 각 국가간의 통화를 맞바꿈으로써 전 세계 통화체계가 서로 연동되도록 한 점. 둘째, 달러화의 발행량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감시하며, 국가와 독립된 형태의 기관,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을 통해 미국 정부와는 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게 되지 않게 한 것이 그것이다. 어쨌든, 달러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미국은 국채를 발행하고, 전세계 경제는 금 총량보다 더 많은 금액의 경제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 태환이나 은 태환으로 롤백은 할 수도 없을 것이며,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달러를 찍어내는" 통화량, 국채 만기일, 이자율, 각국의 재정 상황에 따른 달러화 총 발행량 조절을 통해 신용화폐의 신용을 끊임 없이 유지하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연준이 미친 듯이 달러화를 찍어낸다면, 통화량 증가에 의해 달러화의 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상황이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필요 수량 만큼 찍어내지 않는다면, 디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뭐 여하튼, 유시민 씨의 발언이 뭐가 문제가 있는지 이제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달러화나 기타 통화들은 실제로 어떠한 가치도 지니지 못한다. 국가에 의한 신뢰에 의해서 화폐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국가들의 대응에 따라서, 특히 통화량 조절에 따라서 달러의 가치는 변할 수 있다. 이러한 달러 가치 변화는 여러 국가에 의해서 통제되거나 견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게 안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2008년 부동산 모기지 시장으로부터 시작된 잘못된 통화 정책은 결과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에 영향을 미쳤고, 결과적으로 대공황이라는 달러화 통제 실패로 인한 대규모 경제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근데, 왜 모기지 시장은 달러화에 영향을 미쳤을까? 실제로 달러화를 만들어내는 건 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M0라고 불리우는 본원 통화는 분명히 국가가 만드는 돈이다. 하지만, 이렇게 풀린 돈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은행에 입금하게 되고, 은행은 지급 보증량 이외의 돈을 대출을 해준다. 이러한 대출된 돈은 또 다른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돌고 돌아 다시 은행에 입금되게 된다. 또 다시, 은행.... 일단 이것이 은행이 돈을 만들어내느 사이클이다. 비슷하게도 기업은 어음을 발행하고, 어음을 언제까지 갚겠다는 보증을 한다. 그리고 돈을 임시로 융통을 하고, 몇 년 동안 어음의 이자를 갚아내고, 최종적으로는 빌린 원금을 갚아낸다. 근데, 이 돈이 현재의 돈인 것인가? 아니다, 미래의 돈을 땡겨서 쓴 것이다. 거기다, 선물 시장을 생각해보자, 1년 후의 밀이나 쌀 가격을 헷징하기 위해서, 선물을 만들어서 팔고, 선물에 대한 옵션을 걸었다. 그 경우 현재 거래하고 있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 1년 후의 밀과 쌀에 대한 가격과 옵션에 의해 생성된 예측된 가격들이다. 그렇다. 실제로 발행된 통화는 은행이나 기업이나 파생상품들에 의해서, 돈이 생성되게 된다. 생성된다고 하는건 좀 많이 웃긴 일이지만, 어쨌든 정부만 돈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이런 시장에 대한 통제 권리를 다 갖지도 못하고, 은행 이자율이나, 국채나, 각종 통화 스왑이나, 주식 시장 제동 등등의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 시스템을 통제하는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M1, M2, M3... 이런식으로 실제 시장에서 돌고 있는 통화량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구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러한 통화량 조절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아, 도대체 왜 통화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왜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인가. 왜 이것이 암호화폐와 상관이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답변은 단순하다. 유시민 씨는 이것을 간과하고 있거나, 아니면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국가만이 화폐 발행 능력을 가져야만한다"는 주장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화폐의 가치는 국가가 만들어낸다는 늬앙스의 말도 심각한 언어도단이다. 화폐의 가치는 금융 시장의 영향을 피할 수 없으며, 국가 내 실물 경제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원화의 가치가 국가에 의해서만 보장이 된다면, IMF 시절 금모으기 운동이 일어났을리도 없고, 그 전에 기업 파산으로 원화 가치가 개판이 될 리도 없다. 아 국가가 기업 재정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M2~M3를 본다면, 파생 상품이 화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부정 할 수도 없다. 그리고 파생상품은 정부가 직접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국제적으로 거래가 되는 것이고, 국가들끼리도 만들어내는 것이니.


그렇다면, 이제 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대화폐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금이랑 1대1 연동되는 그런 화폐, 그것이 근대적인 화폐인 것이다. 그리고, 누구라도 화폐의 개념을 갖고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 (e.g. 어음, 채권, 선물, 그리고 비트코인) 도 알아낼 수 있다. 단순히 현재 화폐는 믿음으로 인해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이러한 믿음들의 연쇄로 신용 화폐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들이 모두 헛된 것일 수 있으나, 이러한 형태는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에서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아니 그 전에, 근대 화폐 개념을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비트코인을 금 얼마로 무조건 바꿔준다는 선언을 하고, 그것을 꾸준히 지켜낸다면, 그것도 법적 구속력있는 형태로 진행한다면, 이미 비트코인은 금태환 화폐로써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가 화폐일 수 있는 이유는 화폐의 역사가 증명한다. 화폐는 국가에 의해 구속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국가가 완벽한 통제권을 지닐 수 없는 상태이다. 거기에다, 국가의 통제권이 있더라도, 불태환이라는 특성 덕분에 화폐는 신용으로만 작동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지만, 화폐가 유시민 씨의 주장 (혹은 뒷받침 증거로 사용 되는) 안정성과 신용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가치가 내재 되어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자, 법정 화폐이자 신용 화폐인 원화나 달러화는 암호화폐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다. 신용화폐는 암호화폐가 갖고 있는 모든 특징을 갖고 있으며, 암호화폐가 지금 안정성이 없는 것은 각종 파생상품 시장과 발행량 조절에 미숙하기 때문이다. 채굴 시스템의 개선이나, 파생 상품 시장의 도입으로 미래 가치가 안정화 된다면, 가격의 변동성은 점점 더 줄 것이다. 그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 달러화가 불태환을 선언하고 가격 변동폭이 엄청 커졌던 일이나, IMF 이후의 원화 가치 변화가 증명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법정 화폐 (원화, 달러화, 유로화 등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콕 찝어서 비트코인을 이야기한 것은 비트코인이 갖고 있는 몇몇 특성 때문이다. 2500만원까지 치솟았던 가격, 제한된 채굴량이자 제한된 발행량 (2100만개), 암호화폐 계의 기축통화(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취급 및 BTC/암호화폐 쌍 거래 지원)화는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이자, 암호화폐가 어떤 식으로 발전되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8년부터 시작되어 근 10년간 끈질기게 버텨왔던 암호화폐이자, 기존 암호화폐들과 기술자, 언론인, 정치인들에게 새로운 화폐 제도가 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앞서 말한 통화량, 즉 발행량에서 나온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금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한된 발행량으로 인한 가격 상승, 누구나 인정하는 내재가치 (변동폭이 좀 크지만, 금 가격 변화 100년치 찍어보면 비트코인은 새발의 피라는거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이체 수수료 (건당 5만원), 수 시간에 달하는 이체 시간을 보라! 거래소 내부에 비트코인을 쌓아놓고 거래소 호가창이나 보면서 거래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실제로 밥 사먹는데에 써먹지는 못하고 있지 않은가. 1비트코인이 1500만원인데, 지금 이걸로 국밥을 사 먹으라고? 그래서 0.0008 비트코인, 뭐 사토시 단위로 쓰면 8000사토시인가? 여튼 뭐 그걸로 결제하면 된다고? 그러면 결제 과정에서 이체 수수료 5만원, 그리고 결제 후 수 시간 동안 가게 주인이랑 이체 됐느니 안 됐느니 씨름을 하는 그 과정을 기다리라는 것인가?


사실 그래서 유시민 씨는 비트코인에 대한 집요한 공격을 했던 이유가 그것일 것이다. 그의 입에서는 이더리움도, 비트코인 캐쉬도, 비트코인 골드도, 퀀텀이나, 네오나, ITOA나 각종 대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PoW가 필요없는 리플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오긴 했지만, 그것조차도 퍼블릭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은 암호화폐에 대한 전반적인 공격으로 이전되게 된다. 많은 암호화폐 반대론자들은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겠지만, 이는 대중의 무지를 이용한 공격일 뿐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해 본 사람이라면,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가 주요 거래소 기준 10개 이상, 많으면 100개 이상 (망할 업비트) 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그 중에서 제일 초기에 만들어진 PoC (Proof of concept, 컨셉 증명) 정도의 제품에 공격을 가하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이다. 개발진들이 문제를 알아서 Segwit이나 블록 사이즈 증가 등등의 하드포크를 감행했고, 비트코인의 아성을 노리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이러한 거래 처리 속도 개선, PoW 시스템의 붕괴 (PoS나 PoI로 이전), 스마트 컨트랙트 도입, 아토믹 스왑/라이트닝 네트워크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더리움만 해도 현재까지 PoW이지만, PoS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아토믹 스왑과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스마트컨트랙트 시스템의 개선과 함께 도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토론회에서 나오지 않았다. 물리학자나 가상화폐 거래소 사장이 그런 이야기를 알 리도 없으며, 알 수도 없지만, 단순히 공학자들의 대표, 암호화폐의 옹호론자 대표를 자처하면서 나온 것 자체가, 그리고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없이 상대방의 논리에 다 말아먹히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 자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뭐 여하튼, 비트코인이 현재 금과 같은 형태를 지녔다면, 암호"화폐"에서 화폐의 특성을 모두 갖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각종 아프리카 국가들의 내전, 불안정한 정부, 신용 화폐의 부재, 초인플레이션에 대항해 암호화폐가 주요한 재화 및 저축 수단으로써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나, 아르헨티아와 같은 국가들에서 정부의 보증 거부에 대해서 대항하는 용도로 암호화폐들이 기축 통화처럼 사용된다는 이야기들은 사실 한국의 사정과는 관계가 없는 걸지도 모른다. 당연히도,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과 적당한 인플레가 있다면 한 국가의 화폐는 안정적인 기축 통화 역할을 다 해낼 수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들이 아직도 결제 시스템에 연동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이것이 화폐로써의 기능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암호화폐는 탈 중앙화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 거래소 시스템에 묶여 탈 중앙화에 실패했다는 발언이나,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다르게 봐야한다는 것은 분명히 동의할 이야기이다.


하지만, 유시민 씨의 규제 발언은 실제로 정부 규제가 얼마나 시장 왜곡을 가져오며, 시장 통제권을 잃어버리는 주요한 방법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주류 경제학과 얼마나 대치되는 일인지도 생각해봐야한다. 금주법이 미국인의 금주를 가져왔는가 아니면 밀주의 성행과 마피아와의 전쟁을 시작하도록 하였는가. Warning.or.kr이 포르노그래피의 유통을 막았는가 아니면 각종 음성화된 성인 사이트를 만들었는가. 각종 부동산 억제책이 부동산 가격을 억제했는가 아니면 강남 부동산이라는 상흔과 이명박 당선이라는 결과로 나왔는가. 단통법이 폐쇄형 휴대폰 판매처와 각종 페이백이라는 결과를 내 놓았는가, 아니면 단말기 가격 정상화라는 결과를 내 놓았는가.


거기다가 장난감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기술 혁명을 일으킨 그 모든 것들을 단순히 시장의 수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보다 열등하다 혹은 규제 되어야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군사적 목적으로 아르파넷으로 기원했지만, WWW은 CERN의 물리학자들이 논문 공유를 더 편하게 하기 위해 학회에서 발표한 것으로부터 시작했고, 각국의 인터넷 연결은 대학들의 학문적 목적이자 각 대학(원)생들의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PC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는 애플 I과 애플 ][ 컴퓨터는 미국의 한 컴퓨터 홈브류 (자작) 그룹에서 시작이 되었으며 이는 거대한 IT 기업인 IBM을 박살 내 버렸다. 페이스북은 의도는 불순하지만 마크 주커버그의 얼굴 평가 사이트와 대학생들의 섹스를 하겠다는 의지로부터 나왔으며 (주커버그는 각자의 연애 여부를 프로필에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캠퍼스 내 데이트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이집트 혁명을 수행하게 된 트위터는 140자 짜리 SMS 공유 시스템으로부터 나왔다. ("오늘 점심 뭐 먹었다."를 공유하는 서비스에 투자가 올리도, 사용자가 몰릴리도 없지!), 토렌트와 당나귀, 냅스터는 각자 포르노, 불법 소프트웨어, 음악 공유를 위해 시작이 되었으며, 냅스터와 당나귀는 죽었지만, 토렌트가 바톤을 이어받아 아직도 정부의 통제 밖에서 잘 굴러가고 있다.


화폐 발행은 정부만이 갖을 수 있는 고유한 권한인가? 국가의 통제는 결과적으로 완벽한 통제를 만들 수 있는가? 역사적으로 보자. 답은 "아니오"이다.


비트코인은 성공할 수 있는 화폐인가? 경제학유시민적으로 보자. 답은 "아니오"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IT의 발전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경쟁과 도태를 통해서 교통정리가 될 것이다. 꼬우면 포크를 뜨고, 망할거 같으면 하드포크를 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량 조절을 할 것이다. 거기에는 수 많은 파생상품들이 걸리게 될 것이고, 선물 거래가 될 것이다. 국가간 금의 이전은 지금도 힘든 일이지만, 암호화폐 이동은 더 쉬울 것이다. 유로화 통합은 브랙시트와 그리스 파산을 불러왔지만, 암호화폐는 ... 음... 불러올 수도 있겠군. 아니 뭐 그런건 아니고, 다양한 하이퍼인플레이션 국가들에게 구세주가 될 것이다. 금융 거래는 좀 더 확실해 질 것이며, 블록체인 분산 장부의 추적으로 검은 돈을 좀 더 잘 찾아낼 수도 있을 수도 있다. 뭐, 모네로나 다크 코인 같은 애들이 있지만 말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국제 정치가 비신뢰 게임이고,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라면, 암호화폐는 그러한 구조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형태이다. 암호화폐는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의 제도적 변경을 가져올 것이다.


비트코인은 못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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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편이 나올 거 같습니다. 후술한 기술적인 파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필두로 말이죠. 거기다가 시장 규제가 어떤 형태를 지니게 되는지, 어떤 2개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이게 어떤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예전에 공부했던 게임이론 쪽 이야기를 해야할게 될 거 같습니다. 재미있는 주제죠 :)

  1. 모파상 2018.01.21 12:34

    Bengi님, 글이 좋아, 사커라인에 퍼갔던 사람입니다. 댓글이라도 달았어야하는데 죄송합니다 ㅠㅠ. 그 부분에선 미처 생각못했습니다 ㅠㅠ

  2. JTBC 2018.03.07 22:15

    나오고계시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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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16. 13:28 - Bengi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별개의 것일 수 있는가?

정부건 트위터리안이건 많은 곳곳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서로 다른 기술이거나 서로 떼어놓고 볼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분명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명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다른 층위의 물건이긴 하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상호 신뢰가 불가능한 제3자들을 집합 내에서 "신뢰"를 이끌어내는 컨센서스(합의) 시스템이고, 암호화폐는 이러한 컨센서스 기반으로 작성된 장부에 존재하는 숫자들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를 하는 것은 블록체인의 컨센서스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컨센서스를 이루고, 암호화폐 장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디스크와 대량의 컴퓨팅 파워가 소모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무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의 시스템이 아니다.


외계의 지적생명탐사(SETI)를 생각해보자. 지구 밖 전파들을 분석해서 외계인이 내보낸다고 추정되는 신호들을 찾아내는 프로젝트였던 SETI는 슈퍼컴퓨터 하나로 처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였다. 이에 따라, 여러 연구소들의 컴퓨터들을 묶어서 대량의 신호들을 처리하였고, 결국에는 민간 컴퓨터들에서도 이러한 신호 분석을 할 수 있는 SETI@Home이라는 프로그램을 내 놓게 되었다. 수 만 명 이상의 자발적인 자원자들이 자신의 컴퓨터의 유후 시간을 외계 신호 분석에 투자를 하였고, 현재까지도 SETI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진행 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SETI를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며, SETI@Home을 집 컴퓨터에 깔아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일단, 깔아 놓는다고 해 놓더라도 내가 이 프로젝트를 도와준다고 해서 엄청나게 큰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얻는 것도 아니고, "최초의 지적 외계 생명체"의 신호를 분석한 컴퓨터의 주인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을 확률도 엄청 낮다. 그냥, Geek한 컴퓨터광이나, 물리학도나, 천체학도나 관심을 갖고 연구실이나 사무실 컴퓨터에 깔아 놓는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제일 크다.


uTorrent, 프루나, 당나귀, 냅스터... 수 많은 P2P 서비스는 어떤가?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파일 공유들은 인터넷 트래픽의 수 퍼센트에서 수 십 퍼센트까지 차지하면서 끊임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토렌트를 예를 들자면, 한 유저가 파일을 다운 받기 위해 토렌트를 돌리는 순간, 받은 파일들의 조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가 된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파일을 받는 대가로, 자신의 네트워크 대역폭과 하드디스크 공간을 남들에게 빌려줘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는 토렌트가 끝까지 살아남게 되는 큰 유인을 제공했다. 자기가 원하는 것 (불법 공유 영화, 포르노, 상용 소프트웨어, 리눅스 배포판 등등...) 을 받기 위해, 자신 또한 그에 대한 댓가(파일 공유)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이다. 파일을 다 받고 토렌트를 삭제하고, 끔으로써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수 있지만, 파일을 받는 그 시간 동안에도 충분히 많은 공유가 일어났고, 이 공유를 통해 다른 파일 다운로더가 바톤을 받고 파일을 공유하게 되는 끊임없는 릴레이 경주가 일어나게 된다.


SETI와 토렌트의 차이는 여기서 온다. SETI@Home은 이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했지만, uTorrent는 성공적으로 각 가정의 컴퓨터에 침투하였고 거의 표준화된 파일 공유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것이 상당히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일일지라도, 개인의 이기심들이 모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이기주의자들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비슷한 맥락에서 토렌트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없는 제3자들이 어떤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컨센서스 시스템이라고 앞서 말을 하였는데, 이러한 컨센서스를 이루는 데에는 컴퓨팅 파워와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제3자들은 이러한 자원들을 공짜로 나눠줄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전기세,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서 딴 일을 했을 때의 기회 비용, 초기 하드웨어 비용, 임대료(혹은 땅값), 감가상각 등등 수 많은 것들이 고려 사항으로 들어갈 것이며, 이를 고려해서 나온 비용을 상쇄할 만한 수익이 나지 않은 이상 블록체인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제시한 방법은 블록체인의 유지에 대한 보상을 암호화폐로 제공을 하기로 한 것이다. 채굴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블록체인을 계속 증식해 나가는 과정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주고, 그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화하거나 거래를 함으로써 금전적 인센티브를 얻게 되고, 이는 지속적으로 블록체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채굴 과정이 유지되도록 하는 거대한 사이클을 만든 것이다.


이 덕분에, 블록체인 기술이 크게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채굴이라는 과정과 메이저 암호화폐에 부여된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의 가치 덕분에 암호화폐는 아르헨티나의 1년치 전기 사용량에 맞먹는 전기와 그에 맞먹는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는 괴물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암호화폐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채굴 과정의 채산성이 떨어질 것이고, 이러한 채산성 문제로 인해 채굴 풀의 사이즈가 작아질 것이다. 이러한 채굴 풀의 사이즈 축소는 덜 분산화된 장부 시스템으로 귀결된다. 이는 블록체인이 자랑하는 "완전 무결한 신뢰 없는 거래"라는 모토를 박살 낼 가능성이 크다. 현재 PoW 방식에서는, 컴퓨팅 파워에 의해 신뢰를 구축하게 되는데, 컴퓨팅 파워가 점점 약해진다면 특정 세력에 의해 (51% 공격이라고도 불리우는) 좌지우지 될 수 있는 형태를 띄기 때문이다. 이는 PoW 방식이 갖고 있는 제일 큰 문제이고, 현재 통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갖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PoS나 PoI 같은 대안적인 방법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PoW를 채택하고 있는 다량의 암호화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하드포크를 통한 블록 생성 방식의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세그윗에 반대해서 나온 비트코인캐쉬나, 슈퍼다오 하드포크로부터 분리된 이더리움 클래식이나, 그냥 갑툭튀한 비트코인 골드까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궁웅할거 상태이고, 블록체인 또한 그러하다.


결국 퍼블릭 블록체인은 비탈릭이 말한대로, 기술적으로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의 집합이 유의미한 신뢰를 내 놓는 과정에서 과열된 경쟁은 극단적인 암호화폐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왔고, 이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자체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암호화폐 금지나 가격 규제 등등)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 잠시만, 그렇다면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사실 블록체인이 데이터베이스랑 다를 바가 뭔지 하나도 잘 모르곘다. 사실 Git의 버전 관리랑 비슷할 뿐더러, 쓸데 없이 해싱 파워 갖고 컴퓨팅을 하고 앉아있는데, Hash 값을 이용한 파일 무결성 검증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기술이다. 블록체인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기술이 아닐뿐더러, 데이터베이스 관리만 제대로 하면 될 것을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는 거창한 말을 왜 써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_-a...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제일 큰 특징은 탈 중앙화나 무정부주의적 특징일텐데, 실제로 이러한 특징을 뺀다면 블록체인은 일반적인 분산 저장 시스템이나 일반적인 컨센서스 시스템과 다를 바가 하등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암호화폐라는 인센티브가 없다면 퍼블릭 블록체인이 널리 퍼질 이유도 없으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존 시스템과 다를 바가 하등 없다는 것이다. 결국, 암호화폐의 몰락은 블록체인의 몰락과 동치일 것이다. 인센티브의 세상에서는.


  1. 저는 문과 출신인데 2003년인지 4년인지 SETI프로그램 알게 되고 나서 저희 과방 컴퓨터에 세티앳홈 다 설치해놨더랬죠 ㅎㅎㅎ 그 때는 블록체인이라 하지 않고 그리드컴퓨팅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은데 요즘 블록체인 얘기를 듣다보니 뭐가 다른건가 싶어서 검색해 들어오게 됐습니다. 대략적인 건 같은 것 같네요. 쓰신 글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bengi.kr BlogIcon Bengi 2018.01.26 17:23 신고

      세티엣홈 쓰셨던 분 진짜 오랜만에 보내요 ㅋㅋ 제 동기들이나 물리학과 친구들 중에 진짜 극소수만 썼는데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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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28. 00:45 - Bengi

스타트업에서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

사실 많은 -많다고 해봤지만 정확히는 열 몇 명 정도의 대표라는 직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봐왔을 때, 인센티브의 개념과 자신이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에 대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봐왔었다. 특히,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왔던 사람 (정확히는 그 때까지 살아남은 사람)과 갓 스타트업이나 회사를 꾸려가는 사람들의 시점과 관점 차이는 상당히 명백해 보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후자의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아 도취적이며, 그 억누를 수 없는 고양감은 결과적으로 회사가 운영되는데 있어서 큰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듯하는 것 같다.


뭐, 각설하고. 개인적으로 "대표"라고 부르는 사람이 하나 있다. 뭐 예전 (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적이 있기는 한) 스타트업의 공동 대표였던 그는 "왜 주변인들이 일에 몰입을 하지 못하는가"라는 이야기를 계속 나에게 하였다. "왜 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중요한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위대한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딴 공동 대표가 말한 무급으로 일하는 상황을 타개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나도 이해를 못한다던가. 이런 것들의 연속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자신이 을의 입장이나, 혹은 자신이 타인이 왜 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함을 하나도 가져보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제품에 콩깍지가 씌여서 이 제품이 정말로 일획천금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들도 종종 본 적이 있다. 뭐 어쨌든, 공동 창업자건,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건, 직원이건 모든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단일할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무급으로 사람을 일하게 하면서, 이 제품이 성공하면 우리 모두 지분대로 돈을 엄청 벌 꺼야라는 말을 매번 -그것도 투자 실패할 때마다- 하는 대표라는 작자를 보면서, 아니면 제품 프로토타입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성공한 마냥 구는 행동을 보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의지가 깍여나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니면, 지금 타인의 귀한 시간을 투자하면서, 커리어와 월급과 거기다 현재라는 소중한 자산을 투입해 나가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뭐 같이 일 했으니 자신의 꿈이기도 하지만 같이 일하기도 한 사람의 꿈이라는 말이라는 대꾸를 할 수도 있곘다.


대부분의 직원, 혹은 같이 일하는 동업 관계의 사람들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이 제품이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으며, 어디쯤에서 발을 빼야할지에 대한 감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아무 생각 없이 친한 친구가 요청해서 같이 일하기로 했다던가, 아니면 초반에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어지고 뭐가 나올 거 같으니까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다가 슬럼프 기간에 들어서면서 점점 열정을 잃어가던가, 아니면 6개월 동안 통장이 텅장이 되가면서 가족들의 회유와 번듯한 직장 잘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점점 회의감이 든다던가, 기술력 부재로 인해 지속적으로 과도한 잡무와 자동화안 된 단순 업무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들을 계속 겪다보면 사람은 변하게 되어있다. 처음에는 같은 꿈을 꾸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더 안전한 미래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 일획천금을 바라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적당히 나의 인생을 한 번 걸어볼 만한 작은 도박 (혹은 일탈) 정도로 생각하고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반 회사보다 이렇게 사정이 열악할 줄 모르고 들어온 친구들도 많다.


관계를 유지 시키는 것은 대부분 화초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외부의 요소들을 신경 써야할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집 안에 있는 화초들에게 물을 제 때 안 주거나, 볕을 제대로 안 쪼여주거나, 혹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부터 시들시들해지다가, 결국 죽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뭐 이럴 때, 깊은 반성을 하면서 새로운 (잠시만 뭐?) 화초를 하나 사서 다시 키우면 그나마 괜찮지만, '까탈스러운 화초를 사서 그래, 선인장 같이 굳센 걸로 사야했을 껄'이라는 후회를 하고, 가게에 가서 "오래 버티는 걸로 주세요."라는 말을 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사람들이 일에 몰입하게 하고, 공통된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계속 자신이 갖고 있는 목표와 타인이 갖고 있는 목표들을 타협해 나가는 것과, 타인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고려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다 정 안 맞으면 새로운 팀원을 구하는 것이겠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팀원을 갈아치우게 된다면, 계속 팀원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제일 편한 방법은 역시나 돈이라는 강력한 인센티브이다. 자기가 싫은 일이어도 충분히 돈만 받으면 어느 정도 (자기 한계 이상으로는 안 하지만) 아웃풋을 내 줄 것이며,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별로 WBS나 일정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제대로 된 산출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적은 돈을 주고 사람을 일하게 하는 것과 무급으로 일하게 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를 보이는데, 후자는 나는 너를 위해 봉사를 한다는 느낌이 강할 뿐더러, 특히 위계나 명령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나 설득에 가까운 형태로 사람을 다뤄야한다. 뭐, 돈을 준다고 해서 위계질서 세우고 그런 건 전혀 안되지만, 돈이 없다면 해야만 할 것을 시키는 것조차도 불가능 할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명심해야한다. 돈 주고 어느 정도 퀄리티 나오는 홈페이지를 좀 무리해서 만들어주세요는 씨발씨발 거리면서라도 만들게하는데, 돈도 안 주고 프론트+백엔드 제대로 되고, IE부터 크롬, 모바일 각종 해상도 다 맞춰서 1달 내로 해주세요. 이딴 소리를 한 2~3번 들으면 그냥 때려쳐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할 걸지도 모른다. 비유가 너무 심했나...? 뭐 근데, 다 겪은 일이라서... 하하...


아니면, 돈이 없으면 지분을 줘야한다. 하지만, 지분보다는 좀 더 명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지분이 종이쪼가리로 변할 확률은 거의 95% 이상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주식 HTS 키면 나오는 동전주보다 가격이 쌀 확률은 나머지 5%의 98% 정도 될 것이다. 음 그러니까 대충 0.02% 정도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확률이라는 것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투자와 배당이다. 투자를 억 단위로 받고, 월급을 제대로 3개월이나 6개월 이내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하던지 (특히 VC나 투자처와의 상황을 문서화하거나 칸반보드에 정확히 써두는 것이 싸움 덜 생기게 하는 방법이다) 투자 진행 상황을 명백히 알려야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국책 사업이나 각종 국가 기관 끼고 하는 투자들을 노려서, 상금이나 지원비를 받고 (현금화 할 수 있는) 노트북이라도 3~400만원짜리 하나씩 쥐워주는 것이 사기를 다시 높이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맥북 프로 풀옵션이나 각종 모니터 등등 장비들 갈아치워주는 것도 뭔가 희망고문스러우면서도 계속 일하는 동기를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생활이다. 9 to 6나 10 to 5를 무조건적으로 지켜야하고, 식대 같은 건 지원을 기본적으로 해주고, 될 수 있으면 교통 비용까지 지원하고, 주말이 있고 저녁이 있는 안정적인 삶을 보장시켜야한다. 사람 없어서 죽을 거 같은 스타트업에서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보통 일이 없을 시즌이 분명히 있고, 투자 때문에 붕 뜬 시기가 분명히 있을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꼭 대표 욕심으로 열심히 일하는 우리, 몰입해서 일하는 우리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람 노는 걸 못 보고 쪼고 있어도, 또 그렇게 사람이 이탈해나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급할 때에는 양해를 구하고 급하게 운영해야곘지만, 쉬어야할 때에는 분명히 쉴 수 있어야한다. 사람은 24시간 돌아가는 기계가 아니며, 심지어 기계도 1~2시간씩 점검 받으면서 쉰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투 잡을 하건 쓰리잡을 하건 냅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실 돈이 없으면 외주를 하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보통 주말이나 업무 끝난 상황에서 일을 하는 경우들이 많은 편이다. 앞서 말한 제대로 된 시간 보장 이런 것들을 충분히 지킨다면 이런 문제들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월급 제대로 주기 시작하면 외주를 그만둘 확률이 큰 편이지만, 어느 순간 외주 하던게 본업이 되고 본업이 외주가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 사람이 돈을 안 받고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행동을 막는 행위 자체가 바로 회사에서 이탈하게 되는 주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애정을 갖고 있으니 회사를 바로 안 때려치고 외주해서 밥 값부터 교통비까지 다 자기가 내면서 회사 일을 무상으로 하는 것인데, 감사를 하면 감사를 해줘야했지, 이것에 대해 짜증을 내면 안된다.


어쨌든 장기 마라톤을 달릴려면, 사실 몰입이라기보다는 체력 분배와 천천히 꾸준하게 달리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가 1년 365일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시즌에 피크를 찍고, 1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열리는 각종 투자 행사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런 안배와 제품 개발 일정 조절을 제대로 해야할 중요성은 더더욱 커진다. 사실 마라톤도 엄청난 몰입 아닌가. 42.125 km를 쉬지 않고 뛰면서, 자신의 근육부터 수분까지 각종 상태들을 계속 체킹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린다는 거 자체가 아주 힘든 싸움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처음에 남들보다 좀 늦춰졌다고 속도를 내거나, 중간에 스퍼트를 하거나, 점점 뒤쳐지는 걸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런 행위 모든 것이 몰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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