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9.03.31 잡생각

1.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의 존재성 글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게, 2년 전에 들었던 게임이론(정확히는 게임이론 수업 이후에 듣는 정보경제학) 관련 수업이다. 초반에 Screening 관련으로 배울 때에는 "이게 뭐지 X발"이라는 상태로 들었는데 (두 교수가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는 거였고, 중간고사 이전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파트라서 대충 들었다가 나중에 연습 문제 풀다가 ㅈ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Screening에서 어떻게 두 집단을 모델 설계로 분류를 해낼 수 있느냐였다. 보상을 하는 방식을 조절함으로써 어떻게 역선택과 모럴 해저드를 막느냐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었는데, 수업도 대충 들었지, 슬라이드에 내용은 대충대충 설명되어있지, 수업은 한국인 교수가 영어로 하지, 여튼 대 멘붕 상태가 중첩되다가 시험 2주 전에, "현대정보경제학"이라는 책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연습 문제를 다 풀면서 정보경제학을 간신히 이해한 기억이 난다. 정보 경제학을 다 듣고 나서, 본격적인 게임이론 수업을 하였는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박영사에서 나온 "게임이론" 연습 문제를 싹 다 풀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말고사에서 내쉬 균형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가 연속으로 나와 아주 엿을 제대로 먹었었는데, 대부분 연습 문제의 변형이라서 어떻게든 땜빵을 치긴 했었다. B 맞고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몰래 올렸었던 건 덤이고. 뭐 주저리 주저리지만, 사실 내쉬 균형 잡는 건 솔루션이라고 해야 하나 파훼법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계산하는 방법이 있으니 그대로 풀면 된다는 친절한 책의 설명과, 교수님의 대충 이 정도면 무조건 나온다는 범위에 대한 귀뜸까지 정말로 많이 배워간 수업이라는 기억이 든다. 사족을 덧붙이면, 게임이론은 컴퓨터 공학이 자랑하는 자기 스스로 개척한 몇 안 되는 학문 아닌가. 그걸 경제대에서 배우고 있다는 건 좀 웃기지만 말이다.

 

2. 근 몇 개월간 쳐다보지도 않은 블로그를 다시 쓰게 되면서 제일 먼저 보게 된 게 통계 파트인데, 스타트업에서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이 인기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 보고 상당히 놀랐다. 약 1년하고도 4개월 전에 쓴 글인데도 블로그 유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 같아서, 다시 앍어봤는데, 지금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반성을 할 계기가 되고 말았다. 2017년이라면, 스타트업 업계에 1.5년 차 플래그를 꼽고 네임드 창업 보육원에서 설치고 있었을 때인데, 그때 각종 대표들과 개발자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들이 엄청 많았을 때일 것이다. 학업과 개발을 병행하면서 살았었고, 보육원 생활 6개월 동안 갖가지 일을 다 겪었으면서, C-Level과 일반 직원들에 대한 미묘한 차별, 월급이라는 부분, 열정, 커리어, 그리고 스타트업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엄청 많이 했었다. 지금 와서 보면, 스타트업은 그냥 중소기업의 열화판이자, 정부 보조금에 빌붙어 사는 무언가가 아니라로 생각이 정리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스타트업은 정말 세상을 바꾸는 무언가라고 믿었을 때이니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결국, 지금 다시 회고하자면, 그때 만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Class B도 가보지 못하고 엎어졌었고, (임직원 탈주와 사기저하는 덤이고) 한국의 스타트업 열풍은 퇴직자의 치킨집 창업과 원론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인상만 남았지만 말이다. 뭐 건너편에 있었던 두 세 곳은 플래텀 등 각종 언론지에서 투자받고, 성장하고,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곳들도 나름 다양한 고충과 실패를 겪었던 걸 기억한다. 한 곳은 시장성이 없는 제품으로 밀고 가다가 다른 제품으로 피벗을 하면서 성공한 케이스고, 딴 스타트업도 IoT 관련 기술에 대한 기술력을 쌓고, (기존 제품의 기능을 대부분 바꾼) 신제품을 내놓고 추가 투자를 받고 성공한 케이스였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는 것을 보았다. 사람, 돈, C-Level, 심지어 CEO까지도...

 

3. 그러고보니 AI 한다는 스타트업 다 어디로 갔나... 10억 투자받은 거기 기억 안 나는데, 여튼 잘들 지내겠지... 하하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서로 보지 말자고! (이미 하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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