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6.1.3

짧지만 긴 일본 여행이 끝났다. 일본을 다녀오면서 선진국이란 어떤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사회의 구성 요소나 국민 의식이 장기적으로 사회가 지니고 있는 양태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꽤 오랜시간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문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이런 국민 의식이라던지, 사회의 구성요소(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문화를 다르게 말한 것 뿐이다)를 결정 짓는 것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문화, 상당히 추상적인 객체를 가리키고 있는 이 단어는 어떤식으로 정의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식으로 사회를 분석해나갈 수 있을까?


일본이란 국가에 대한 소문이나 이야기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었고, 그것들은 대부분 절제나 친절함, 그리고 친절함 뒤의 다른 모습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나름 나만의 상상속에 존재하는 일종의 유니콘 같은 존재가 일본이었고, 이런 환상은 날이 갈 수록 정치적인 면이나, 부락쿠민, 국제 정세 및 역사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비틀리고 뒤틀려갔다. 그들에게 있어서 국가란 무엇인가? 교육은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하였는가? 과거에 대한 이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교육의 문제인가, 의식의 문제인가? 난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확답을 내리지 못하였다. 과거의 나는 이런 부분에 대한 것을 이해할 정도로 충분히 성숙하지 -아니 퇴보하지- 않았다.


사실 일본이란 국가들 계속 여행하면서 알게 된 건, 도로에서의 경적 소리가 없다는 것과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그와 동시에 분명 그들은 밖으로 외치지는 않겠지만, 내부에 무언가 끓고있는 휴화산이 하나씩은 있다는 느낌을 가끔가다 받을 수 있었다. 이런 휴화산들을 다시 활성화 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의 의무겠지.


사실 이런 면에서 언론이라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은 대중의 생각을 어느정도 제어하며,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언론이 조명하지 않는 부분은 가려질 뿐이며.... (주절주절)


사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걸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언제부턴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당연한 이야기를 왜 당연하지 않게 쓰고 이거에 대한 레퍼런스까지 준비해야하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모르기는 하는 걸까. 아니 모른다고 하면... 사실 난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어디에 무엇을 맞춰야할지 잘 모르겠다. 중학생 때에 아무것도 모르던 철부지 같던 시절의 글들을 보면, 나는 이런 생각 없이 내가 아는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써내려가는 습관을 갖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글들은 점점 무미건조해져간다는 느낌이 든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글들을 더 이상 쓰지 않으니.


그래, 아니 이런 이야기하려던게 아닌데! 여튼, 나는 해외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 태국이나 홍콩을 갔을 때에는 너무 어렸기에 사회나 문화에 대한 생각 조차 할 수 없었고, 문화가 다르다는 개념을 알았을지는 몰라도, 그것이 실제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달랐다. 길거리의 간판, 도로의 구획, 아스팔트의 균혈을 대처하는 방법, 공사장의 모습, 표지판, 사람들의 길거리에서의 행동, 움직임, 부딛혔을 때의 사과 방식, 행동 양식, 대중 목욕탕의 모습, 지하철에 배치된 역무원들, 전체적인 식습관, TV 뉴스 보도 방식 이런것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였다.


이런 것들을 보게 되면서, 사회가 진보하였다는 것과 퇴보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자꾸하게 된다. 사실 한국이 제2의 금융위기 (사실 제3이나 제4의 금융위기겠지만...)를 겪게 되거나 저성장 시점에 도달한다면 (이미 도달한거 같지만) 한국의 미래는 일본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한국은 일본을 따라갈 수가 없다. 인프라, 시스템, 사회 구조, 시민의식...... 그 수 많은 것들을 아우러 지칭하는 단어, "문화"라는 걸 보면서 나는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한국이 망한다면, 필리핀 정도가 될 것이라는 트위터의 글귀가 생각 나기도 하였고, 어떤식으로 하면 최소한의 인프라라도 구축을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까지 별의별게 다 떠올랐다.


그래도 다행인건 한국은 일본처럼 현금 결제로 시작해서 현금 결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자 서명과 미칠 듯이 높은 신용카드 사용률 (이것은 아마 조세 관련 편의를 위해 반 강제적으로 도입 된 것이다. 뭐, 그래 세제 환급 더 해준다는데 신용카드 안 쓸 사람이 있나! 뭐 쥐꼬리 많큼 환급해준다는 걸 알았을 때에는 이미 누구나 카드를 다 쓰고 있지!), 꽤 괜찮은 인터넷 관련 인프라스트락쳐들을 보면 다른 활로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어쨌든, 중장기적으로 한국이란 나라는 기나긴 겨울을 대비해야하는 시점에 온 것 같다. 아직도 이 나라에 비전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안 서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그리고, 퇴보에 대비하는 것은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이미 늦어버린 일이 아닐까란 느낌이 계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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