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많다고 해봤지만 정확히는 열 몇 명 정도의 대표라는 직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봐왔을 때, 인센티브의 개념과 자신이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에 대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봐왔었다. 특히,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왔던 사람 (정확히는 그 때까지 살아남은 사람)과 갓 스타트업이나 회사를 꾸려가는 사람들의 시점과 관점 차이는 상당히 명백해 보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후자의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아 도취적이며, 그 억누를 수 없는 고양감은 결과적으로 회사가 운영되는데 있어서 큰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듯하는 것 같다. 뭐, 각설하고. 개인적으로 "대표"라고 부르는 사람이 하나 있다. 뭐 예전 (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적이 있기는 한) 스타트업의 공동 대표였던 그는 "왜 주변인들이 일..
아, 사실 1주년이 되지는 않았다. 대충 11개월 하고 몇 일 정도 된 거 같은데, 11개월이나 12개월이나 그게 그거인 거 같고, 연애 기념일 챙기는 것도 아니고 날짜 하나하나 세서 챙겨줘야할 것도 아니고, 축하할 일도 더더욱 아닌 거 같아서 그냥 11개월에서 반올림해서 1주년이라 적어버렸다. 뭐, 그리고 11개월이나 12개월이나 이미 배울 건 다 배우고, 느낄 건 다 느꼈으니 뭐 글의 내용도 바뀌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기도 하고. 원체 별 생각 없이 시작한게 스타트업이었고, 장기적으로 해보면서 느끼는게, 그냥 열정적으로 뭘 할 시간에 내 커리어나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 딴 걸 하던지, 대학원이나 다니던지, 아님 그냥 제대로 된 기업에서 일을 하는게 오히려 낫지 않나 싶다는 생각을 매 시간, 매 분,..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을 안 쓰게 된 지도 거진 1년 정도가 되어가는 거 같은데, 일단 백업 기능이 없어졌다는 것과 티스토리가 슬슬 폐쇄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이럴 바에는 좀 더 자유도가 높은 텍스트큐브로 넘어가던지, 아님 더 나은 서비스로 이동하던지를 고려를 하다가 결국 시간이 났을 때 대규모 이전을 할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사람 생각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AWS 3년 약정하고, 마리아 DB깔고, NGINX + PHP7.0-FPM 조합으로 서버를 돌릴려고 보니, 텍스트큐브 메인테인이 실질적으로 2013년부터 끊겨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는 건 둘째치고, 텍큐 공식 사이트에 설치 방법조차 제대로 적혀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엄청 당황을 했다. 티스토리가 ..
정치 스타트업이라고 주장하는 와글이라는 곳에서, 박근핵닷컴을 만들고, 그 이후 좀 더 대담하게 시민의회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시민들을 대표하는 (?) 시민 대표를 뽑아, 무능한 국회의원들을 대신하여 뭔가를 해보자라는 주장을 하였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탄핵안 가결이 된 이 상황에서 시민 대표를 뽑을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민 대표라고 추천된 사람들이 이정희 전 국회의원이라던지 (...), 유병재 코미디언이라던지, 김어준 기자라던지 뭐랄까 그 "정말로 시민의 대표를 할 수 있는가?"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이 조차도 와글에서 골라낸 사람들이지, 넷티즌이 직접 추천을 하는 형식도 아니였죠. 뭐, 그러니까 완벽하게 자발적으로 추천과 투표가 가능했다면 그나마 말..
오랜만에 글을 쓸 때, 손 끝에 느껴지는 감각은 연필의 흑연이 부스러지는 느낌도, 볼펜의 볼이 굴러가는 느낌도, 만년필의 촉이 사각거리는 느낌도 아니다. 무미건조한, 타닥거림 속에서 노트북 액정에 글자들을 나타내게하는 자판의, 정확히 말하면 스프링의 장력과 PCB 키보드의 감촉일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이란 퇴고의 과정 없이 술술 쓰는 생각의 정수라 생각을 하였지만, 요 근래 도통 생각이란 걸 해본적이 없으니 정수를 쏟아낼 일도 없을 뿐더러, 화면 속의 글자들을 자꾸 지워나가고 다시 쓰고 그리고 다음에 어떤 단어를 놓을지에 대해 계속 고심하는 퍼즐 맞추기에 가까우리라. 잘못된 피스 하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 모가 나가는 일들을 반복하다보면, 거기서 거기로 보이는 단어들이 왜 글을 쓸 때에는 딱 맞아떨..
옛날 옛적에, 논술 학원을 다녔을 때 학원 선생"님"은 내가 쓴 글을 모두 기록을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의 중요성을 요즘 들어서 많이 체감하는 중이다. 내 옛날의 생각들이 어떠했는지, 나는 예전에 비해서 발전을 했는지 퇴보를 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으로써 써왔던 글 만큼 소중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보면 낯간지러운 글이나, 그렇게 아름답지 못한 논리전개로 무장한 글들을 볼 때마다, 내가 그 당시에 누구의 문체에 영향을 받고, 어떤 사상에 경도되어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되새김질을 할 수 있었고, 그리고 그 글로부터 다시 나를 조각해 낼 수 있었다. 과거의 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했으며, 타인의 주장이 아무리 터무니 없더라도 그에 대한 반박을 성실히 해왔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매번 내가 컴퓨터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적성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는 방황을 하고 있는데, 너는 적성이 있어서 좋겠다." "컴퓨터 하나만 바라보고 사니 그것이 얼마나 편할까?"라는 이야기는 같은 컴퓨터공학과 친구들이 아닌 다른 -특히 경영대나 사회계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맞딱드리게 된다. 아마 그래 학벌주의의 영향으로 대학을 맞춰 들어갔거나 취직 잘 된다고 경영대 들어간 사람들의 성토가 이런식으로 나오려니 하지만, 그래도 이런 글을 적게 되는 건 사실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딴판인 경우들이 많다는 걸 좀 확실히 해두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어쩌다보니 행정학을 (아마 2학기 때 정책학으로 바꾸겠지만) 복수전공으로 뛰고 있다. 그리고, 사실 적성이 있는..
그것을 발견하게 된 것은 어느 때와 다름 없이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을 열고, 아무 생각 없이 타임라인을 훑고 있었을 때였다. 평온한 일상, 일, 프로젝트, 졸업, 입학 등이 어우러진 그 글들의 연속 속에서 뭔가, 이상한, 분명히 흑백으로 올라오면 안되는 사진 한장이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떴을 때 나는 그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억눌러야 했었다. 분명히 이 흑백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페이스북에 올라왔는지를 이미 본능은 알아차렸지만, 내 이성은 그것을 아직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나는 결국 그 사진을 터치하였고, 그 사진에 달린 글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정도로 아마도 연락을 최소 6년 이상, 아니 같은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마디 대화..
재수학원 시절, 지금은 그렇게까지 연락이 잘 되지는 않지만, 친구 하나를 사귀었었다. 그리고, 꽤 진솔한 대화들을 나눌 기회를 가졌었는데, 그 이야기 중 하나가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을 두는 그런 한 사람"에 대한 것이였다. 사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까짓 외로움 하나 덕분에 그런 큰 노고를 들일 필요가 있는가"와 "도대체 왜 그런 행위를 하는가"가를 중점적으로 생각을 했었다. 아마, 그 당시의 나는 외로움에 익숙했었던 면도 있었겠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는 행위 자체를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다. 사실 요 근래 고립감을 많이 느낀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이런 고립감은 금방 해소되지만, 아마 이런 지속적인..
트위터를 유심히 살펴보거나 페이스북에 친구가 맺어져있을 정도로 친한 분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요즘 나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이라기 보다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는게 더 맞겠지만, 여튼 이 덕분에 학교 수업도 제대로 듣지 않고 열심히 장비 분해하고, 각종 통신 프로토콜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정리 정돈하는 일들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량이 떨어지거나, 각 팀원들의 역할들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을 때 주제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프로젝트는 침돌하게 되어있다. 정리 안 된 일정이나, 정량화 안 된 일들은 모든 것을 망쳐버린다. 도대체 삽으로 땅을 파고 있는 건지, 하늘에 삽을 휘두르는 건지도 모를 때, 지금 땅을 파야할 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