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와서 독후감이나 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교수가 과제를 던져주면 그것을 해야하는 건 대학생의 의무가 아니던가. 워드 하나 켜놓고 6시간동안 글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유의미한 인생이라 할 수 없는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이렇게 한심하기는 처음은 아니지만 글쓰기에 한정에서는 엄청나게 한심한 거 맞는 거 같다.
뭔가 익숙한 표지, 뭔가 익숙한 제목, 그리고 뭔가 익숙한 내용... 분명 중학교 또는 초등학교 시절에 분명히 읽었던 책이라는 걸 깨닫는 데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분명 제 1장에 나온 캐롤라인 군도의 돌 화폐 이야기는 어디서 읽었는 지도 모르면서 내가 두고두고 써먹는 이야기였고, 그 후에 나오는 불환 화폐의 가치 변동이나 인플레이션 관련 이야기도 분명 출처는 모르지만 열심히 말하고 다니던 것들이었다. 내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책의 제목을 기억 못하고, 저자도 기억을 못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미 책을 중간쯤 읽고 나서였다.
한국 출판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자, 신간 코너에서 "나 좀 봐주세요!"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옹기종기 진열된 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인 한국 특유의 낚시성 제목은 이 책도 피해갈 수 없었다. 포스팅 제목에 원제를 적은 이유도 그것의 연장선상이며, 원제에서 풀풀 풍기는 단편 소설집 같은 느낌을 어디 경제학과에서 한 학기동안 배우는 경제학 전공 서적으로 바꿔놓은 출판사를 탓했으면 좋겠다. 사실 화폐 경제학이라는 단어보다 나쁜 화폐 라는 식으로 제목을 짓고 그 밑에 부제목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화폐에 대해 논하다!"를 달았으면 제목과 부제목에 낚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으리라 생각이 드는데, 출판사 사장은 그 쪽까지는 생각을 안해본 거 같다.
원제인 Money Mischief라는 단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원제가 의미하는 것은 분명 한가지가 아니다. Mischief라는 단어에는 분명 뜻이 여러개가 있었고, 분명 Money라는 단어랑 결합하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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