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0년의 1/3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화살 같이 날라가고, 내 인생도 아마 인간 평균 수명을 따지자면 1/3 혹은 1/4 정도를 지나가는 시점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 시점이 올 때까지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인데, 난 사실 이 때까지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
2. 이룬게 있건 없건 간에 요즘 글이 잘 안 쓰여진다. 머리 속에 샘솟는 아이디어도 없고, 뭔가 집착할 만한 무언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사는 것도 있고, 그 흘러감 속에 허우적대면서 손에 부여잡히는 대로 돈과 시간이라는 급류 속을 헤쳐나가고 있는 것도 있다. 사실 이러한 다급함이나 결국 돈과 시간의 빈곤함이 나를 이렇게 비쩍 마른 존재로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쓸 글감들은 적어지고, 비즈니스적이거나 사회 생활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열심히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한 모양새를 지니게 되는 것 같다.
3. RSS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다양한 형태로 외부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데이터 피드를 구축한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정도가 지났다. 사실 이런 형태의 데이터보다는 책이나 논문 형태로 데이터를 습득하는 것을 선호하였고, 당연하게도 그 쪽에서 데이터를 얻는 것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그런 데이터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상당히 힘든 상황이 온 것도 사실이다. 지속적 자기 계발이 안 되는 시점에서 단편적인 데이터 조각이나 인식의 편린들을 가져와서 어떤 것을 끌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RSS에서 데이터를 습득하는 정도가 높아졌고, -거의 데이터 값이 0이라고 생각했던- 잡지류에서도 데이터를 습득하고, 이후 후 가공이나 추가 탐색을 통해서 데이터를 보완하면서 방향성을 잡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단순 데이터 습득이 양질의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약 25년 이상의 삶의 데이터가 축적이 된 시점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이미 학습된 통계학이나 몇몇 기법들을 통해서 데이터들을 걸러내고 재활용하고 이어붙이는 작업을 더 능숙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이미 성장 한계치를 다 찍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4. 정체되어있음이라는 것은 무언인가? 사고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방법을 서서히 잊어간다는 것을, 결국 새로운 것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지켜내는데 힘을 쏟아야한다는, 정말 길고도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답의 양상은 정해져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처방하듯이 결국 어떤 인풋 값들에 의해서 어떤 아웃풋을 내는 것들은 정해져있고, 이에 기반하여 세상이 돌아간다는 정말 단순한 물리법칙부터 사회법칙까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재미없는 일들 속에 파 묻혀버린 것 같다. 결국 처음부터 똑같은 결과를 낼 것을 알면서도 만들어내는 일들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지루하고 희망이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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