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5.7.8

요즘 긴 글을 쓸 필요를 잘 느끼지 못한다. 아마도, 이는 140자라는 공간에 갇혀 있거나, 아니면 가식과 허세로 뒤덮인 공간에서 주로 생활을 하고, 그 밖으로 잘 나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따라, 나의 글쓰기 실력은 나날히 줄어들고 있고, 요즘은 단어 선택을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 보다는 어떤식으로 글을 전개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기 시작할 정도로 퇴화하였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은 꽤 잘 써져 있고, 나름의 논리도 있으며, 그리고 잘 쓴 글들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왜 이런 한탄을 하느냐고. 아마, 즉흥적으로 쓰이는 많은 글들과 달리 여기 올라오는 글들은 포스팅 주기만 봐도 알겠지만 대부분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들이다. 꽤 오랫동안 정제의 과정을 거친 생각들을 순서대로 단어로, 문장으로 옮기는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정제라는 그 긴 시간 속에서 생각이 성숙하지 않는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것이다. 잘 성숙된 생각들과 강 뽑아낸 싱싱한 생각들을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 일 것인건 당연한 일이다. 여하튼, 글은 짧아지고, 생각도 짧아지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생각을 하지를 않는다. 아마도, 논리적으로 어떤 사람의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일 만큼 한국 사회에서 공격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없기 떄문일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불의를 보고 지나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불의를 옹호까지 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꽤 많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그 불의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조직이라는 꽤 큰 사회에서까지 일어나는 자잘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의 집합이자, 한국 사회라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인데, 사실 조직 생활에 있어서 융통성이라는 건 언제나 요구되는 것이고, 아마 술 마시고 사고친 사람들이 조직에 충성을 다하는 핵심 인재이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와 조직의 미래라는 저울질에서 조직의 미래가 승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융통성 있는 행동일 것이다. 조직, 단체, 국가, 우리 이런 멍청한 단어들이 사고에 개입을 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이성은 으레 그렇듯이 마비가 되고,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를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옳바른 말도, 조직의 위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면 결고적으로 기각되고, 그 제언을 한 당사자는 조직에서 배척 받는 일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행위를 용인 하는 것은 조직 내의 다수일 것이다. 다수, 다수결, 그래 민주정은 별로 민주정 답지 않은 모습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하찮은 변명 수단으로 작용할 뿐이다. 전권을 갖고 있는 수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민주주의를 외친다. "미래를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다!"에서 아마도 꿈과 희망이 가득한 미래는 그 우리가 누군지, 어떤 미래가 있는지, 그것이 공평하게 배분 되는지, 아니 공평 이전에 어떤 희생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이, 우리 모두를 벼랑 끝으로 내민다. 조직이 붕괴하는 것은 원칙이 없기 때문이고, 원칙이 없는 것은 그 얼어죽을 유연한 대처에 의해서 기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나는 능력이 있기에, 나는 노력을 했기에, 나는 조직에 핵심 간부이기 때문에... 이런 많은 유연함은 결국 변명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난 많은 조직을 봐 왔다. 아마, 그 많은 조직 중에서, 제대로 운영된, 제대로 기강을 세운 조직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나도 이런 기강이 잡힌 조직을 제대로 운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합리적으로, 공평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설득을 통해 이끌어나가는. 그런 조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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