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5.8.14

요즘 멘탈을 까먹는 일이 좀 많은데, 대인 관계도 그 중 하나 일 것이다. 아니, 뭐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는 조직 내에서 역할 충돌과 조직의 붕괴를 보면서 느끼는 먹먹함이 더 적당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대인관계나 조직이나 인간이 만들어가는 거고, 인간끼리 소통과 대화가 안 된다면 결과적으로 남는건 관계의 파탄 뿐이다. 이런 파탄이 초래되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자잘한 사건들과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들이 남는 건 당연한 일이고, 뭐 나는 그걸 어느 정도 참으면서 내가 추구하는 목적과 조직의 목적을 최대한 맞춰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요 근래의 커다란 사고들을 보면서 점점 이것을 내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진행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인사 관리와 조직 관리 실패는 중간 직급이 아닌 상위 직급이나 하위 직급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고위 임원의 사퇴 혹은 해임이나 하위 직급에서의 반란을 시작으로 균열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조직을 지탱하는 중심부인 중간 직급으로 퍼저나간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애사심을 갖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중간직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계속 남을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를 결정할 때를 겪게 되고, 이런 결정을 한 번 두 번 내릴수록 주변에 남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것을 겪는다. 회사에 대한 마지막 희망 하나를 붙잡고 남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 번의 대규모 균열과 파벌과 그리고 밀어내기는 강인한 인내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지쳐 떨어져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단계적인 과정속에서 맨 마지막에 남는 사람은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바보이거나, 아님 얻을 걸 모두 얻어가려는 기회주의자 뿐이다.


사실 예전에 조직에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을 쓰면서 기시감이 들어 블로그를 뒤적거리고 예전에 다시 쓴 글을 읽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건 인사 관리 쪽으로 조금만 공부하면 다 나오는 이야기일테니, 별로 쓸모없는 트래픽의 덩어리 밖에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뭐 내 경험과 생각을 다시 반추할 기회를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여러 조직들을 전전하면서, 아니 인간들을 만나면서 느끼는건 어딜가나 다 똑같다는 것이고, 한 줌의 권력 하나로 자신만의 세상을 통치하려는 돈키호테 같은 노력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는 걸 매번 보게 된다. 이것이 "한국에서 자라나고 교육 받았기 때문"인가, 아님 "인간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본성인가"가 라는 의문이 가끔가다 든다.


// 생각해보니 인사 관리 쪽 책들은 대부분 서양 쪽 서적이다. 뭐 그 동네도 비슷한 일 많이 겪긴하나보다.

// 근데 그 책들에서 나오는 최악의 경우라는 것들만 자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 요즘 이딴 글을 웹에 올릴 정도로 간댕이가 붓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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