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2.8.3 관전

1. JOYSF에서 키배가 한창 벌어졌어요. 밀리터리/역사 클럽 파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관한 이야기로 왕창 난리가 났었는데, 저는 그걸 보면서 "으음... 이거 으음... 어떻게 말 할 수가 없다!" 이 생각만 들었네요. 이 부분은 제가 아직 논할 수 있는 레벨의 것도 아니고, 제가 알고 있는 지식 상에서 이야기를 꺼내봤자, 그 이상의 전공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수준은 또 다르기 때문에 제가 헛소리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 글의 끝으로 "국제 관계학"이 언급되었는데, "국제 관계학"으로 이야길 끌어내지 못하고 이야기가 상당히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렸어요.

http://www.joysf.com/4407831 (<- 이 글입니다.)


사실, 저에게도 국제 관계학(혹은 관계론)은 잘 알고 있는 학문이 아닙니다. 이 국제 관계학에 대한 지식은 마르크시즘 (...) 을 통해 알게된 것들도 있긴 하지만, 제 지식의 대부분은 정치경제학에 관련된 서적에서 얻었고, 이 이후 밀리터리 관련 서적을 좀 들추다가 알게 된 지식들과 대학 교양서적인 "국제 관계의이해 - Joshua S. Goldstein / 인간사랑" 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즉, 제가 말 할 수 있는 부분은 극단적으로 적다는거고, 배워야 할 건 엄청나게 많다는 겁니다.


국제 관계라는게 너무나도 큰 담론이고, 정치/군사/경제 등등등 각종 학문들의 총합체이기 때문에 분야도 상당히 세분화 되어있고, 알아야 할 것도 많기 때문에 한 번 공부하기 시작하면 답이 안나오는 분야인거 같습니다. 다만, 대략적이라도 공부해두면 "아 나는 사회의 부품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거나 아님, "국가 관계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나 혹은 어떤 행동을 하면 안되는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정도인거 같습니다.


이런 키배를 보면서, 느끼는거는 제가 과거까지 자부해오던 지식들이 사실은 전공학부 레벨에 있어서는 그냥 바닥을 기는 수준이었고, 전반적으로 넓게 퍼진 지식이라는 겁니다. 책 읽다가 궁금해서 관련 자료 찾고, 논문 찾고, 전공 서적 뒤지는 걸 제대로 하면 할 수록 레이더 망에 걸리는건 많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배울건 또 쌓이고 ㅠㅠ


// 으으... 사실 대학가서 국제 정치 쪽 배우고 싶은데, 깡통차는 학문이라서 이거 도저히 엄두가 안납니다.

// 그리고 MIT가 의외로 정치학 쪽에서 인재가 많이 배출이 되더군요. MIT하면 공대 생각이 먼저 나긴 하지만, 정치학 쪽에서도 (저는 뉴옥대를 먼저 떠올리긴 하지만) 꽤 유명한 대학이라는 걸 다시 깨달아요. 읽는 책마다 MIT 출신 아니면 뉴옥대 출신...


2. 요즘 WORLD 3.0 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국제경제학 혹은 정치경제학 파트이고,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3.0 시대로 돌입하자!"라는게 주요 내용입니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세계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라는 전제를 설명하고, 그 전제 아래서 월드 3.0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 정말 재미있는 점은,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이야기하고, 그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입니다. 원시 시대의 월드 0.0 부터 국가의 국경이 세계를 규정한 월드 1.0 그리고,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뿌리를 내린 월드 2.0까지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는 이루어지지 못했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왜 그랬는가에 대한 내용 전개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뭐 여튼 아직 반 정도 밖에 못 읽어서 어떤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할 수도 없고, 다시 읽으면서 확인 해야할 부분과 교차 검증해야할 부분들이 남아있어서 섣부르게 이야기를 못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책들이 한국에서는 책방 한 구석에 쳐 박혀있는 (...) 암담한 현실에 놓여있지만, 그래도 찾아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번역되서 출간된다는게 정말 고마워요.


3. 로버트 달이 쓴 책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과, 논문을 엄청나게 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존경해야할 거 같아요. 다만, 박사 과정을 마치면서 쓰기 시작한 초창기 책들의 경우 현실과 약간 핀트가 벗어나는 부분이 적잖이 있는거 같습니다. 그 시대에서는 타당한 이야기였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네요.


사회과학 쪽에서 상당히 높게 쳐주는 분으로 알고 계신데, 일단 돈이 생기는 데로 이 아저씨 책들을 챙겨봐야 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