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울 돋습니다.
오타쿠 문화가 꽃을 피우던 시기는 사실 2000년대 초반을 필두로 하여 2000년대 중후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지만, 사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가 전성기였어요. 그 당시 일본 SF가 발전하던 시기였고,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극도로 발전하던 시기였죠.
"모에"라는 개념보다는 작품성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스토리 전개를 중시하던 시절이었고, 철학을 담으려고 노력을 했죠. 상당히 많이.
저도 그 시절 세대는 아니지만 -오히려 2000년대 초반을 겪은, 모에 붐의 수혜자죠- 그 세대의 코드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에요. 저 같은 경우 오덕질 입문을 유딩 때 SF로 했거든요. 각종 SF작품을 비디오로 보게 되면서, 그 쪽 계통의 취미를 발전시키고, 점점가면서 일본 쪽 문화까지 섭렵해 나가고, 지금은 유럽쪽이나 중국 쪽도 슬슬 건들여보는 중입니다. 당연히 SF라면 고전 쪽을 많이 건들였고, 고전 SF작품에 연관된 일본 쪽 작품들도 건들이고... 그런거죠. 그리고 지금은 그것과 연관되기도 하지만, 독자적으로 발달한 서브 컬쳐 (혹은 그 사회에서는 메인 컬쳐가 된 것들)들을 건들이고 있는 중이에요.
전 그래서, 오타쿠라는 단어를 정말 반감 없이 들어요. 일단 이 분야 자체도 역사가 상당히 길고, 그리고 이 오타쿠 문화가 사회 곳곳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장난아니게 넓거든요. 생각치도 못한 부분도 많고, 심지어 SF쪽 파던 사람들도 오타쿠 취급 받던 게 한국 사회였으니까요. 마블 코믹스 좋다고 해도 오타쿠, 뭔가 마이너한 것만 해도 오타쿠 취급받던 사회가 요 근래 한국이었죠.
// 제길, 저는 저기에 다 걸렸습니다 ㅠㅠ
뭐 지금와서, 헐리우드 영화의 보급과 함께 미국의 문화가 재포장 되면서 수입되어오면서 미국의 메인 컬쳐인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도 함께 딸려 들어오니 점점 사람들은 그것에 대한 반감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일본 쪽이나 미국 쪽이나 레벨은 비슷한데 일본 쪽이라고 하면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쉽게도 말입니다.
뭐 그래도 다행인건, 이로 인해서 번역도 안되던 원서로 구해야만 했던 작품들이 슬슬 번역이 되서 들어오는 중입니다. 그와 동시에 숨죽이고 있었던 서브 컬쳐, 인디 게임, 동인 게임계도 슬슬 숨통이 트이고 있고 -그래도 여가부 크리로 게임은 ㅠㅠ- 점점 시장은 확대되고 있어요. 서로를 복합적으로 밀어주면서 점점 시장이 커져가고 있고, 그것의 고정 팬들도 생기고 있고 저는 상당히 기쁩니다.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주변에서 점점 알고 있거나, 취미로써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죠.
몇 년전만 해도, 제가 엑박 잡고 헤일로 한다고 하면 이해를 못하던 분들이 계셨고, 제가 RTS 한다고 하면 그게 뭐임? 하면서, 스타크래프트는 정말 좋아했던 분들이 계셨죠. 지금은 같이 SF 쪽 계통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나, RTS 게임 멀티 뛸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행복해요. 즐겁다고 해야하나요. 허허....
외국에서 Geek이나 Nerd라는 단어가 있다면 한국에는 오덕이란 단어가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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