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별 생각 없이 시장 상황만 보고 적는 것이고, 별다른 근거 없이 그냥 요 근래 느꼈던 느낌대로 적는 글임으로 신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레퍼런스 있는 글은 나중에 쓸 계획입니다. :P
1. 소위 말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죽어버렸다. 정확히는 죽어버렸다기보다는 역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소위 해외 거래소 가격이 한국 거래소 가격보다 높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이것이 잘만하면 10% 이상의 가격 차이까지 나서, 한국 거래소에서 사다가 해외 거래소에서 파는 재정 거래 방식이 통할 정도이다. (실제로 해 봤고, 1회 5% 이상 수익률이 난다. SWIFT, SEPA 수수료 고려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인데, 트위터의 많은 비트코인 반대론자가 말한 국부 유출과 제 2의 IMF 도래(풋)라는 말과는 상당히 상충되는 이야기이기 때문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화로 비트코인을 사서, 해외에서 달러를 끌어다가 한국 통장에 꼬라박는 것인데 어떻게 국부 유출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 수출 상품이 아니라!
2. 사실 한국 원화로 달러화를 사서, 달러화로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국부 유출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일어나지 않는 건 상당히 당연한 사실이다. IMF 때는 상당히 특이한 상황이었고, 대기업 줄도산과 함께 헤지펀드의 환차익 공격을 받았던 시절이자, 통화 스왑이 그렇게 잘 체결이 안 되었을 때였고, 지금은 각국 정부와 통화 스왑을 체결하고, 한국 정부는 각종 채권이나 금융 상품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방어책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 뭐 이것이,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금융 위기에 의해서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전세계 암호화폐 시총은 이러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급 위기를 만들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다. (보통 국내 저축 은행 하나 파산하는 정도? 토마토제1저축은행을 생각해보라.)
3. 다들 암호화폐는 투기 시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FX 마진을 해보거나, 각종 옵션이나 선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봤으면, 금융 시장이 어떤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이 현재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랑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달러/유로 쌍의 경우 변동성이 2~3%를 찍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을 할 수가 없다. 전공 공부를 할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분야 중 하나이다.)
4. 한국은 재정거래 금지, FX 증거금 비율이 10:1 일 정도로 금융 관련한 부분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나라다. 이는 IMF 때 톡톡히 겪었던 각종 환율 관련 이슈들에 의해서 이런 거래들이 막히고, 엄격한 금융 관련 규제들이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슬슬 이런 규제들을 풀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금산분리법 같은 건 당연히 풀면 안되겠지만, 마진 거래 증거금 비율이나 해외 투자, 외국환 거래법의 달러 송금액 제한 등등은 풀어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한국 원화가 해외에서 많이 돌고,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 될 수록 원화 컨트롤이 "생각보다" 더 쉬워질 확률이 높고,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시장 단에서 문제를 조율을 미리미리 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5.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옵션과 선물이 암호화폐에 도입이 되면 암호화폐 가격이 진정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를 잘 하지 않는 다는 것에 좀 놀랐다. 대부분 상식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별로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고, 특히 허상의 개념 (혹은 미래의 가치)를 주고 파는 선물 거래에 대해서 암호화폐 선물과 쌀이나 밀 선물이 다른 종류의 무언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고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아마도 금융에 대한 인식이나 교육의 문제와 연관되어있다는 생각이 좀 많이든다. 젊은 세대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헬조선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인터넷 쓰듯이 별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기성 세대들은 은행의 이자나, 부동산 같은 한국에서 안전 자산으로 취급되는 무언가들을 꾸준히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시각적 차이에 대해서 상당히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계기를 잘 마련해 줬다.
6. 또한, 심지어 경제학 전공자라는 사람이 "재정거래는 단기적으로 밖에 할 수 없다."라는 글을 쓴다거나, 김치 프리미엄은 꺼질 수 밖에 없다는 논조의 이야기를 하면 상당히 기분이 이상하다. 실제로 접근성, 정보력, 이원화된 시장, 거래소간 장벽, 이체 및 판매에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런데, 이러한 자잘한 차이들은 국제 무역에서 상당히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서 배를 태워서 30일 동안 날라야하는 강철, 밀, 원유 가격은 계약을 체결한 그 시점과 계약이 작동되는 그 시점의 "환율 차이", "각 시장의 시장 공급/수요량의 차이" 등등에 영향을 받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들이 사용된다. 거기다가, 수표로 거래를 하거나, 대륙간 달러화를 전송할 일이 끼어있으면, 이 절차는 수 십 단계로 세분화된 엄청난 복잡한 일로 변모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은 가격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된다. 상품에 "지속적으로 꾸준히", "수요량 만큼" 공급을 해 주는 댓가가 프리미엄으로 붙게 되는 것이다. (계란 가격 파동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는 거래소간 프리미엄으로 나타나게 된다. 언더그라운드나 익명화 거래를 할 경우 비용 청구가 더 되는 암호화폐 거래, 카드 거래 등 결제가 쉽게 이루어지면 카드 수수료 및 처리 비용 만큼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이런 가격 차이에 대한 공격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7. 1%만 먹어도 이기는 판이 이렇게 짜지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최소 10분에서 30분의 이체 시간이 걸리고, 이에 대한 차액 거래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30분간 1~2% 정도의 가격 변동은 일반적으로 있는 상황이며, 악재와 호재가 이체 과정에서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실제로 프리미엄이 5%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만 재정 거래를 돌리는게 안심이 된다. 아니면, 좀 더 리스크를 무릅쓴다면 3% 대 정도의 차익을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인데, 이는 앞서 말한 FX 마진 관련한 기법들이나 자동화된 트레이딩 시스템의 도입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8. 결국 암호화폐는 가격이 정상화 되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2500만원에 달하는 과열된 투기 열풍은 죽고, 리플 43층에 걸린 친구들을 남기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충분히 거래를 할 만한 가격대와 전송 수수료, 채산성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더 이상의 저점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채굴 손익 분기점에서 대략 2~30% 정도 비싼 가격에 거래소에서 거래가 된다 정도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 암호화폐를 사라고 추천은 하지 않지만, 어쨌든 화폐로써의 안정성은 점점 확보되는 거 같으니 흥미롭게 시장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 투자/투기하시는 분들은 변동성이 떨어졌다고 많이 한숨을 쉬지만, 암호"화폐"가 아닌가. 화폐로써 작동하기 시작한 이상 마진거래 아닌 이상 큰 재미를 못 볼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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