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2.5.21

1. 레플리카

보통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거칠 루트는 한정적입니다. 초중고 무난하게 일반계 고교에서 보내던지, 성적안되서 전문계/실업계를 가던지, 아님 자기 적성 찾아 전문계 고교를 가던지, 대입을 목적으로 외고/과고/특목고를 가는 경우죠.


하지만 위의 루트를 안 거치는 사람들이 있어요. 버림 받은 인간들이라고 해야하나요. 보통 과고 가려고 개 삽질하다가 일반계 고교라는 어비스로 떨어진 종족들이 있어요. 자신의 정체성까지 부정당했다고 해야하나. 뭐 알면 좀 답이 안나오는 그런 루트들이 좀 있는데, 이런 루트에 빠진 경우 답이 안나오죠.


일단 고교 생활에서 공부를 손을 놓는 경우가 많고, 공부를 하더라도 모의고사에서 점수 어느정도 나올 정도로만 하고 그 외는 싹다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커요.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잉여짓에 거의 모든 걸 투자하죠. 저도 그랬고, 그런 케이스들이 가끔가다 있죠. 학교에서 뭔가 점수는 나오고, 대학도 잘 갈걸로 보이고, 다만 잉여력이 극한에 수렴해서 결국 잉여력에 잡혀먹히는 존재들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 너무나도 넓은 덕질.... 이거 하나 때문에 말아먹었죠.


대한민국 교육이 학생들을 빵판에서 찍어낸다고 하는데, 이런 존재들까지도 빵판에서 찍혀나오는 거죠. 비슷한 시련, 비슷한 실패, 비슷한 깨달음 그리고 결국 어떻게 하든 대학 못가면 실패한다는 걸 알게되는 엔딩이라고 해야하나요.


요번에 이런 레플리카 하나를 만나서, 뭐 이야길 하다보니 뭐 좀 씁쓸하더라고요. 매번 만나게 되고, 이야기하고, 같은 공통점을 찾고 결국 도달하는 결론이 같다는 건 정말 슬픈일이에요. 분명히, 난 이 교육체제에 저항하겠어! 라고 하면서 뛰어들었지만 결국 빵판에 찍혀나왔다니 (...)



2. SNS상의 친목질

저는 SNS 상의 친목질을 그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 만나러 왔고, 사람만나서 놀겠다는데 뭘 더 바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커뮤니티와 달리 SNS는 구심점이 없으니까, 결국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어떤 한 사람이 중심이 되고 그 사람에 의해서 그룹이 생기고, 그 사람에 의해서 SNS 서비스가 돌아가는 경향이 커요. 그게 문제죠.


그룹이 형성되면 그 그룹을 어디까지 키워야 할 것인가, 그 그룹 외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룹의 존재를 인정할 것인가까지도 신경을 써야하죠. 그게 문제입니다.


보통 커뮤니티 정모의 경우, 정모 게시판 따로 있고 게시판에 날짜, 시간, 장소, 비용 적고 참여 할 사람 댓글로 받고, 주최자가 운영진이랑 합의 해서 움직이는데, SNS정모의 경우 네임드가 XX에서 만나요! 라던지, 저 지금 XX에 있어요! 라는 말 하나로 시작해서 정모가 잡히는 거죠. 그 시간에 그 글을 보고, 타이밍이 맞으면 거기서 만나는 거고 아니면 못 만나는 거니 상당히 불평등하다고 봐요.


커뮤니티 정모는 1달 전부터 계획이 있으니, 지방 분들이 작정하고 올라가거나, 아님 서울역에서 모여서 기차타고 지방까지 가는 경우 등, 커뮤니티원을 고려해서 일정 잡고 행동하는데, SNS 쪽은 그렇지 못하다는게 문제죠. 거기에다 오덕 계통은 행사가 보통 서울에 집중 되 있기 때문에 서울사람과 서울 사람이 아닌 분들의 정모 참여도가 극명하게 갈리고요.


덧붙여서 SNS+IRC, 혹은 카톡, 폰번따기, 세컨 계정 등등 여러가지 다른 소통 방식이 있고 이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게 되면 또 일이 커집니다. 거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뒤를 까고, 뭐 이런 저런 것들이 문제가 생기고 뭐 그런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방법을 찾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하는데, 이미 그룹이 형성된 이상 그룹에 끼기는 상당히 힘들거든요.


뭐 저야, 그룹 몇 개를 통합시켜버리는 그런 막장 능력 하나로 미투데이에서 여러 사람들을 묶어버린 장본인인데, 정모 관련이나, 각종 뒷이야기 관련으로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솔직히 힘들어 죽겠어요. 이게 원래 저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는 상황인지라 이거 처리를 하나하나 해야되고, 힘들죠.


반면에 트위터의 경우 그룹 외의 사람인지라, 그냥 조용조용하게 연락 계속 했던 분들과만 연락하는 수준으로 이야길 하고 있어요. 뭐 거기는 그렇게 쓰려는 의도는 아니였지만, 그렇게 쓰게 되더라고요.


결론만 말하자면, 선을 지키면 되고, 그리고 분명히 책임을 지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어떻게든 제대로 이끌어 나가야하는 거죠. 네임드라는거 인식을 했으면, 네임 밸류에 걸 맞는 행동을 하고 이끌어 나가야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어디까지 불가능한지에 대한 선을 그어야하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3. 집안 일

집안에서 일 또 터졌어요.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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