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9

학교에 강제로 들어야하는 수업들이 있다. 그 중에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과목이 과학기술 어쩌구 철학 어쩌구하는 과목이다. 과학 그리고 철학이 어떤 접점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고사하고, 과학 기술에 대한 비판적 이해가 실제로 어떤 답을 내놓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실, 사회과학 서적이나 철학 서적을 심심하면 읽어보고, 실제로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가 충분히 있으나, 문제는 이 과목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정확히는 주입시키는- 것들은 대부분 폐기되기 일보직전의 이야기들이 틀림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부분의 가치관 형성은 이런 주입이나 학습에 의해 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모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 같다.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

2015.3.14

1. Codegate 2015 에선 참가.... 동방에서 삽질 시작하는데 잘 될지 잘 모르곘다. 일단, 보드카랑 맥주 들고가서 (...) 천천히 마시면서 대회 준비 중인데, 일단 윈도 위주로 나오는 녀석들을 어찌해야할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는 중이고... "얼마나 풀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거기다 요번에 새로 들어온 15학번 애가 견학 온다고 했는데, 그 녀석은 뭔 생각으로 왔는지도 궁금하고. 우리는 걔한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여튼 뭐 술 들어간 채 블로그 글 쓰니 뭔가 이상한 소리만 쓰게 된다. 2. 대학 등록금과 경제 성장률에 대한 자료를 찾지를 못해서 좀 기분이 상당히 이상하다. 교육에 대한 정부 지출이 커질수록 경제 성장률이 커진다는 논문은 많이 봐 ..

헛소리

난 대학을 학문의 장이라고 배웠다. 난 내 인생의 전부가 대학에 있으리라 믿었다. 난 그리고 최소한 대학 좋은데 가면 최소한 답은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내 생각은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인간이 삐딱선을 타면 이렇게도 되는구나를 느끼면서, 오늘도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오늘도 한국이란 나라에 실망하고, 오늘도 뭘 할지 몰라서 화가 나는 상태에 놓여있다. 그래,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걸까. 20학점 꽉꽉 채워 들으면서, 복수 전공 신청을 위해 학점 4.0을 맞춰 넣으려고 아둥바둥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도대체 뭘 하는 인간인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그리고, 동아리 생활을 하고, 뭐 술과 함께 혼연 일체가 되는 삶을 주기적으로 살아갈 때마다 그토록 고등학교 선..

2015.2.20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는 사회는 발달되어 있다. 사람들은 일 입방센치미터짜리 소마 하나로 극한의 쾌락을 얻으며, 모든 사람들은 철저하게 계급화되어 자신이 어떤식으로 차별받는지조차 모르는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사회에 살고 있다. 모든 것들은 컨베이어 밸트에서 시작한다. 심지어 인간조차 수정란들을 영양액이 담긴 컨베이어 밸트 위에 착상 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컨베이어 밸트를 따라 수정란은 배아가 되고, 배아는 태아가 되고, 태아는 아이가 되며, 결과적으로 신세계의 멋진 부품이 되어버린다. 이 소설을 읽은지 한 5년 이상되었지만 나는 이 글귀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에 연관된 경험들과 논의들과 이야기들은 아직도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나에게 영향을 끼친 책은 여태..

2015.2.17

1. 술 쳐먹고 넘어져서 5바늘 꿰멨다. 아 이건 100% 내 탓이 아니니까 뭐 음 할 말이 많다만, 그래 뭐 어느 정도 내 탓이기도 하니 뭐 별로 말을 줄이고 싶다. 2. 요즘, 아니 예전부터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인터넷이라는 것은 많은 걸 바꿈과 동시에 너무나도 많은 걸 잃어버리게 했다는 것이다. 요번에 클리앙 새소식게에 올라온 "구글 부사장 '우리는 모든 기록들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는 디지털 암흑시대에 살고 있다'"(원전 : 가디언)를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정보의 소실은 사실상 필연적이며,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서의 정보의 소실은 엄청나게 빠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다.

2015.1.24 책, 활자 매체, 종말

몇 년, 아니 1년 전까지만해도 사람들이 잡지나 신문을 읽는 것을 잘 이해를 못했었다. 전문적인 잡지가 아닌 그냥저냥한 잡지들에 적힌 것들은 대부분 내가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주 전에 접했던 것들이고, 연예인 관련한 가십거리들은 뭐 내 관심 밖이었으니 별로 신경조차 쓰지 않았었다. 책은 분명히 좋은 지식의 원천이자 생각을 견고하게 해주는 촉매제였다. 300페이지 혹은 그 이상의 종이에 일관된 생각과 뒷받침 문장들을 쑤셔 넣고 그것을 단계적으로 정렬하는 것 만큼 힘들고 논리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읽고 책을 비판하거나 수용하는 과정 또한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다. 이런 시간 투자를 통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사고하는 방법이나 논리를 전개하..

2015.1.13 유년기의 끝

1. 뭔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유년기의 끝』이 문득 떠올라서, 요번 포스팅 제목을 이렇게 잡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유년기의 끝을 읽어본 적이 없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은 읽으려고 해도 그렇게 시간이 안 나는 것도 있고, 책을 사자니 이제 소장판으로 사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보던 시절에는 이런 것에서 나름 자유로웠지만, 내가 원하는 책을 바로바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는 엄청나게 내 독서 편식을 가중 시킨 것 같다. SF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사서는 내가 보고 싶어하던 SF 소설들을 희망도서란에 적어놔도 깡그리 무시했고, 대부분 자기 계발서나 아니면 두꺼워 보이는 -사서의 자기 만족적인- 책이나 그 달의 베스트 셀러가 신규 서가에 꽂히는 일이 비일비재했었다. ..

2015.1.11 케이크 스퀘어 5회 후기

한국에서의 동인 행사가 뭐 제대로 굴러간 적을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서드 플레이스 다음으로 기대를 할 만한 행사는 역시 케이크 스퀘어 일 것이다. 여튼, 벌써 5회를 맞았고, 뭐 나름 잘 굴러가는 행사이고 뭐... 뭐 왜 이렇게 시니컬하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간단하게 후기만 작성이나 하고 끝내야겠다. O

2015.1.4 독초

1. 페이스북을 잘 안하는 이유가 좋아요 기능 때문인데, 좋아요를 누르면 다른 사람에게 노출이 된다는 점을 엄청나게 싫어한다. 특히, 딴 사람이 좋아요 누른 것들이 저질이거나 답이 안나오는 콘텐츠일 때 더더욱 그런데, 이걸 뭐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거기에다 타임 라인 중간중간에 딸려나오는 광고들 또한 페이스북을 안 하는 이유에 한 몫 보태주고 있다.) 이런 페이지에 좋아요가 2.2만개 정도 찍힌다는 것과 이것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그리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10대부터 30대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는 걸 보면, 상당히 우려스럽다. 20장의 슬라이드와 10줄 내외의 짧막한 글로 어떤 현상이나 사회가 파악이 된다면, 지금 우리는 경제학자나 사회학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2014.12.31

플랭클린 플래너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써온 나에게는 매년 연말 약 4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가는 것을 정말 당연하게 여긴다. 플래너라기 보다는 일일 일기가 적혀있고, 주간 계획이나 대학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적혀있는 수첩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꽤 오랜시간을 같이 해온 벗이자 동료이자 추억이 깃든 물건이다. 시간 관리를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간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 자체에 목 매이기도 한다. 시간에 목 매일수록 나에게 실제로 남는 시간은 없어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뭔가 자꾸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언론과 교육은 그 사회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나는 배워왔다. 그리고, 약 12년 +a의 시간동안 중등교육을 받고, 고등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사회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