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22.09.25

1. 10년 전에 Benjaminblog.net 을 운영하던 시절의 글들을 이 블로그에 다시 올려놨다. 10년전 글들이다보니, 그 당시 테이스트 기준으로는 적당한 오타쿠체로 구성 된 글들이었지만, 지금 보기에는 중학생이 끄적여놓은 쪽팔리는 글들이 대부분 아닌가 싶다. 맨날 블로그 방문자수를 올리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던 걸 생각하면, 방문자수가 왜 안 늘고 서로이웃 같은 것도 왜 안 늘었는가로 고민하던 이유는 나이를 먹고 나서 풀려버렸다. 저런식으로 글을 쓰니 안 오는 거지... 흑흑

 

2. UDC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그렇고, 인사이트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인사이트는 아마도 다양한 시행착오들을 통해서 얻어졌던 것들이고, 앞서 말한 다년간의 블로그 운영과 눈팅을 통해서 온 게 아닐까 싶다. PC통신 문화가 서서히 사그러들던, ADSL 시대를 기점으로 여러 커뮤니티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던 것들도 있고, 초창기 기조에 따라 디씨를 멀리하고, 이글루스를 눈팅하면서 보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봤던 것도 있고, 그리고 글을 어쨌든 (이 블로그 글 수를 보면 알겠지만 수 천 개의 글을 썼다) 여러번 쓰다보니 정형화된 사고의 방식이나 글쓰기 방식이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3. 그 당시의 글들을 보면 참 부끄럽긴하지만, 인생 경험이 좁은 상황에서 세상을 나름의 방식으로 파악하고 인지하는 방법들을 배워가던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뭐 인생이 30살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대한민국 교육에서 대학교를 위한 청소년기를 불태우는 그 과정에서, 정말로 사회라는 것을 이해하고 사람간의 상호작용을 배워가는 걸음마는 20대부터 시작되는 게 한국의 주 특성인건 당연하다. 아직도 주변의 많은 10대와 2~30대들을 보면서 고민 되는게, 학벌과 취직이라는 그것 하나 때문에 10대와 20대를 날려버리고, 30대라는 시간 조차도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것들을 보면서, 내 삶을 어떻게 정해야하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에 고민을 해서 선택을 했고, 방향을 잡았고, 그것이 최적의 답이 아니였거나 오답이었어도, 어떻게든 선택하고 나아간다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은 -즉, 일반적인 이대남이 겪지 않는 루트들을 겪었다는 것은-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알게 된 것과 같지 않나싶다.

 

4. 인사이트는 경험과 직관으로부터 오는 산물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인터넷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감사를 표한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인터넷은 통제가 불가능한 범죄들과 극우주의의 확산을 일으키고 있고, 다시 감시와 통제를 통한 사회의 안녕을 찾기 시작했지만,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 있었던 정보통신으로 세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과 다양한 사람 군상들과의 만남은 정말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시 그럴 수 있는 때가 올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5. 이런 더 이상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존재하거나,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소실된 상황에서, 8~90년대의, 혹은 2000년대의 찬란했던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았던- 시절들을 회상하면서 추억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다. 어느순간 60억 인구가 아닌 80억 인구를 갖고 있는 행성이 되어버렸고, 제한된 자원을 아둥바둥 나눠가져야하는 맬서스 트랩이 발동된 이 시기를 어떻게든 해쳐나가, 과거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여유를 다시 되돌려올 수 있는 -정확히는 선진국만 누리던 그것을 전 세계적으로 누리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게 목표로 자리잡았다.

 

6. 그런 면에서, 결혼이라는 것을... 더 나아가 재생산 과정을 거치는 것 -임출육 전체- 을 나는 자신있게 행할 수 없을 것 같다. 비혼주의와 독신주의의 미묘한 결합과, 커리어적 성장을 위해 내가 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또 포기하게 된 것이다. 뭐 여튼, 사업 하면서 뭔 얼어죽을 연애고 결혼이고 육아고 그렇겠는가. 주변 50대 사장님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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