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하루하루

2014.12.31

플랭클린 플래너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써온 나에게는 매년 연말 약 4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가는 것을 정말 당연하게 여긴다. 플래너라기 보다는 일일 일기가 적혀있고, 주간 계획이나 대학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적혀있는 수첩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꽤 오랜시간을 같이 해온 벗이자 동료이자 추억이 깃든 물건이다. 시간 관리를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간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 자체에 목 매이기도 한다. 시간에 목 매일수록 나에게 실제로 남는 시간은 없어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뭔가 자꾸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언론과 교육은 그 사회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나는 배워왔다. 그리고, 약 12년 +a의 시간동안 중등교육을 받고, 고등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사회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그러다보면, 뭐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는 존재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리고 더 좋은 말이 있나 궁리해보다, 그리스-로마 신화나 철학서를 뒤지다 발견한 글귀가 생각이 안나서 끙끙 대기만 하게 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정확히 뭔지에 대한 정의는 잘 못 내리겠다. 사실, 해외에서 교육 받을 경험이 몇 있었지만, 나의 소심함과 내 성격적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으로 나간다는 걸 생각하는 건 가당치도 않았고, 더불어 영어 스피킹 실력이 개판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대안은 뭐 책을 읽는다거나, 아님 MOOC를 이용한다거나, 아니면 외국인 교수가 수업을 하는 강좌를 듣는다거나 이런 것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Coursera는 나에게 잡지식을 불어넣었고, 책은 나에게 날카로움을 주었다. 그리고 외국인 교수 수업은 내가 공부도 못하는 지진아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12년간 길들여와진 습관이나 성격은 바꾸기가 힘들다는 것과 그리고 외국의 토론식/다대다 수업은 나랑 아예 관련도 없는 딴나라 이야기라는 것과 




지친다.


왜 사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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