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강제로 들어야하는 수업들이 있다. 그 중에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과목이 과학기술 어쩌구 철학 어쩌구하는 과목이다. 과학 그리고 철학이 어떤 접점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고사하고, 과학 기술에 대한 비판적 이해가 실제로 어떤 답을 내놓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실, 사회과학 서적이나 철학 서적을 심심하면 읽어보고, 실제로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가 충분히 있으나, 문제는 이 과목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정확히는 주입시키는- 것들은 대부분 폐기되기 일보직전의 이야기들이 틀림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부분의 가치관 형성은 이런 주입이나 학습에 의해 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모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 같다.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
1. Codegate 2015 에선 참가.... 동방에서 삽질 시작하는데 잘 될지 잘 모르곘다. 일단, 보드카랑 맥주 들고가서 (...) 천천히 마시면서 대회 준비 중인데, 일단 윈도 위주로 나오는 녀석들을 어찌해야할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는 중이고... "얼마나 풀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거기다 요번에 새로 들어온 15학번 애가 견학 온다고 했는데, 그 녀석은 뭔 생각으로 왔는지도 궁금하고. 우리는 걔한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여튼 뭐 술 들어간 채 블로그 글 쓰니 뭔가 이상한 소리만 쓰게 된다. 2. 대학 등록금과 경제 성장률에 대한 자료를 찾지를 못해서 좀 기분이 상당히 이상하다. 교육에 대한 정부 지출이 커질수록 경제 성장률이 커진다는 논문은 많이 봐 ..
난 대학을 학문의 장이라고 배웠다. 난 내 인생의 전부가 대학에 있으리라 믿었다. 난 그리고 최소한 대학 좋은데 가면 최소한 답은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내 생각은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인간이 삐딱선을 타면 이렇게도 되는구나를 느끼면서, 오늘도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오늘도 한국이란 나라에 실망하고, 오늘도 뭘 할지 몰라서 화가 나는 상태에 놓여있다. 그래,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걸까. 20학점 꽉꽉 채워 들으면서, 복수 전공 신청을 위해 학점 4.0을 맞춰 넣으려고 아둥바둥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도대체 뭘 하는 인간인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그리고, 동아리 생활을 하고, 뭐 술과 함께 혼연 일체가 되는 삶을 주기적으로 살아갈 때마다 그토록 고등학교 선..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는 사회는 발달되어 있다. 사람들은 일 입방센치미터짜리 소마 하나로 극한의 쾌락을 얻으며, 모든 사람들은 철저하게 계급화되어 자신이 어떤식으로 차별받는지조차 모르는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사회에 살고 있다. 모든 것들은 컨베이어 밸트에서 시작한다. 심지어 인간조차 수정란들을 영양액이 담긴 컨베이어 밸트 위에 착상 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컨베이어 밸트를 따라 수정란은 배아가 되고, 배아는 태아가 되고, 태아는 아이가 되며, 결과적으로 신세계의 멋진 부품이 되어버린다. 이 소설을 읽은지 한 5년 이상되었지만 나는 이 글귀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에 연관된 경험들과 논의들과 이야기들은 아직도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나에게 영향을 끼친 책은 여태..
1. 술 쳐먹고 넘어져서 5바늘 꿰멨다. 아 이건 100% 내 탓이 아니니까 뭐 음 할 말이 많다만, 그래 뭐 어느 정도 내 탓이기도 하니 뭐 별로 말을 줄이고 싶다. 2. 요즘, 아니 예전부터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인터넷이라는 것은 많은 걸 바꿈과 동시에 너무나도 많은 걸 잃어버리게 했다는 것이다. 요번에 클리앙 새소식게에 올라온 "구글 부사장 '우리는 모든 기록들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는 디지털 암흑시대에 살고 있다'"(원전 : 가디언)를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정보의 소실은 사실상 필연적이며,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서의 정보의 소실은 엄청나게 빠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다.
몇 년, 아니 1년 전까지만해도 사람들이 잡지나 신문을 읽는 것을 잘 이해를 못했었다. 전문적인 잡지가 아닌 그냥저냥한 잡지들에 적힌 것들은 대부분 내가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주 전에 접했던 것들이고, 연예인 관련한 가십거리들은 뭐 내 관심 밖이었으니 별로 신경조차 쓰지 않았었다. 책은 분명히 좋은 지식의 원천이자 생각을 견고하게 해주는 촉매제였다. 300페이지 혹은 그 이상의 종이에 일관된 생각과 뒷받침 문장들을 쑤셔 넣고 그것을 단계적으로 정렬하는 것 만큼 힘들고 논리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읽고 책을 비판하거나 수용하는 과정 또한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다. 이런 시간 투자를 통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사고하는 방법이나 논리를 전개하..
1. 뭔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유년기의 끝』이 문득 떠올라서, 요번 포스팅 제목을 이렇게 잡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유년기의 끝을 읽어본 적이 없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은 읽으려고 해도 그렇게 시간이 안 나는 것도 있고, 책을 사자니 이제 소장판으로 사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보던 시절에는 이런 것에서 나름 자유로웠지만, 내가 원하는 책을 바로바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는 엄청나게 내 독서 편식을 가중 시킨 것 같다. SF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사서는 내가 보고 싶어하던 SF 소설들을 희망도서란에 적어놔도 깡그리 무시했고, 대부분 자기 계발서나 아니면 두꺼워 보이는 -사서의 자기 만족적인- 책이나 그 달의 베스트 셀러가 신규 서가에 꽂히는 일이 비일비재했었다. ..
한국에서의 동인 행사가 뭐 제대로 굴러간 적을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서드 플레이스 다음으로 기대를 할 만한 행사는 역시 케이크 스퀘어 일 것이다. 여튼, 벌써 5회를 맞았고, 뭐 나름 잘 굴러가는 행사이고 뭐... 뭐 왜 이렇게 시니컬하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간단하게 후기만 작성이나 하고 끝내야겠다. O
1. 페이스북을 잘 안하는 이유가 좋아요 기능 때문인데, 좋아요를 누르면 다른 사람에게 노출이 된다는 점을 엄청나게 싫어한다. 특히, 딴 사람이 좋아요 누른 것들이 저질이거나 답이 안나오는 콘텐츠일 때 더더욱 그런데, 이걸 뭐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거기에다 타임 라인 중간중간에 딸려나오는 광고들 또한 페이스북을 안 하는 이유에 한 몫 보태주고 있다.) 이런 페이지에 좋아요가 2.2만개 정도 찍힌다는 것과 이것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그리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10대부터 30대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는 걸 보면, 상당히 우려스럽다. 20장의 슬라이드와 10줄 내외의 짧막한 글로 어떤 현상이나 사회가 파악이 된다면, 지금 우리는 경제학자나 사회학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플랭클린 플래너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써온 나에게는 매년 연말 약 4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가는 것을 정말 당연하게 여긴다. 플래너라기 보다는 일일 일기가 적혀있고, 주간 계획이나 대학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적혀있는 수첩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꽤 오랜시간을 같이 해온 벗이자 동료이자 추억이 깃든 물건이다. 시간 관리를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간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 자체에 목 매이기도 한다. 시간에 목 매일수록 나에게 실제로 남는 시간은 없어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뭔가 자꾸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언론과 교육은 그 사회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나는 배워왔다. 그리고, 약 12년 +a의 시간동안 중등교육을 받고, 고등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사회는 무..